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서류를 수십 개 썼는데 거의 다 광탈이었습니다. 자소서를 몇 번을 갈아엎어도 결과가 똑같아서 "내 스펙이 문제구나" 하고 포기 직전까지 갔었는데, 알고 보니 문제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내 자소서에는 "공고에 있는 단어"가 없었습니다.
요즘 서류는 사람이 다 읽기 전에 거르는 단계가 있습니다. 공고에 적힌 자격요건·우대사항이 자소서에 반영돼 있는지를 보는 건데, 저는 제 얘기를 열심히 쓰느라 정작 그 회사가 찾는 단어를 한 번도 안 쓰고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자소서 내기 전에 이 5분짜리 셀프 체크를 합니다.
1. 공고에서 단어 뽑기 자격요건·우대사항·주요업무에서 명사랑 동사를 그대로 적습니다. (예: 데이터 분석, 고객 응대, 일정 관리, 협업, 엑셀...)
2. 내 자소서와 대조 뽑은 단어가 내 자소서에 있는지 하나씩 체크합니다. 비슷한 말로 돌려 쓴 것도 인정. (예: "고객 응대" ≒ "민원 처리")
3. 없는 단어를 두 종류로 나누기
관련 경험이 진짜 없는 것 → 어쩔 수 없음, 패스
경험은 있는데 안 쓴 것 → 이게 진짜 문제. 공짜로 버리고 있던 점수
3번에서 "있는데 안 쓴 것"이 생각보다 많이 나옵니다. 저는 처음 해봤을 때 공고 키워드 9개 중에 4개가 이 케이스였어요. 알바에서 한 일인데 자소서엔 "성실히 근무했다"로 뭉뚱그려 놨던 거죠.
4. 숫자 없는 문장 찾기 "열심히", "많은", "다양한"이 들어간 문장은 전부 의심. "많은 고객을 응대" → "하루 평균 80명 응대"로만 바꿔도 다르게 읽힙니다.
5. 세 문항에 같은 경험 반복했는지 확인 지원동기에도 A경험, 강점에도 A경험, 포부에도 A경험이면 읽는 사람 입장에선 "이 사람은 A밖에 없구나"가 됩니다.
이거 하고 나서 서류 결과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스펙을 바꾼 게 아니라 이미 있는 경험을 공고에 맞게 꺼내 쓴 것뿐인데도요.
다들 서류 시즌 전에 한 번씩 해보세요. 5분이면 되고, 특히 3번에서 발견하는 게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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