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도치 않은 상처받았다는 분들과, 내용을 잘못 오독한 분들이 계셔서 약간 추가했어.
근데 엄청 열심히 글 다듬어가며 정리하고 쓸 시간은 없어서, 감안하고 대충 읽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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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고인물이지만, 우연히 여기 글이 구글피드에 올라와서 보다가... 댓글 쓴 게 (본의아니게) 너무 여기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얘기라 올려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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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이 취업하는 데 그냥 one of spec 같니? 선배가 알려 줄게.
한 사람의 성취가 능력*노력의 콤비네이션 함수라고 생각했을 때, 그 사람이 맥시멈으로 노오력을 했을 때 도달할 수 있는 한계치(능력의 절대값)를 가장 쉽고 간단히 알려주는 게 학벌이야.
왜냐면, 대체로 대한민국 학생들은 고3이나 재수 때 자기가 할 수 있는 노오력의 한계까지 밀어붙인다고 가정해도 크게 무리가 없거든. 물론 모든 세상사가 그렇듯이 예외는 있어. 하지만 통계적으로 가장 유의한 요소임은 달라지지 않아.
사회 나와서 여러 종류의 사람을 만나고 같이 일하다 보면,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이 사람이 얼마나 머리가 빨리 돌아가고 능력이 있는지 느낌이 딱 오거든. 그러고 나서 그 사람 출신 학부를 보면 딱 그 순서대로인 경우가 거의 99%야. 물론 아까도 말했듯이 예외는 있지. 하지만 그 소수의 예외를 놓치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추가 리소스를 투입할 가치가 있을까? 다른 조건도 제1종, 제2종 오류가 많을 텐데. 학벌은 가장 편리한 리트머스 종이야.
학벌이 변변치 않을 때 다양한 경험과 능력, 좋지. 그건 그 사람이 얼마나 정력적이고 노오력의 다양성과 수준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지. 그것도 정말 중요한 요소기에 그런 것도 보는 거야. 회사일에는 머리와 창의성이 필요한 일도 있지만 부지런한 손발이 필요한 경우도 많거든.
근데...
나중에 고민하겠지만. 똑게, 똑부, 멍게, 멍부 중에서
회사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뭐고 가장 싫어하는 게 뭘지 생각해 봤어?
나중에 회사에서 리더 만나면 가장 괴로운 게 멍부 리더일 거야.
회사에서도 가장 골치아플 수 있는 게 멍부 직원이야.
멍게는 아무 일도 안 하지만, 멍부는 사고를 칠 수 있거든.
직급이 낮을 땐 사고의 수준이 미미하니까 괜찮아.
근데 책임있는 자리로 올라갈수록 수준이 심각해지니까
멍부 스타일이면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에 한계가 생기지.
플러스로... 이건 학벌 이후에 생성되는 건데, 학벌이 좋은 경우 성격의 자신감과 꼬이지 않은 성격을 추가로 장착하게 되고, 학벌이 안 좋은 경우 열등감, 자격지심이 추가로 장착되는 경우가 정말 많아. 물론 그것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다 공존해서, 열등감이 겸손과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승화되는 무시무시한 경우도 (흔치 않지만) 있어. 이런 때 성취는 최고 학벌 발라버리게 되지.
여튼... 학벌 우습게 보는데 (나도 어릴 땐 우습게 봤어.) 알고보면 이거 되게 유용한 지표다. 기업들은 그걸 다 아는거야.
학벌 안 좋은 경우, 학벌주의라며 사회탓 기업탓 하지 마.
그냥 내 수준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이걸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지 전략을 세워.
(+)추가
음, 원글 쓰니인데 이게 난 엄연히 존재하는 학벌의 중요성을 애써 외면하거나 그걸 보는 사람을 올바르지 않다고 하는 몇명의 사람을 보고, 현실을 알려주려고 쓴 거였어.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상처받는 상황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에, (내가 너무 안이했네. 말한대로 내가 좀 고인물이라 요즘 어린 친구들의 절실함을 미처 고려 못했어. 빼박 나의 무심함과 실수임)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나는 요즘처럼 수시 같은 게 마구 커지기 전에 대학간 고인물이라 어디 구멍 잘 찾아서 고학벌을 운좋게 가는 케이스는 많이 못 봤어. 사실 굉장히 정직하게 내신과 수능과 면접과 논술 보고 간거지.
그렇다 해도 그때도 뭐랄까. 수능에 대박나서 평소 실력보다 잘 가는 애도 있고 수능날 망쳐서 몇등급 아래 가는 애도 있고 그건 늘 그런거야. 원래 실력보다, 노력보다 더 무서운게 운빨이거든.
무조건 학벌이 제일 중요하다? 내 말은 절대 그런게 아냐.
오히려 서울대 애들보다 연고대 애들이 좀 더 여러 면에서 좀 더 나은 경우도 많아.
(대체로 평균적인 수준에서) 서울대 애들의 사회성 부족과 외골수 느낌보단 연고대 애들의 사회적 영리함과 유연성,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 중요할 때가 많거든. (전술했듯이 통계적으로.. 라는 뜻임. 케바케 사바사지만 확률적으로.)
그래서 대체로 기업들도 대충 SKY 중에선 학벌로 차별은 안 해. 그 안에선 별로 구별의 의미가 크지 않더라고. 물론 개중에 일부 어떤 회사는 무조건 서울대 좋아하는 데도 있긴 해. 그 안에서 사회성 좋은 고대출신, 자기만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날라다녀.
그다음 서성한까지의 느낌이 있고, 그다음 인서울이나 (우리 시절이라면) 지방 국립대까지의 느낌이 대강 비슷한 게 있어.
고학력인데 별거 아닌 사람? 많지. 그런 케이스도 많아. 일단 취업하고 나면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은 공부할 때 필요했던 거랑 꽤 많이 다르거든? 눈치, 겸손, 다소 뻔뻔함, 필요할 때 비굴하고 굽힘, 낄끼빠빠, 자기희생, 조정능력, 유머, 호감가는 외모 등등등.
근데 공부 좀 잘했던 애들 중에 이런게 안되는 애들이 사회에서 잘 못 나가면 그때부터 흑화해. 자기보다 학벌 낮은 애가 더 먼저 승진하고 잘나가는 거 보면서 이 사회가 잘못됐다 나를 몰라봐준다 하면서 더 이상해져. 그러니 다른 사람들도 얘 싫어하게 되고 점점 더 고립돼. 그 사람이 나이 많이 먹고 내세울 수 있는 건 (수십년 전 성취해둔) 학벌 하나밖에 안 돼.
지금에야 학벌이 너무 중요해 보이겠지만...
노년에 내세울 게 학벌 하나밖에 없는 삶, 한 번 상상해봐. 얼마나 비참하니.
학벌보다 더 많은 걸 성취해 두어야 하는 나이, 생각보다 금방 오거든.
여튼 나 또 쓸데없는 쪽으로 말 길어지는 거 같은데,
요약하자면 학벌은 꽤 의미있는 개인능력에 대한 지표가 될 수 있는데
이것이 학벌이 제일 중요하거나 절대적이라는 말은 아니라는 거임.
지금 힘든 고비를 넘어가는 후배님들 모두 홧팅하시길.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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