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도 엄마가 돈빌리니?

그냥 답답해서 적어봤어

우리집은 넉넉하지도 않고 찢어지게 가난하지도 않음. 아빠는 돈은 착실히 모으는 편인데 중간중간에 큰 사건이 많이 터졌었음. 여러모로 좀 안타까우심. 빚은 주담대 하나임

엄마는 돈을 못모으는 편임. 많이 감정적이고 의욕만넘치고 실속없는 타입임. 심지어 팔랑귀라 어디서 자꾸 이상한 정보에 흘려서 이상한거는 다했음. 화장품 다단계, 보험 영업, 계모임 다 손해보고 빚져서 사채까지 쓴 상황임. 엄청 감정적이고 멘탈이 약하셔서 그런지 예전에는 신천지 비슷한거에 홀려서 아빠 몰래 우리들 이상한곳으로 끌고가서 기도시켰음( 학교다닐때라 지역이 어딘진 모르겠는데 엄청 멀었음. 버스 하나 대절해서 단체로 이동했었는데 도착하니까 신도들 다 한복입히고 엄청 큰 지하에서 새벽에 1시간동안 기도시키고 절 시키고 찬송가 부르고 그랬던 기억이 남) . 안그래도 집안사정 어려운데 자꾸 빚만들어오니까 아빠랑 엄청 대판 싸우고 이혼까지 갈뻔했었음. 엄마가 다단계하면서 진 빚은 아빠가 다 갚아줬었음.

엄마 지금은 자영업하시는데 10년 넘게 장부 작성하실 줄 모르고 수익금도 생기면 바로 쓰심. 밀린 보험료나 이자같은거 내고 남은거는 자식들 쓰라고 일주일에 용돈 10만원씩 보내주심. 

엄마가 예전부터 자기 친구들한테 소액으로 돈도 자꾸 빌려서 친구들이랑도 좀 멀어짐. 

나는 엄마아빠 자금 상황을 세세하게 알고 있음. 엄마가 다 얘기해줘서 알음. 맨날 어렵다고 곡소리내고 심할때는 일부러 우리 들으라는듯이 이모들이랑 통화할때 큰소리로 돈없다면서 울때도 많았음. 그냥 힘들다고 울고 미안하다고 울고 울보임. 거기다가 몸도 허약함.. 

엄마 급전 필요하면 내가 조금씩 빌려주고 그랬음. 처음에는 2만원 5만원.. 내가 알바비나 장학금 타서 큰돈 들어오면 50,70도 빌려드렸었음. 갚는건 금방 갚긴했음.

지금은 내가 용돈도 못받고 취준하는데 알바도 못해서.. 300모아뒀던 청년우대저축계좌도 중도 해약하고 쓰고있었는데.. 엄마가 몸이아파서 일을 못하니까 또 내앞에서 죽는소리하길래 급전필요해보여서 그냥 내가 먼저 130 빌려줌. 그건 아직 못갚은상태. 동생은 대학생인데.. 용돈 못주니까 장학재단에서 생활비대출 150 받아쓰라고 말해놓고.. 그 돈도 나몰래 25만원 빌려갔더라. 엄마가 동생한테는 언니(나)한테 말하지 말라고 그랬다는데.. 진짜 돈빌려간것도 말하는것도 졸라 한심해보였음..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엄마 조건은 다 가지고 있는듯 경제관념 없고, 남 험담하는거 좋아하고, 딸들한테 아빠뒷담화, 쓸데 없는 빚 많고, 자기관리도 안하고.. 감정적이고.. 자식들한테 부모의 경제상황을 다 알려주는것 까지. 초등학생때부터 엄마 돈없어서 힘들다 소리 들어왔으니까..

최근엔 돈없다면서 보험료는 쓸데없이 너무 많이 나가길래, 무슨 보험을 그렇게 많이 들어놨냐 했드니, 혹시라도 자기 병들어서 죽으면 우리 돈 많이 타서 쓰라고 이런식으로 말하는데.. 환장하는 줄 알았다.. 이게 엄마라는 사람이 할 소리인가..

맨날 딸들한테 해주고싶은거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그러는데.. 입에서 미안해 미안해 소리 나올때마다 그 주둥이를 틀어막고싶음.

나 이제 막 사회초년생인데 지금도 마이너스상태인 엄마가 건강이라도 더 안좋아져서 병원비도 내가 책임져야하나 그런 비관적인 생각때문에.. 뭘 할맛도 안 나고 삶이 재미가 없음.  내가 1시간 넘게 걸리는 곳에 시험보러 간다고 얘기해도 항상 태워다 준다는 엄마의 말이.. 감사한게 아니라 집착으로 느껴져서 진이빠짐. 나도 쓰레기지만 그냥 한편으론 소녀같은 엄마가 좀 밉다.

그냥 자기 전에 너무 답답해서 글 써봤어.. 누구한테 말하긴 좀 그렇잖아. 간단하게 쓰려고했는데 불만이 너무 많았나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