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에 졸업한 후, 1년여 간의 구직활동을 겪어내고 드디어 삼성과 한전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나는 학점도 낮고 공모전 활동 경력, 수상경력도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은 모두 지원하여 구직 모집단을 확보하였고, 인적성, 면접의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얻고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물론, 원하는 기업만을 타겟팅하여 한 기업만, 내지는 두 세 기업만 파서 정확히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는 사람들도 주변에 분명 있다. 하지만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실은, 구직자는 본인이 원서를 제출한 시즌의 경쟁자의 수준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똑같은 스펙과 똑같은 자소서로 A기업에 지원한다고 해도, 18년 상반기에는 붙을 수 있는 반면에 하반기에는 나보다 잘난 경쟁자로 인해 떨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기업 아니면 절대 취업 안 하겠다’ 또는 ‘나는 아직 어려서 or 집에서 나를 지원해줄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해서 기한이 여유롭다’라는 사람이 아니라면 소수의 기업에만 지원하는 것은 위험하다.
나도 17년 상반기 졸업예정 신분으로 첫 취업활동을 시작했을 때에는 원서를 딱 2개 제출했다. 그리고 하나는 서류에서 합격했다. 별 생각 없이 낸 원서가 합격하니 그 때 나도 ‘취업 생각보다 어렵지 않겠는데?’라는 오만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인적성에서 떨어지고, 17년 여름 하늘이 내려주신 두 번째 기회인 수시채용에서 모 대기업 최종 면접까지 올라가서 소위 개털리고 돌아온 후부터는 그런 오만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됐다.
그 이후, 17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총 79개의 원서를 냈고, 그 중 80% 정도의 원서가 서류심사에서 떨어졌다. 남은 20%는 인적성 검사와 NCS를 수차례 치르면서 탈락하고 통과하기를 반복하였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합격률이 높은 자소서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었고, 인적성 검사에서 중요한 건 공부량 보다는 집중력이라는 것을 느꼈고, 면접은 면접을 치러본 경험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취업은 맨탈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나는 지금까지 총 7개 기업으로부터 면접 기회를 얻었다. 그 중에서는 정말 3명의 면접관 얼굴이 아직까지도 또렷이 기억나는 이불킥 면접도 있다. 합격의 기운이 느껴졌지만 그 기운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은 면접도 있었으며 다시 새로운 자소서를 써야하는 위치로 강등됐다는 좌절감도 느낀 적이 많다. 하지만 뭐 어찌하겠는가. 이미 불합격한 회사는 그것으로 끝이다. 다시 마음 다잡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밑바닥의 자존감과 하늘을 찌르는 자존감, 그 중간의 자존감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수시채용 모 대기업의 최종면접을 말아먹은지 얼마 안됐을 때다. IT회사 중에 SI쪽 일을 하는 중소기업에 면접을 간 적이 있다. 솔직히 중소기업 면접을 보러가면서 그냥 면접 경험 한 번 더 쌓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갔었다. 그런데 면접을 본 바로 다음날 아침에 합격 소식이 왔다. 합격 전화를 막상 받고 나니 말도 안 되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자존감이 바닥을 치니 그냥 현실에 안주하고 싶고, 2700 준다고 하는데 그냥 이정도 받고 구직생활 끝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그 때 내가 그 중소기업에 들어갔었다면 아마 지금쯤 때려치고 나와서 새로운 구직활동을 막 시작했을 것이다.
최종합격은 정말 갑자기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불합격한 기업은 빨리 머릿속에서 지우고, 합격한 기업은 다음 전형을 준비한 것밖에는 한 게 없다. 다만, 그 과정을 최종합격을 할 때까지 지속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을 뿐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 정말 갑자기 찾아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합격을 했는데 그 다음의 전형이 없다는 게 왠지 이상했고 뭔가를 더 해야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요즘에는 점점 마음이 편안해지고 있다.
혹시 주변에 취업준비생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내 글을 본다면, 떨어져도 왜 떨어지는지 모르는 암담함, 아무리 준비를 해도 다음번 합격을 장담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자존감이 무너지는 그 힘든 마음에 조금이나마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스펙업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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