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그재그 인턴에 총 세 번 지원했고, 처음 두번은 서탈, 마지막 한 번은 서류만 붙고 과제전형에서 떨어졌다.
세 번을 탈락하면서 느낀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나는 어쩌다 지그재그 처돌이가 되었고 플랫폼 md를 꿈꾸게 되었나?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지그재그에서 거의 대부분을 최고등급으로 유지하고 있는 지그재그처돌이기 때문이다.
지그재그는 동대문의류시장의 모든 것을 꽉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쇼핑몰, 동대문도매택 옷은 지그재그에서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쇼핑몰 사장님들도 쇼핑몰의 규모가 커지면 다른 곳이 아닌 지그재그 입점이 가장 큰 목표인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만큼 믿고 사는 플랫폼 어플이고, 예나 지금이나 나는 이 어플에 대한 충성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회화과를 나왔지만 패션쪽으로 직무를 돌리게 되었고, 나는 어떻게 해서든 패션MD가 되는 것이 목표다.
삼성물산/이랜드/한섬 등등 MD를 할 수 있는 곳이 여러곳이 있지만, 평소 플랫폼 어플을 자주 사용하는 지라
자연스럽게 플랫폼 MD가 목표가 되었다!
사아실 처음 두번 떨어진건 타격이 별로 없었다.
내가봐도 자소서는 너무너무 허술했고, 나이도 너무 어렸고, 패션쪽으로 관심 살짝 가져본 상태라
당연히 의류관련 알바경력도, 회사 경험도 전무했다.
지그재그처럼 많은 사람이 가고 싶어하는 기업에 나같은 사람을 뽑아줄리 만무하다.
나는 그 후로 지그재그(카카오스타일)에서 올라오는 인턴 공고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비개발 직군의 인턴으로 올라오는 공고들의 공통점은 '괜찮은 사람 한 명 뽑는다'가 아니라, 점점 자세한 조건들의 요구와 실무에 가까운 업무가 적혀져 있었다.
시간이 오래걸리더라도, 정말 FIT 해보이는 한 명을 뽑겠다는 의지가 강해보였다.
'어떤 경험이 있으면 좋은지', '어떤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어야 하는지', '어떤 업무를 맡게 되는지'
꽤나 글만 보아도 의문이 드는 부분이 없을만큼 명쾌하게 적혀있는데, 그럴수록 내가 앞으로 어떤걸 준비해야하는지 계획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그렇다면 나는 세 번째 지원을 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까?
학교에서 시디과만 들을 수 있는 수업을 수강하며 포토샵을 독학했다.
왜 독학이라고 표현하냐면, 시디과 수업은 어차피 다 포토샵을 포함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이미 다 쓸 줄 아는 사람들이 듣는거라
나는 반.드.시. 독학을 한 다음에야 이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부끄럽게도 나는 미대이지만 포토샵을 할 줄 몰랐는데, 그렇기에 포토샵은 내가 어떤 알바나 인턴을 지원할 때 꼭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었다.
이 컴플렉스를 해소하고자 19학점이나 듣는데 이 수업을 들었다.
여기에선 오래된 영화의 포스터를 리디자인 하는 수업인데, 진짜 나같은 초보에게는 툴 익히는 데에 너무 너무 도움이 됐다.
그리고 우려했던 양민학살도 당하지않고 A0를 받아내서 굉장히 뿌듯했던 수업이다.
첫 번째 지원했을 땐 정말 부끄럽게도, 옷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얼만큼 좋아하는지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증거들이 없었다.
그래서 패션 인스타와 지그재그 내의 에픽이라는 채널에서 에디터로 활동하게 되었다!
사실 이정도만 하면, 숫자만 키우면 관심사를 보여줄 수 있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최대로 한 것 같다.
무엇보다 지그재그 에픽은 지그재그에 대한 충성도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에픽도 한 번 떨어졌다가 두번 째에 붙은거다.
이렇게 내가 능력과 관심사와 해당 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보여줄 수 있는 객관적인 포트폴리오가 쌓였다고 생각이 들어,
최근 세 번째로 지그재그 [패션 콘텐츠 운영 인턴]을 지원했었다.
물론 제목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탈락이다.
사실 직무관련, 우대사항에 써있는 것들은 싹다 나에게 해당이 되는 것들이었다.
지그재그 헤비유저, 달에 옷으로 50-100만원 쓰는 인쇼처돌이,
트렌드 찾는 것도 모자라 최근엔 직접 분석하는 것도 관심있음, 지그재그 에픽 에디터임
그냥 나를 부르는 것 같아 홀린 듯이 포폴과 자소서를 만들어 제출했다.
이런식으로 ㅋㅋ 지금보니 참 패기있ㄴ..
근데 전부 사실임. 난 지그재그에서 2022년 1년 동안 구매확정 기준 총 98벌을 구매했고, 취소, 환불한 것까지 합하면 약 130개 내외로 구매내역이 있다.
아무리 준비한 바 없이 지원했다 해도 앞에 이미 두 번이나 떨어진 터라 이번에도 떨어져도 그러려니 해야지 했는데,
오 웬열?! 카카오스타일에서 대략 10시간 만에 서류합격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카카오스타일 인턴 후기가 몇 없긴 하지만, 거기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인 것은 지그재그는 결과여부를 알기까지 시간소요가 조금 길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이 전 두 번을 지원했을 때도 조금 오래 기다렸었다.
그리고 위에 써있는 바와 같이 나는 과제제출을 하기 위해 열심히 만들고 또 만들었다.
그리고 결과는 탈락.
음 사실 여기에 대해선 할말이 없기도 하고 많기도 하다.
난 예고를 나왔고, 괜찮은 4년제 대학의 실기경력만 10년차인 미술학도다. 내가 아무리 포토샵을 오래 배우지 않았다 해도,
이 결과물이 괜찮은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객관성은 충분히 갖췄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실제로 대학 실기 성적이 나쁘지 않은편이다.
나는 구리면 구리다고 인정하고, 단순 내가 만들었다고 해서 더 좋게 본다던지 이런게 거의 없다.
사실 객관성이 떨어지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도 없다.
난 솔직하게 말하면 과제를 만들면서 이 전형을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떨어진 입장으로써 누군가 이글을 본다면 굉장히 거만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한 것들을 가감없이 그대로 적자면 이러하다.
그냥 미술 오래했던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 느낌이 있다.
'아 이거 진짜 괜찮게 잘 뽑았다.'라는 생각과 함께 자부심이 뿜뿜하게 되는 그런 작품들이 있다. 나는 이 과제가 그랬다.
탈락 메일을 5일 뒤에 받고서 이유가 뭔지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결과물 그 자체의 퀄이 떨어진다기 보다 그냥 회사가 원하는 방향성과는 달랐던 게 아닐까 싶다. 아니면 과제와 함께 적었던 풀이 글이 기업의 생각과 맞지 않았을 수도 있고.
지금도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이정도까지 떠올린건데, 붙을 줄 알고 기다렸던 메일이 탈락이었기 때문에 충격도 많이 받았고 또 워낙 가고 싶었던 기업이니 더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내 마음이 무너져도 이세계는 태양이 뜨고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간다.
나는 앞으로 뭘 해야할지 곰곰히 떠올려 보았다.
나는 앞으로 기회가 온다면 지그재그를 다시 지원할 생각이 있다.
위에서 말했듯 나는 MD 중에서도 훨씬더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플랫폼MD가 되는 것이 꿈이고, 플랫폼 MD가 된다면 지그재그에 입사하고 싶다!
그런데 이미 떨어졌으니, 같은 스펙으로 지원할 순 없고 분명 뭔가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이다.
블로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지그재그 인턴 지원 후기가 다섯개정도 되는데, 합격한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다 '패션 기업 인턴 혹은 계약직 혹은 알바경험'이 있었다. 나는 지금 이게 한 개도 없다.
어찌 보면 탈락이유가 이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패션기업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내가 관심이 있다는 것 뿐만 아닌 확실한 경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패션쪽은 진짜 알바를 뽑더라도 알바를 해본사람을,
단순사무직이어도 단순사무직해본 사람을,
AMD는 AMD 해본사람을
인턴은 인턴을 해본사람을 뽑는다.
나같이 패션 비전공자인 사람은 더더욱 믿을 구석이 없어보일 것 같다.
나같아도 그럴 것 같지만 내심 너무 씁쓸했다.
일단 알바부터 차근차근 해내가기로 했다.
이렇게 떨어진 이상 25살에 졸업을 하고, 방학 때마다 틈틈히 알바와 단기사무직을 병행하며 학기를 마치려고 한다.
그리고 토익도! 난 영어를 잘 못해서 800점 따는데에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긴하지만.. 이제 어학은 꼭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이거저거 정보 찾다가 알게된건데,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는 매달 1달짜리 알바를 뽑는 것 같다.
방학 때 이걸 꼭 지원해볼 생각이다. 휴학안하는 대학생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경력으로 보인다.
알바 > 단기사무직 > AMD > 계약직
이런식으로라도 비전공자인 나는 차근차근 해내갈 생각이다.
차근차근 해내가면 뭐라도 할 수 있겠지.
낙심하기엔 아직 남은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보자.
우울한 1월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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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링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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