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학생에디터 자기소개서 "전 패션에 신경을 쓰지 않는 남자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무형식의 자기소개를 쓰는 건 처음입니다. 짖굳군요!
그럼에도 이 곳에 지원하는 건 뭔가….허망할 것 같은 불안한 방학을 구제받고 싶은 마음….
그거 아닐까요? 제 마음 이해하시는거죠? 지금눙물 흐르는거 느껴지시나요?! 진심?!!

아무튼 무형식의 자기소개서를 쓰게 하신걸 후회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전역자의 비루한 옷.jpg

은색 바디로 빛나는 MOTORORA V11 타이탄.jpg

비루한 복학생의 패션 아이템 모음집과 스튜피드로 비유되는 피쳐폰 사진입니다.

제가 이 사진을 개제하는 이유가 궁금하실겁니다.

이건 바로 ‘자기소개서’이기때문입니다.

사실 다른 많은자기소개서들은 어떤 경험을 가졌고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를 주로 써왔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자기소개서만큼은 그렇게 쓰기 싫었습니다.

‘대학내일’이잖아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대학생이 써나가는 대학생을위한 잡지잖아요.

전 사실 취업을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현실이 슬픕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만의 소중한 가치가 다르고 특히 젊은이라면자신만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헤매는 소중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정립도 되지 않은 자신을 그들이원하는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소중한 무언가를 버리고도 무얼 버린 줄도 모르고 웃고 있는 청춘이 밉습니다. 그리고그렇게 각자의 이야기로 꽃피워질 자기소개서라는 동화조차 취업을 위해 개조되고 성형 받는 현실에 거부감이 듭니다.그래서 이 자기소개서 만큼은 제 마음대로 제 이야기를 담아보겠습니다.

전 패션에 신경을쓰지 않는 남자입니다. 하지만 패션에 관심 없는 무심한 건조남은 아닙니다. 청춘은 누구나 가난하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전 가난합니다. 제가 쓸수 있는 돈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전 그 돈을 ‘사람’에게 씁니다. 제가 입을 옷, 먹을음식엔 주저하지만, 후배를 먹이고 누군가와 소중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위해선 거리낌없이 돈을씁니다. 전 가끔 초라한 제 옷을 보며 슬퍼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제 곁에 주어진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웃어 넘길 수 있는 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전 ‘스투피드’입니다. 피처폰을쓰는 유저들을 흔히들 부르는 말입니다. 스마트의 반대말은 바보인걸까요?최근 정부에선 스마트기기로 인한 중독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스마트폰 중독 대책’을 발표 했습니다. 사람들은 함께 모인 자리에서도 얼굴을 파묻고 스마트폰을쳐다봅니다. 카톡으로 대화를 나눕니다. 인터넷, 카톡, 웹툰 등 스마트폰은 참 똑똑해서 한시도 사람을 풀어두지 않는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스마트의반대말은 스투피드입니까? 스마트폰 유저의 반대말은 피처폰 유저입니다.전 잘못된 흐름에 반대하고 싶은 ‘피처족’인사람입니다.

사실 이 외에도 전 평생 한번도 술을 마시지 않는 등의 재미있는특징이 많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걸 전부 쓰려면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학내일 기획팀에 붙으려면 필력이 좋아야 한다는데 제 필력은 어떻습니까? 여기까지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제 필력도 나쁘진 않은 것 아닐까요?

포토샵, 일러스트, 프리미어, 골드웨이브 전부 가능하고 기획에 관심 많은 싹아지 충만한제 이름은 000입니다. 그럼…. 면접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