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내 삶에 있어서 평생 못 잊을 한 달이 아닐까 싶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 달이었다.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인턴을 수행했던 2018년도의 여름.
정말 좋은 환경에서 좋은 분들 사이에서 즐겁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
취업하기에 적지 않은 나이라는 사실 때문에
반드시 정규직 전환 입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나에게 커다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인턴 업무를 하면서 개인 프로젝트, 팀프로젝트도 진행했고 전환 면접도 봤으며
이제는 최종 결과만을 기다리면서
기아자동차 인턴 준비기간부터 실습에서의 경험들을 글로써 남겨보고자 한다.
나 또한 기아자동차 인턴을 준비하면서
블로그에 상세히 후기를 적어주신 분이 계셔서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물론 보안 규정상 세세한 내용들은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요즘같이 취업이 힘든 시기에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곘다.
< 나의 이야기 > |
어려서부터 운전하는걸 좋아하고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 완성차 업체에 취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수차례 현대기아차의 문을 두드렸었다.
그 때는 파이롯트(신차를 양산하기에 앞서서 테스트 차량을 만들어보는 부서)라는 직무에 꽂혀서
계속해서 파이롯트 직무에 지원을 했었고 운좋게도 면접도 몇 차례 볼 수 있었다.
파이롯트 직무는 현대차에만 있어서 기아차는 지원안하고 현대차에만 지원했었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2015년도 상반기 현대자동차 파이롯트 직무 - 인턴 면접 탈락
2016년도 상반기 현대자동차 파이롯트 직무 - 대졸공채 1차 직무면접 탈락
2016년도 하반기 현대자동차 파이롯트 직무 - 대졸공채 2차 임원면접 탈락
이거 지원하려고 독학으로 자동차 공학이랑 자동차 정비도 공부하고
맨날 자동차 관련 정보들 엄청나게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회사 분석도 엄청 열심히 했고 업계 동향부터 해서 정말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자소서는 잘 통과됐는데 번번이 면접에서 탈락했다.
임원면접까지 갔던 16년도 하반기에는 솔직히 합격할 줄 알았는데 떨어져서 그 상실감이 더 컸던 것 같다.
그 때 당시에는 내가 왜 이렇게 면접에서 떨어질까 이유를 몰랐었는데,
그 뒤에 회사생활을 직접 해보면서 느끼게 된 것은 회사와 직무에 대한 관심도 물론 중요하지만
정작 제일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에 대한 이해라는 것이었다.
사실 그동안은 면접 준비하면서 회사에 대한 공부만 했지 나를 돌이켜 볼 시간은 갖지 않았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근데 나는 그동안 상대방에 대해서만 열심히 조사하고 스스로를 돌이켜보지 않았던 것이 패착이 되었다.
그러한 깨달음을 너무 늦게서야 알게 된 것은 아쉽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겪어본 덕분에 다음에 면접기회가 다시 한 번 주어진다면
꼭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은 얻을 수 있었다.
그 때 이후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걸 잘하는지를 분석해보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는데,
어렸을때부터 일본어 공부를 꾸준히 해온게 생각나서
한국에 있는 일본회사의 수시채용에 지원했다가 덜컥 합격해서 다니게 되었다.
하지만 회사를 반 년정도 다니다보니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조금이라도 젊을 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사표를 쓰고 나왔다.
그 뒤로 일년간은 좋아하는 공부도 하고 대회도 참가하고 SW마에스트로 연수도 받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재미나게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간만에 메일함을 확인하다가 흠칫 놀라게 되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SW마에스트로 연수도 끝내고 이제 다시 재취업을 하려고 준비하던 무렵,
기아자동차 인턴K의 직무특화 전형을 선발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상반기에는 인턴만 채용하고, 하반기에는 인턴과 정규직을 함께 채용하는 걸로 알고 있다.
기아자동차 채용홈페이지에는 이렇게 인턴K 채용공고가 일반 전형/글로벌 전형 두 가지로 올라왔는데,
이외에도 홈페이지에는 올라오진 않지만 '직무특화전형' 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차량지능화, 인사, 경영지원 처럼 실무 경험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직무들에 대해서는
관련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따로 채용전형을 만들어 선발한다고 한다.
< 지원 절차 > |
일반 전형과 글로벌 전형 지원자들은 기아자동차 채용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작성하면 된다.
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하는 SW마에스트로라는 과정을 이수했는데,
(SW마에스트로 과정은 정부에서 1년에 100명씩 선발하여 SW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아자동차 차량지능화 직무의 경우, 이 과정 수료자들을 대상으로
직무특화전형 기회가 주어져서 지원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MSP(Microsoft Student Partnership) 프로그램 이수한 분들도 지원할 수 있었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없어진건가 MSP분들은 한 번도 못본것 같다.
인사나 경영지원쪽은 학회에서 추천받은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다고 얼핏 들었는데 자세한 건 잘 모르겠다..
학회에 소속되어있으신 교수님들에게 추천을 받아서 지원을 하는듯..?
여튼, 직무특화전형은 일단 추천 대상자로 자격요건을 만족하게 되면 메일로
간단한 이력 등을 제출하게 되고 합격하면 서류 및 적성검사(HMAT)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 자소서 작성 > |
직무특화전형 지원자들은 메일로 간단하게 이력과 프로젝트 경험들을 적어서 내라고 하셨는데
나는 이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 생각을 했었고,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서 아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내기로 했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에 앞서서 직무에 대해 조사해본 결과,
내가 지원하게 된 차량지능화 사업부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첨단 기술
(자율주행/커넥티드카/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을 담당하는 곳이고
크게 기획과 개발 업무로 나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지금껏 공부했던 내용들, 대외활동 한 것들 대회에 참가했던 일 등등을 쭉 돌이켜보았을 때
기획과 개발 모두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모두 다 넣을까 했지만
너무 분량이 많아지면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라 생각되어
기획 쪽 경험은 전부 빼고 개발 경험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조금이라도 잘 보이려고 기아자동차 전용서체도 인터넷에서 구한 다음에
직접 PPT 템플릿을 디자인해서 나의 강점들을 어필하려고 노력하였다.
기아자동차 인턴K에 지원하면서 제출한 12장 분량의 포트폴리오
이렇게 포트폴리오와 나의 이력들을 적어서 냈더니 며칠 있다가 서류전형 합격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일반전형으로 지원한 지원자들과 마찬가지로 기아자동차 채용홈페이지에서 자소서를 적어야 한다고 하셔서
(면접 때 사용됨) 자소서도 열심히 작성해서 제출했다.
< 인적성검사 (HMAT) > |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직무특화전형이었기 때문에 HMAT을 보지 않았고
면접 당일에 면접장에서 컴퓨터로 인성검사만 봤다.(글로벌전형도 똑같음)
일반전형 지원자들은 대졸공채와 마찬가지로 고사장에 가서 HMAT을 응시했다고 한다.
HMAT에 대해 궁금한 분들도 많을테니
내가 예전에 HMAT 여러번 보면서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 놓은 아래의 글을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https://blog.naver.com/joonzzang90/220947762009
< 면접 전형 > |
면접은 기아자동차의 체험/홍보 공간인 BEAT360이라는 곳에서 진행되었다.
BEAT360은 현대자동차의 현대모터스튜디오처럼 기아자동차의 제품들을
직접 만져보고 탑승해보며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히 자동차 전시장 그 이상으로 다양한 컨텐츠들이 준비되어 있는 곳이다.
면접을 앞두고 사전답사를 다녀왔던 BEAT 360
면접을 며칠 앞두고 사전답사 겸 자동차 구경도 할겸 압구정에 있는
(지하철 압구정로데오역에서 무척 가까움) BEAT360에 다녀왔다. 그리고 며칠 뒤 면접을 보게 되었다.
나는 직무특화전형이라 BEI&인성면접(20~30분), 영어면접(5~10분) 이렇게 두 가지만 봤고
일반전형은 BEI&인성면접(10~15분), PT면접(15~20분) 영어면접(5~10분) 이렇게 봤다고들 들었다.
BEI(Behavior Event Interview)&인성면접은 말 그대로 지원자의 과거 경험에 대해 심층 질문을 하면서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능력과 가치관을 파악하는 면접이라고 보면 된다.
과거 사실을 기반으로 질문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답이 있는 면접이 아니라
자기 경험을 면접관분들에게 얘기할 수 있는 자리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상 답변을 못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면접관은 2분이 계셨고, 시간은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일반전형은 10분정도 봤다고 들었다)
직무특화전형은 PT면접을 안보는 대신에 BEI&인성면접에서 전공지식이나 프로젝트 경험 같은 걸
많이 물어보시다보니 면접 시간이 길다.
다양한 질문을 받았는데 분류를 나눠보자면 크게 아래의 4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1. 전공 및 최신기술에 대한 이해도(프로젝트 경험 기반) | |||||||||
: 본인이 자소서에 거짓말 써놓은 것이 아니라면 다 대답할 수 있는 내용이다. 내가 진짜 직접 한 프로젝트임에도 간혹 기억이 잘 안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서 첨단 기술들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이기 때문에 |
2. 기아자동차에 대한 관심(어떤 제품 및 서비스가 있는지) | |||||||||
: 사실 이 부분이 취준생 입장에서 준비하기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자동차 관련 뉴스를 자주 보면 준비하는데 전혀 어렵지 않다. |
3. 본인 스스로에 대한 분석(장단점 및 성격 등) | |||||||||
: 내가 볼 땐 면접에서 제일 중요한게 이게 아닐까 생각된다. 면접 준비하면서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기도 하고 |
4. 직장생활에 대한 포부 및 회사와의 적합성 (이러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할 것인지, 기업 문화 등) | |||||||||
: 만약 직장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시킨다면?
이를 통해 지원자의 평소 가치관이 어떤지를 파악하려고 하시는 것 같았다. 이런 건 뭐 어차피 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니까 평소에 내가 가고싶은 회사에 대해서, |
나같은 경우는 스펙업, 독취사 등을 통해서 기아자동차 인턴 면접 스터디를 구해서
같이 스터디원들하고 모의 면접과 기업 분석을 하면서 준비했었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고 면접 경험도 다수 있었지만 이렇게 모의 면접을 하다보면
혼자 준비할 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나의 부족한 점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PT면접은 나는 이번에는 안봤지만 예전에 현대차 면접 보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아래의 글에 정리해놨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https://blog.naver.com/joonzzang90/221265170081
아무튼 이렇게 면접을 끝내고 나서, 근처에 있는 어학원으로 이동해서 영어 면접도 보았다.
영어 면접은 'SPA TEST'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식으로 문제 나오는지 궁금하신 분은
서점가서 SPA 책 아무거나 사서 보면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글로벌 전형은 영어 면접을 안본다.
글로벌 전형은 해외에서 대학나오신 분들이 지원하는 전형이라서..ㅎㅎ
영어면접은 비중이 크진 않다고 들어서 부담 안 가지고 편하게 보고 왔다.
영어면접까지 다 끝내고 나니 기진맥진해졌다. 집으로 돌아와서 푹 쉬면서 결과만 나오기를 기다렸다.
< 인턴K 합격자 발표 > |
2018.05.11(금) - 2018년도 상반기 기아자동차 인턴K 면접
2018.05.23(수) - 2018년도 상반기 기아자동차 인턴K 합격자 발표
면접부터 결과 발표까지 얼추 2주 정도 소요된 것 같다.
면접 본 이후에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하루에도 몇 차례씩 기아자동차 채용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했던 것 같다.
빨리 발표 났으면 좋겠는데 2주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대망의 발표의 날...
합격자 발표 버튼 누르기 전에 눈 질끈 감고 실눈 뜬 상태로 버튼을 눌렀는데
'합격'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정말 기쁘면서도 이게 최종합격자 발표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맞다..
나는 이제 막 시작인 것이었다.
앞으로 한 달이라는 기간동안 인턴 실습을 해야 하고, 부서 실습 평가와 전환 면접이라는
두 개의 큰 산을 더 넘어야만 진짜로 기아자동차에 입사할 수 있는 것이다.
예전에 여러 회사들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면접에서 고배를 마실 때마다
'나는 면접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나의 진가를 다 보여줄 수 없었던 것 뿐이야' 라며 스스로를 위안했었는데
막상 이렇게 인턴 실습을 통해 한 달동안 나를 어필할 기회가 오니까 걱정 반, 기대 반이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인턴 하면서 나의 가능성을 보여줄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이 회사에서 떨어진다면 그냥 여기는 나랑 안맞는 곳이구나 라고 생각을 하기로 했다.
언제까지 한 회사에 매달리며 취업준비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정말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임해보기로 했다.
작성자 링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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