올 게 오고야 말았네요...
2024 취준 마지막 글, 국민은행 2차 면접 후기입니다.
1. 면접 관련 내용 |
장소는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입니다.
임원면접은 인성면접으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소요 시간도 2시간 내로 짧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최종 경쟁률은 3:1입니다.
연수원에 들어가면 간단하게 OT를 진행한 후 대기하다, 조별로 면접장에 들어갑니다.
TMI지만 면접장 창문 밖 풍경이 예술이었습니다.
낙엽 떨어지는 모습이 참 이쁘더라구요..
실시간으로 조져지고 있는 제 면접과 너무 대비가 되던 웃픈 기억이 있습니다..ㅋ
임원면접
3:3 다대다 인성면접
45분
외부 면접관 1, 임원 2
받은 질문
- 1분 자기소개해 주세요
- 자기소개에서 영업 경험 있다 했는데, 그 경험 자세히 얘기해 주세요
- (공통) 은행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한 단어로 말한다면 무엇인지?
- (공통) 국민은행 입행하기 위해 준비한 노력?
- (공통) 본인이 생각했을 때 국민은행 인재상에 가장 맞다고 생각하는 인재상은 무엇인지?
- 책 읽었다 했는데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
- (공통) 공공선을 위해 일했던 경험? -> 꼬리 질문 1
- 학교생활을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 학점 이렇게 높은데 프로게이머는 왜 준비하셨고 은행은 왜 준비하시게 되었나요? 본인이 살아왔던 과정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 입행 준비는 얼마나 하셨나요?
- 프로게이머? 게임 선수 말하는 건지, 왜 그거 안 하고 은행 왔는지?
- 마지막 할 말 있으면 1분 동안 해달라
질문 순서는 임의로 적은 겁니다. (공통) 표시가 없는 질문은 개인 질문입니다. 질문이 조금 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생각나는 건 이 정도네요.
결과는 탈락.
2. 면접 후기 |
아래부터는 복기를 겸한 자기반성 혹은 자아성찰을 쓴 겁니다. 내용이 좀 길어서 넘기셔도 무방합니다.
사실 최탈 직후에는 그렇게 슬프지 않았습니다. 일단 실감이 나지 않았고, 생각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탈락한 직후에도 팀플이 3개나 있다 보니 면접 기간 동안 소홀했던 팀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기말고사 준비하면서 인턴 면접 자소서를 쓰느라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네요.
그래서 학기도 끝나고, 인턴 면접도 보고 나니 그제야 서서히 탈락이 실감이 나면서 후폭풍이 왔습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왜 떨어졌는지는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유가 많긴 한데, 크게 2가지 이유였습니다.
1. 솔직하지 못했음
2. 직무 경험 부족
솔직하게 면접에 임하지 못했던 것
이게 제일 큰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1차 면접 당시 제 이미지는 이랬습니다.
'금융지식이 부족하고 경험도 없지만, 일단 솔직하고 성실한 지원자'
인턴도 자격증도 없었지만, 솔직함과 성실성(국민은행은 면접 때 학점이 보입니다)을 무기로 승부했던 겁니다. 그리고 그게 1차 면접 때 어느 정도 먹혔습니다.
그런데 최종 면접 때는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실무진 면접보다는, 임원 면접에서야말로 솔직함과 정직성이 더 큰 무기가 될 수 있었는데 말이죠.
무슨 말이냐면, 1분 자기소개에서 제 경험을 과장했던 겁니다. 자세히 얘기하긴 어렵지만, 영업과 관련된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질문이 들어왔고, 온전한 제 경험이 아니다 보니 답변을 잘 하지 못했습니다.
질문에 답변하면서 횡설수설했을 때 완전히 소통에 실패했다고 느꼈습니다. 아마 면접관들도 저와 똑같이 느끼셨을 겁니다.
은행 임원면접관이라면 누구보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상대한 분들입니다. 그분들 앞에서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영업 경험을 말하겠다 한 것 자체가 오판이었습니다.
물론 면접장에서 본인 경험을 수려하게 잘 말씀하시는 분들을 많이 봐 왔습니다. 본인 경험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은 정말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그렇게 표현을 잘 못합니다. 제가 정직하고 도덕적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냥 제 경험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저는 절대로 최종 면접에서 경험을 과장해서는 안 됐습니다. 하지만 최종 면접이 갖는 중요성과, 면접을 보면서 타 지원자들 대비 영업 경험이 없다는 부담감에 짓눌려 제 판단력을 흐리게 했습니다.
그래서 면접 초반부터 솔직함이라는, 몇 개 있지도 않은 제 강점을 버리고 면접을 보게 된 겁니다. 이게 가장 큰 패인입니다.
'가장 솔직했어야 할 면접에서 솔직하지 못했다'라는 인식이 면접 내내 제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이게 계속 신경이 쓰여서 다른 답변을 할 때도, 1차 면접과는 다르게 힘 있고 자신감 있게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할 말은 하자고 생각해서, 마지막 할 말에서 제가 솔직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했습니다.
마지막 할 말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업 경험이 풍부하신 면접관님들 앞에서, 부족한 제 경험을 영업 경험이라고 말했던 점이 오만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강점은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보완해서 개선하는 데 있습니다. 기회를 주신다면, 이 면접과 같이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보완해서 개선하는 행원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뭐 떨어졌으니 의미는 없지만, 제가 스스로를 오만했다고 표현할 때, 가운데 계신 임원께서 그전까지 쭉 들으시다 갑자기 저를 보시더니 무언가를 막 적으셨습니다.
그걸 보면서 '혹시 붙을 수도 있으려나?' 생각했지만, 결과를 보니 마지막 할 말로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마지막 할 말이 제 잘못을 인정했는데다, 어조도 좀 강했기 때문에 면접관들이 보시기에 더 부정적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제 생각에 제가 탈락한 가장 큰 원인은 '솔직함이 무기였는데 솔직하지 못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직무 경험 부족
솔직함이 부족했어도 경험이 풍부했으면 조금은 만회가 가능했을 텐데, 저는 그 흔한 인턴 경험 하나 없는 쌩 학부생이었습니다...
정량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듣긴 했지만, 학점이나 어학이 제 수준으로 높은 분은 거의 못 봤기 때문에, 저는 특이 케이스에 해당해서 정량으로 경험 부족을 뒤집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직무 경험이 없다 보니, 임원면접에서 들어오는 질문들을 퀄리티 있게 답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설득력 있는 좋은 답변을 하고 싶어도, 소재가 없으니 답변을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2번째 원인입니다.
Q: 그럼 왜 경험이 없었나요?
A: 그냥 안일했습니다.
원래는 로스쿨 가려고 학점관리를 했는데, 중간에 프로게이머도 준비하고, CPA도 깔짝하고 이것저것 하다 시간을 그냥 허비한 겁니다.
정량이 좋았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든 가능성은 있었지만, 방향을 명확하게 잡지 않고 가능성의 함정에 계속 빠져 있었습니다.
막상 2024년이 되고 본격적으로 로스쿨 진학을 알아보니, 2018년~19년 입시와는 비교도 안되게 어려워진 상태였습니다. 로스쿨이 학부 영향이 있는지라 원래도 불리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급하게 은행으로 진로를 틀고 준비하다 보니 경험이 없었다...가 제 핑계입니다.
인턴 준비를 안 한건 아닙니다. 기업은행 인턴은 서탈했고, 24년 여름방학 때 하나은행 체험형 인턴에 지원했는데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6개월 준비해서 어찌저찌 최종 면접은 간 것이 참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와 다르게, 최합한 스터디 친구들은 3학년 때부터 최소 1년 이상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인턴 경험도 국디서를 포함한다면 2개 이상 있었습니다.
직무 경험 매우 * 100 중요합니다. 특히 면접을 보고 나니, 은행은 직무 경험이 은행과 연관되어 있어야 면접에서 태클이 많이 안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냥 가장 무난하고 좋은 직무 경험은 인턴입니다.
1. 지원한 은행의 인턴
2. 기업은행 인턴
3.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인턴
4. 국민은행 디지털 서포터즈 (국디서)
이 정도가 좋은 것 같습니다.
타 산업 군에서 이직하는 지원자는 면접에서 그 이유를 검증합니다. 면접 가보면 2금융권에서 오신 분들이 꽤 많은데, 그분들도 왜 거기서 은행으로 오려 하는지 물어봅니다.
은행으로 이직 준비 중이시라면, 당연하게도 왜 은행으로 이직하려는지 나름의 스토리가 있으셔야 합니다.
아무튼 저는 직무 경험이 없어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중입니다.
최탈하고 인턴 면접도 몇 번 봤었는데, 인턴도 관련 경험이었어야 하더군요.... 하하;;;;
인턴 면접에서도 최소 3~6개월 이상 해당 산업과 직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준비한 게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TMI지만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원래부터 계속 생각이 있었던 데이터 분석 쪽으로 직무를 바꾸면서도, 인턴 경험을 얻을 수 있어서, 부트 캠프에서 열심히 쿼리 짜고 있는 중입니다..
이쯤에서 궁금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럼 경험도 없는 은행을 왜 지원했는지??
사실 별로 안 궁금하실 텐데, 은행 면접은 블라인드라 그동안 이유를 말할 수가 없어서, 블로그에라도 적고 싶었습니다.
부모님이 은행원이었어서...입니다
퇴직하신지는 좀 되셨는데, 나름 행내에서 인정받는 영업맨이셨습니다.
저는 부모님과 대화를 자주 하는 편이라, 은행 재직 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듣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간접 경험이 있고, 영업 DNA도 좀 있지 않을까? 하고 덜컥 은행에 지원한 겁니다.
물론 준비해 보니 제게 영업 DNA는 없는 것을 확실하게 확인했습니다..ㅋㅋㅋㅋ
그리고 은행원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나 자세를 배우는 데는 부모님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지만, 다른 부분은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실질적으로 면접에서 답변으로 써먹을 내용이 많지 않았다는 겁니다.
현직에 있던 시간이 오래전이다 보니, 금융 지식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고, 사람을 대하는 방법은 결국 본인이 직접 겪으면서 만들어 나가야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현직자를 만나는 데 도움을 받을 수는 있는데, 어차피 신입행원이 아니면 크게 도움이 안 되기도 하고, 저는 부모님 도움 안 받고 따로 만나러 간 경우도 많았습니다.
제 경험상 취준생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분들은 입행 3년 이내의 신입행원이었습니다.
5년만 넘어가도 채용 프로세스를 잘 모릅니다. 모르는 게 당연한 거긴 합니다.
지점장님들도 몇 분 만났었는데, 열심히 조언을 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지만, 경험상 조언 받은 내용을 실질적으로 면접 때 써먹기가 어려웠습니다.
현직자 인터뷰 가실 때는 간절함을 어필하시면서도, 정중하게 부탁을 드리고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번 가 보니 은행원들이 보통 고객에게 치이고, 동료에 치이느라 힘들어 보이셔서 그렇습니다.
쓰다 보니 글이 점점 의식의 흐름대로 가는데, 요약하면 은행에 지원한 진짜 지원 동기는 '부모님이 은행원이었다'였습니다 ㅎㅎ;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겠습니다
은행 취준을 하면서 재밌는 추억도 많았고, 힘들기도 했지만, 떨어졌고 저는 다른 길을 선택해서 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왜 썼냐면,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도 크지만, 저도 과거에서 벗어나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생각보다 최종 탈락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지금이야 덤덤하게 쓰고 있지만, 부모님의 인생 절반과 함께한 직장이기도 했고, 감사하게도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 많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얽힌 게 너무 많았습니다.
아주 좋은 학교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장학금 받아 가면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고, 또 최고가 되기 위해서도 오랫동안 노력했었는데, 그 모든 노력이 한순간에 부정당하는 느낌도 들어서 그것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글은 유독 쓰기가 힘들었네요. 쓰다 지우고, 쓰다 멈추고를 몇 번 반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어찌저찌 결국 쓰긴 했네요..
그래도 글로 기록을 남기면, 머릿속에 맴도는, 힘들었던 과거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더라구요.
앞으로 제가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보완해서, 앞으로 나갈 뿐입니다.
고등학교 때 만년 중하위권에, 현역 수능에서 45325를 받았던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끊임없이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보완하고, 개선했기 때문입니다.
AI역검을 해보셨다면 이 사진이 익숙하실듯..?
취준하기 전에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읽었는데, 아직까지도 강렬하게 기억이 남는 문구가 있습니다.
"시련으로부터 등을 돌리기를 원하지 않았다. 시련 속에 무엇인가 성취할 수 있는 기회가 숨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취준생일 수도 있고, 이미 취업을 하셨을 수도 있고, 취준과 아예 연관이 없는 분들도 있겠죠?
여러분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에 관계없이, 어떤 식으로든 시련을 겪게 될 것이고, 그걸 회피할 수는 없을 겁니다. 주변에는 고통스럽지 않다는 척을 할 뿐이죠.
다만 그 고통스러운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성찰하고, 시련을 이겨 낸다면 오히려 본인을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하려고 계속 노력할 겁니다.
여러분들도 지금 힘든 순간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련을 이겨내서 원하는 결과를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옆에서는 아니지만 제가 마음속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인터뷰 - AlleDeli 님
https://blog.naver.com/alledeli/22378905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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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링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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