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가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다.
듣는 수업이 몇 개 되지 않아 꽤 여유 있는 학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팀플, 자격증, 학업, 그리고 삼성전자 인턴십 지원까지 겹치며
꽤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5월 20일이었던 지난주 월요일,
삼성전자DS 인턴 면접을 끝으로 지원 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고,
이제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그 후기를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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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전형 |
[서류 지원]
서류 지원 기간은 2024년 3월 11일 ~ 3월 18일 이었다.
나는 개강 즈음이었던 3월 초부터 인턴 지원을 마음먹고 미리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교내 활동이나 반도체 교육 프로그램 (SK하이닉스 하이포)에 지원해 보긴 했지만,
취업 느낌 나는 자기소개서는 처음 써보는 거라 많이 어려웠다.
특히, 반도체 관련하여 실무 경험이 없기에 더욱 방향을 잡기 어려웠다.
학부 연구생, 인턴, 실험 등 직접 무언가 해본 경험이 없어서
다소 반도체와는 거리가 있는 경험을 주제로 쓰게 되었는데
'이렇게 써도 되나?' 싶은 고민이 많았다.
자기소개서 1번)
삼성전자를 지원한 이유와 입사 후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기술하십시오
내 기억으로는 1번 쓸 때 가장 힘들었다.
사실 지원한 이유 .. 다들 비슷하니까?
'삼성전자' 하면 누구나 아는 일류 기업이고, 반도체 산업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으니까...
또 이게 나의 솔직한 마음이고, '거짓 없이 솔직하게' 쓰고 싶었기에 참 고민이 많았다.
학교 취창업전략처에서 자기소개서 첨삭 및 상담을 받은 게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삼성전자'라는 기업과 '나'와의 특별한 경험을 소재로 작성해 보려 노력했고,
작년 '반도체대전' 박람회에서 본 삼성전자 부스에서의 인상적이었던 기억을 살려
지원 이유와 인턴으로서의 목표 등을 담아 작성했다.
자기소개서 2번)
본인의 성장과정(가치관)을 간략히 기술하되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 인물 등을 포함하여 기술하시기 바랍니다
학교에서 자기소개서 첨삭 프로그램도 신청해 전문가 선생님께 피드백을 받았다.
보통 삼성전자 2번 문항은 두 가지 사건, 그리고 두 가지 역량으로 작성하는 게
매우 일반적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나는 '한 가지 사례'만 가지고 1500자를 채웠다. ㅋㅋㅋ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하프 코스 마라톤 (21.0975km) 완주를 한 경험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힘들었고, 또 성숙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사건이기에
이를 중심으로 쓰고, 지금의 학업 노력까지 엮어 문항을 완성했다.
내가 썼지만 좀 마음에 드는 유일한 문항
자기소개서 3번)
최근 사회 이슈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한 가지를 선택하고
이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사회 이슈는 매일 경제 신문도 읽고, 반도체 관련 기사도 스크랩하고 있기 때문에
소재를 선정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다.
특히 나는 메모리사업부에 지원한 만큼 최근 핫한 이슈인 HBM을 주제로 답변을 작성했다.
다만 어려웠던 점은 나의 스탠스였다.
인턴 직무에 지원하는 고졸인 내가 감히 '삼성전자'에게 어떤 견해를 펼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우선 삼성전자가 현재 펼치고 있는 전략을 살펴보고,
이에 동의하면서도 더 개선하면 좋을 방향을 제시하는 쪽으로 작성했다.
확실히 그동안 신문도 읽고, 기사 스크랩 해온 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
자기소개서 4번)
지원한 직무 관련 본인이 갖고 있는 전문지식/경험 (심화전공, 프로젝트, 논문, 공모전 등)을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본인이 지원 직무에 적합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서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 이것도 많이 어려웠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나는 직무 관련 경험이 없다.
특히 프로젝트, 공모전을 나간 경험도 없고, 논문도 써본 적 없다.
학부 연구생이나 인턴 경험도 전혀 없다.
그래서 몇 번 소재를 바꾸고, 내용을 고치고, 다 갈아엎고의 과정을 반복했다.
결국, 내 인생에서 손꼽는 반도체 관련 경험을 살려 답변을 작성했다.
하나는 학부에서 실험으로 진행한 ITO glass patterning 실험이었는데,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한 실험이 이렇게 도움이 될지 몰랐다.
또, 하이포 교육 들으면서 쌓은 직무 관련 지식과 산업계 동향,
그리고 당시 진행한 팀 프로젝트 경험을 소재로 문항을 채워나갔다.
아, 지원서 작성도 은근 오래 걸렸다.
만약 삼성전자 지원을 앞두고 계신 분이 이 글을 읽는다면
지원 마감을 코앞에 두고 자기소개서 작성을 끝내는 일은 없으셨으면 한다.
특히 성적 기입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대내외활동 기입란에는 정말 별의별 활동과 경험을 다 썼다.
하이포 교육 빼고는 전부 반도체와 1도 관련 없는
교내 학생홍보대사, 학생회, 아르바이트, 농구 동아리 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부족한 것보다는 넘치는 게 나을 테니 난 뭐든 적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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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AT |
[서류 합격 & GSAT 준비]
서류 합격은 가슴에 손을 얹고 조금도 기대하지 않았다.
물론 학교를 다니는 3년 동안 학점 관리를 열심히 해온 게 큰 장점이었지만,
문제는 학점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학점이 낮더라도 직무 관련 경험을 많이 쌓은 지원자를 선호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아 서류 결과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살았다.
어라?
도대체 어떻게 서류 합격을 했는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초심자의 행운이란 이런 걸까 ..
합격 발표가 4월 5일에 나왔고, GSAT 시험이 4월 27일 예정이었기 때문에
대략 3주라는 시간 동안 GSAT 시험공부를 해야 했다.
더군다나 그 기간이 학교 중간고사 시험 기간과 딱 겹쳤다.
바로 다음날 학교 도서관에서 GSAT 공부를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한 해커스 파랑이와 하양이, 딱 두 권만으로 공부했다.
GSAT를 공부하면서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 두 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우선 '나만의 풀이법'을 찾는 게 중요했다.
교재, 유튜브, 블로그 등에는 같은 문제를 풀더라도 정말 다양한 풀이법이 존재한다.
따라서 어떤 한 사람의 방법만이 정답이 아닌
여러 풀이법을 보면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나는 특히 '명제' 문제가 너무 어렵게 느껴졌는데,
다양한 풀이법을 보고 익히면서 공부해 보니까
어떤 문제가 나오더라도, 어떤 말로 꼬아서 문제를 내더라도
적절한 풀이법을 적용해 문제를 풀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멘탈 관리'가 중요하다.
나는 GSAT 공부를 시작하고 일주일쯤 지나서였나
하양이 모의고사 성적이 매우 낮게 나오면서 멘탈이 바사삭 된 경험이 있다.
매일 1회씩 모의고사를 풀면서 성적 추이를 엑셀 파일로 기록해두었는데,
성적이 낮을 때면 몹시 불안해하며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곤 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시중 교재보다 실제 GSAT는 문제가 훨씬 쉬운 편이다.
또한, GSAT는 문제를 풀면 풀수록 그 실력은 꾸준히 늘게 되어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성적이 좋지 않아도,
시험 날까지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매일 아침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GSAT 공부를 했고
오후 2시부터는 학교 중간고사 공부를 하며 광란의 4월을 보냈다.
그리고 실제 GSAT에서 45문제를 풀고, 가채점 결과 44문제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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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전형 |
[면접 준비]
생각보다 GSAT 가채점 결과가 좋게 나왔다.
그래서 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면접 준비를 시작했다.
면접 준비 역시 힘든 순간의 연속이었다.
특히 인턴 면접이 삼성 전체 면접 기간 중 가장 먼저 보는 일정이라고 하여
주어지는 시간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이 앞섰다.
유튜브와 여러 블로그를 참고하며
인성 면접 기출 질문을 정리하고, 내 경험들을 토대로 답변 스크립트를 준비했다.
또, 반도체 관련해서 물어볼 수 있는 간단한 지식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아
반도체 기본 동작 원리나 DRAM, 낸드 등 메모리 소자 특징 정도를 공부했다.
다만 준비를 하면서 점차 길을 잃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상 질문 하나하나를 생각하면서
'이런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대답하지?'
'이 경험을 소재로 말해도 되나? 안 이상한가?' 식의 고민이 이어졌다.
점차 솔직한 답변보다는 나에 대해 꾸며 말하게 되어 방향이 틀어진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 이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내 가치관은 무엇인지,
남들이 바라보는 나와 내가 되고 싶은 나는 어떤 모습인지 등
나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정리할 수 있었고,
체계가 잡힌 상황에서 보다 여유 있는 자세로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할 수 있었다.
모든 질문에 꾸며서 대답하려 하지 말고,
내가 정리한 나라는 사람을 토대로 '솔직하고, 자신 있게' 답변하는 연습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학교 취창업전략처의 면접 상담을 통해 모의 면접을 진행했고,
생각보다 임기응변을 하는 나를 보면서 뿌듯한 감정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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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후기 |
[면접 후기]
GSAT 합격자 발표가 5월 10일 (금)에 나왔다.
바로 돌아오는 주에 면접을 볼 것이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5월 20일 (월)에 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여유가 생겨서 마음을 조금 비우고, 여유 있게 준비를 했다.
또 중간에 ADsP 자격증 시험과 예비군 훈련 등 일정이 바빴기 때문에
면접일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긴 건 정말 다행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어느새 면접 당일이 되었다.
아침 7시 40분에 동탄역 2번 출구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면접 장소로 향했다.
사실 기밀 유지로 인해 많은 부분을 말할 수 없지만,
그래서 말할 수 있는 건 '면접관분들께서 생각보다 많이 친절하셨다'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인턴 면접인 만큼 쏘아붙이는 질문보다
내 경험이나 생각 위주로 정말 궁금한 점을 물어봐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아쉬운 건 그저 내가 잘 답변을 드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선 면접 시간도 체감상 10분..?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짧아서 아쉬웠고,
그동안 내가 준비한 예상 질문에서 단 한 개의 질문도 받지 못해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얘기를 전혀 하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면접장에서 딱 나오자마자 '망했는데..?' 싶었다.
인생을 살면서 마주한 모든 면접을 통틀어 가장 느낌이 좋지 않은 순간이었다.
그래서 면접이 끝나고 다시 대기하는 내내 멘탈이 나가 있었다.
많이 아쉽고, 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우울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번 인턴 지원을 통해 내 목표보다 훨씬 먼 길을 걸었다는 점이다.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삼성전자 자기소개서 한번 써보자!'라는 목표를 갖고 시작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서류도 합격하고, GSAT도 통과하고, 면접까지 보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음에 뿌듯하고, 행복하면 된 거다.
설령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음에 있을 공채 지원에서 이번 경험은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만약 결과가 좋아 합격한다면 감사함을 잊지 않고 겸손히 배우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나의 첫 인턴 지원과 올해 상반기가 순식간에 흘러갔다.
부디 삼성전자 인턴을 지원하는 누군가가 이 글을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인터뷰 - MINIM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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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링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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