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면접 장소 |
난 작년 6월 초에 모 연수원에서 면접을 봤다.
면접 장소까지 자체적으로 이동할 수는 없고, 지정된 장소에서 셔틀을 타고 다같이 움직이는데 놓치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다..
셔틀을 타니까 다들 긴장된 자세로 자료를 보며 공부하고 있었고, 나는 그냥 조용히 기도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DS부문의 면접은 임원 면접과 직무 면접으로 나뉘고, 순서는 딱히 정해져 있는거 같지는 않았다.
도착하면 약식 GSAT를 보는데, 이게 결과에 반영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면접을 볼 때는 코로나가 한창 기승이었던터라, 면접관분들은 다른 사옥에 계시고 화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실 안에 들어가면 TV가 한 대 놓여져있는데, 그 TV로 면접관들의 모습이 보이고 그 앞에 스탠드 카메라가 있다.
간단히 인사드리고 나면 면접이 시작되는데, 주의할 점은 항상 카메라를 응시해야한다는 점이다.
자기 딴에는 면접관들 얼굴을 보겠다고 TV를 바라보면, 면접관들 입장에서는 면접자의 시선이 위로 고정되어 있어서 상당히 이상한 그림이 연출되게 된다... 그러니 이 점을 주의하자. 난 어느 정도였냐면 임원/직무 면접 모두 면접관분들의 얼굴을 단 한차례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면접 장소에서 주의해야할 점은 이것 외에는 딱히 없다.
나는 면접이 끝났으니 먼저 집에 가겠다고 우겨대지만 않으면 된다.
나는 너무 초반에 끝나서 한 세시간 기다렸던거로 기억한다..
2. 면접 준비 과정 |
누구나 하는 준비 과정이겠지만..크게 다음과 같이 준비했다.
1) 자소서와 이력서 뜯어보기
- 질문할법한 내용들을 다 추려내보고, 키워드 위주로 답을 정리했다.
- 그렇게 정리한 답을 보고 꼬리 질문들을 또 생각해봤고 그에 대한 답을 또 정리해봤다.
이런식으로 쭈욱 준비했다. sheet명 가린건 소속 사업부가 특정될 수 있어서..
2) 면접 스터디
- 삼성 전용 면접 스터디 2개, 평소 하던 스터디 1개를 돌렸다.
- 스터디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똑같이 답변해도 누구는 좋다고 하고 누구는 별로라고 한다..그러니 본인이 중심 잘 잡는게 중요
- 본인이랑 같은 사업부에 지원한 면접자들이랑 준비를 하면 솔직해지지 못 할 수 있으니, 가능하면 타 사업부 지원자랑 하는게 좋다.
3)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
- 나는 면접 준비 기간이 15일이나 됐어서 시간이 많았다.
- 그래서 초기 3일 간은 아무것도 안하고 항상 다음 두 가지를 생각했다.
하나, 나는 왜 삼성전자에 지원했는가?
둘, 내가 삼성전자에서 진정성 있게 이루고자 하는게 무엇인가?
요 과정을 통해 내가 왜 OO사업부 영업마케팅 직군에 지원하며, 내가 반드시 뽑여야 하는 이유를 정리할 수 있었다.
자나 깨나 앉으나 일어서나..항상 머릿속에서는 삼성 면접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4) 사옥 방문
- 딱히 여쭤볼 학교 선배도 없어 답답해하다가..그냥 사옥 앞에 가면 누구라도 내 얘기 들어주겠지 하고 길을 나섰다ㅋㅋ
- 점심 시간에 도착하니 사옥 앞에 사람들이 많았는데, 한 30분 동안 쭈뼛거리며 세 분께 말을 걸었다.
- 근데 한 분은 삼전 직원이 아니었고, 한 분은 거절했고 한 분만 대답해주심..
- 그리고 그 한 분께서 말씀해주신 내용들도 사실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그래도 너무 너무 감사했다)
- 하지만 친절한 선배분+멋진 사옥을 보며 자신감이랑 의지를 한 번 더 다질 수 있었다.
-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 때 이 썰을 풀 기회도 있었는데..얼마나 먹혔는지는 잘 모르겠다
- 어쨌든 본인 집이 가깝고 여력이 된다면 꼭 한 번은 가보는걸 추천함..난 만약 누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면 답 잘 해줄거다..
암튼 이거 이상으로 준비 잘 할 수는 없다!
이거 외에 다른 질문이 나온다면 그건 내 능력 밖의 일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다.
3. 면접 |
1) 분위기
- 매우 친절 + 사근사근해서 하나도 긴장하지 않고 볼 수 있었다. (임원+직무 둘 다)
- 특히 직무 면접관분들은 반갑습니다~!! 이러면서 맞이해주셔서 좀 신나게 볼 수 있었다.
- 그런데 어떤 스터디원은 (타 사업부) 면접관께서 냉정하고 본인한테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고 한다..
- 결론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어떤 상황이라도 제 기량을 펼칠 수 있게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걸 후기라고 쓰고 있다니..)
2) 면접에 대한 나의 생각
- 일단,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과 답이 오갔는지는 유출 불가... (비댓으로도 질문 삼가해주셨으면 합니다.)
- 그럼에도 나름의 생각을 남기자면.. 스스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는게 중요한거 같다. (특히 임원 면접..본인 인생을 한번 찬찬히 돌아보시길)
- 그리고 정말 진정성 있게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호소력 있게 잘 전달해야 한다.
- 이걸 해내기 위해서는 면접 준비 단계에서 본인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하고
- 개인적으로는 목소리 톤과 스피드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게를 너무 잡을 필요도 없지만 깔짝대서는 X)
- 그리고 약점은 솔직하게, 하지만 교양있는(?) 표현으로 대답하자.
ex: 학점이 낮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Good: 공부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사실 여러 사람들이랑 어울리는데 관심 더 많았습니다.
Bad: 술 먹고 놀러다녔으니 낮지 히히히
* 나도 정말 우려하는 서류상 약점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이걸 어줍잖게 감출까 하다가 진솔하게 대답했더니 더 태클 안 거시더라
- 약점이나 모르는건 빠르게 스킵하게끔 유도해야 남은 시간 동안 나의 강점을 더욱 많이 어필할 수 있다.
3) 반도체 공부에 대해
- 개인적으로 두루두루 얕게 공부할 바에, 본인 뜻이 있는 사업부, 제품에 대해 깊게 파는걸 추천한다.
- 예를 들어 파운드리면 공정, 메모리면 디램 or 낸드, LSI면 CIS or AP or DDI 등...
- 자소서편에서도 언급했었는데, 위 채널을 정말x100 추천한다. 기술+시장에 대해서 이보다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루트는 없다고 본다.
- 영업마케팅은 일단 시장논리와 숫자에 강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 여기에 본인이 관심있어 하는 반도체 분야에 대한 지식이 결합되면 Best
4) 면접 시간
- 임원 면접: 15분 정도로 기억
- 직무 면접: 5분 걸렸나..? 갑자기 끝나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4. 결과 |
내 면접날이 가장 전체 면접 일정 중 마지막 날이었고 2주 반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결과가 나왔다.
느낌이 많이 좋았어서 기대가 됐었는데 하도 안 떠서 오매불망 기다리다..하루는 흰바지에 커피를 흘려서 박박 닦다가 엄마한테 이거 어떻게 지우냐고 물어보려고 전화를 걸었는데, 자소설닷컴에 떳다 떳다 채팅이 후두두두 올라와서 다시 걸겠다고 하고 끊었었다ㅋㅋ 암만 봐도 낚시가 아니었어서.. 조금 뒤에 결과 확인하고 엄마한테 다시 전화하니까 결과 떴다고 생각하셨는지 목소리가 많이 떨리셨다. 대화 내용이 아직도 생각나는데ㅋㅋ
나: "엄마, 흰 바지에 커피가 묻었는데 이거 어떻게 해?"
엄마: "그거 다이소에서 산 얼룩 지우개로 슥슥 닦고 물 묻히고..어쩌구.."
나: "아 알겠어. 근데 엄마.. 나 붙었어ㅋㅋ"
엄마: "허어어어엉 OO아~ㅠㅠㅠ"
그렇게..길다면 긴 취준을 마무리하고 2주 뒤에 신검 받고 또 그 2주 뒤에 SVP에 입과하게 됐다.
마음 같아선 좀 더 구체적으로 면접 내용을 공유하고 싶지만, 그러다가 인사팀의 엄격한 불호령이 떨어질 수 있기에...
또 모르겠다..위 내용도 어떤 부분에서는 추후 수정이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우선 스스로 판단했을 때 보안유지서약에는 위배가 안 되는 선에서 최대한 도움되는 후기를 남기고자 노력해봤다..어떤 방식으로던 많은 문과 동지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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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링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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