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윌보다 더 에너지를 쏟았는데,
면접 전형에서 떨어졌다.
결과 발표 날짜를 안 알려주는데
발표도 엄청 질질 끌어서 몹시 답답했다.
다행히 면접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에듀윌에 최종합격해서 기다림의 고통을 덜 수 있었다.
컬리는 면접이 괜찮아서
떨어지면 이상하다 생각했고,
에듀윌은 면접을 죽 쒀서
붙으면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어찌 결과가 예상과 정반대로 나왔다.
화상면접 후 발표까지 무려 21일이 걸렸다.
불합격자에게는 메일을 안 보내준다는 썰이 있어서
떨어졌구나...생각할 때쯤 불합격 메일이 왔다.
잡플래닛 2.7점이 왠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컬리 면접은
합격했다는 후기가 단 하나도! 어디에도! 없다.
면접만 슥- 보고 합격을 안 시키는 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기도 했더랬다.
컬리 상세페이지 에디터 채용 공고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기업 이름은 마켓컬리가 아니라 컬리다.
컬리의 사이트와 어플의 이름이 마켓컬리인 것.
그래서 서류와 면접에서 "마켓컬리에서~~"
라고 적거나 말하는 건 엄밀히 따지면 잘못된 것이다.
상품 상세페이지 담당 에디터란?
사진=마켓컬리 상세페이지
여기에 적힌 글을 쓰는 사람이다.
컬리 마케팅의 차별점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상세페이지.
'이거 꼭 사세요'라며 강요하기보다
상품과 브랜드의 스토리에 귀 기울여
이를 감성적으로 풀어내는 전략이라고 할까...
식품 유통업계는 MD가 가장 중요한 역할이지만
상품을 소비자에게 최종적으로 소개하는
에디터도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유통업계+글 쓰는 일
내가 원하는 방향과 아주 맞아떨어져서
한치의 고민도 없이 지원서를 작성했다.
컬리 이력서 + 자기소개서
이력서 | |||||||||
1) 학력사항(학교, 전공, 학점 등) | |||||||||
2) 경력사항 | |||||||||
3) 어학 및 자격증 | |||||||||
4) 교육/연수/수상 내역 | |||||||||
5) 기타 활동 경력 |
이력서에는 상기 사항을 적는다.
근데 바보같이 어학 및 자격증에 자격증을 안 썼다.
처참한 토익 점수만 적어 놓고...
포트폴리오에는 적어뒀는데 뭔가 찜찜했다.
그래도 서류는 어찌 통과를 했다.
자기소개서 | |||||||||
1) 마켓컬리 지원 동기 및 입사 후 목표 | |||||||||
2) 성격의 장단점 | |||||||||
3) 지원 직무 및 마켓컬리에 도움이 될 역량, 업무경험 | |||||||||
4) 마켓컬리 이용 경험 유/무 (유 기준) | |||||||||
5) 본인이 생각하는 마켓컬리는 어떠한 서비스이며 강점과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아주 무난한 구성의 자기소개서다.
4번의 마켓컬리 이용해본 적 있냐는 질문에
설마 없다고 답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래도 에디터 직무 채용이다 보니
컬리의 강점인 프리미엄 식재료나 샛별배송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글 위주인 상세페이지에서
어떻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췄다.
에디터가 주로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글만 쓰지 않고
상품 기획자+마케터의 역할을 동시에 한다고 생각했다.
상품의 셀링포인트를 찾고 사진 구상에도 관여하니
컬리 이용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줄도 알아야 한다.
처음엔 쉽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역할의 중요도가 컸다.
상세페이지 제작 과제, 상품 선정부터 사진, 구성까지...
정말 공을 많이 들인 과제다.
근데 틀이 정해져있고, 이런 글은 많이 써봐서
생각보다 제작 과정이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오히려 작업 다 끝내고 나니 더 욕심이 났다.
일부만 공개하자면
내가 정한 상품은 '수제 막걸리 키트'다.
농식품부 기자단 활동하면서 먹어본 건데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네.
근데 암만 생각해도 상품 선정 잘 한 것 같다.
심지어 컬리에서 판매를 고민하던 중이라고 했다.
때마침 이 상품을 선정해서 재밌게 봤다고 해줬다.
그래서 면접 합격할 줄 알았지…
막걸리 키트의 셀링포인트는
체험의 즐거움+간편함으로 잡았다.
요즘엔 워낙 맛있는 막걸리를 쉽게 구할 수 있기에
막걸리의 맛에 대해 강조하기보다는
만드는 재미와 누구나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게
더 많은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브랜드를 소개하는 'About Brand'에서는
양주방이라는 가상의 브랜드를 만들어서 소개했다.
기존에 있는 기업으로 소개하면
너무 뻔한 글이 나올 것 같아서 싹 다 지어냈다.
이 외에도 몇 페이지가 더 있는데 정말 공 많이 들였다.
서류 합격
서류 결과는 10일 만에 났다.
친구 자취방에서 술 먹다가 발표 나서
기분 좋은 술자리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면접 공지 메일이 왔고,
공지 후 일주일 뒤에 줌으로 화상 면접을 봤다.
줌(Zoom) 화상면접
면접을 잘 못보는 나에게 화상 면접은 기회나 다름없었다.
화상 면접도 물론 긴장은 되겠지만
적어도 사시나무 떨 듯이 떨지는 않을 테니까.
이때부터 미치게 긴장됐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면접관의 클릭으로 면접이 시작되는 거라
똥줄 타며 자기소개 달달 외우고 있었다.
화상 면접의 장점은 면접 1초 전까지
실컷 입으로 떠들다가 면접 볼 수 있다는 점.
듣던 대로 1:1 면접이었다.
허접하지만 화면 구성은 이렇게 된다.
내 얼굴 쳐다보랴 면접관 얼굴 쳐다보랴
또 말할 땐 카메라 렌즈 봐야 될 것 같고...
좀 정신없었다.
이게 화상 면접의 단점이다.
면접관은 재택근무로 집에서 면접을 본다고 했고
말하는 동안 키보드를 두들길 테니 이해해달라고 했다.
딱딱한 면접이 아니라 심리상담 느낌도 나고...
긴장이 사악 풀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아래는 질문 목록이다.
면접 끝나자마자 격한 호흡을 하며
워드 켜고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그대로 옮겨 적은 거다.
1. 자기소개 | |||||||||
뭐 외운 대로 말했다. 부드러운 분위기에 비해 |
2. 에디터는 무슨 역할이라고 생각? | |||||||||
예상질문이어서 이것도 그대로 대답했다. 그놈의 소통...지겨운데 안 할 수는 없고 |
3. 관심 있는 카테고리 | |||||||||
이것도 예상질문이었다. GS25 트렌드마케터 시절을 들먹이며 |
4. 여성 비율이 높은데 일하기에 괜찮겠나? | |||||||||
정말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 성별에 대한 얘기는 아주 조심스러워서 여초 집단이 익숙해서 그냥 괜찮다고 했다. |
5. 성격의 단점에 대한 언급 | |||||||||
성격의 단점을 지나친 신중함이라고 했는데 괜찮겠느냐는 식으로 물어봤다. 나는 실제로도 얼렁뚱땅 후다닥보다는 |
6. 상사와 어떤 관계였는지 | |||||||||
상사라고 해봐야 편의점 점장님이라... 너무 내 자랑타임 같아서 민망했다. |
7. 갑자기 많은 양의 업무를 주면 어떻게 하겠는지? | |||||||||
열심히 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 |
8. 컬리에 대한 이해도? | |||||||||
이게 제일 어려웠다. 컬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느냐는 질문이었는데 지금도 어렵다 이 질문은. |
9. 글 쓰는 일에 부담은 없는지? | |||||||||
예상 질문이라 그대로 답했다. |
10. 상세페이지에 대한 질문들 | |||||||||
대망의 상세페이지에 대한 질문. 그래서 붙을 줄 알았는데... |
11. 질문과 마지막 할 말 | |||||||||
하고 싶은 말 다 하게 해주셨다. 면접 결과 발표 3주나 질질 끌기 전까지는... |
면접 불합격
지금까지 본 불합격 메일 중 가장 친절한 멘트다.
채용 공고 담당 에디터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보다 마켓컬리 CS 대응 좀 신경 써야겠던데
이거 면접에서 얘기했으면 아마 강퇴 당하지 않았을까.
괜히 채용 시스템이랑 연관 짓게 되고
파면 팔수록 컬리에 대한 애정이 식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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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컬리 인턴 준비하면서 얻은 게 많다.
식품 이커머스, 유통업계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고
컬리의 차별화된 마케팅/감성전략을 배울 수 있었다.
컬리의 치밀하고 고급진 마케팅 전략은
배울 점이 많았고, 앞으로도 많이 참고하게 될 것 같다.
컬리 면접 후기 쓸까 말까
200번 고민하다가 대충이나마 적었는데
이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화상면접의 기회를 준 컬리에 감사하며
인터뷰 : 오줌이 님
https://blog.naver.com/pnj_95/222264608100
작성자 링커리어정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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