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살았으면 좋겠는데 포기하고싶어

 

나는 원래 활기 넘치고 어딜가나 성격좋다는 소리듣고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고 성과도 잘 내는 사람이었거든

 

근데 학창시절에 부모님이 크게 싸우면서부터 

우울증이 생긴것 같아.

 

나한테 직접적인 폭력이나 폭언이 없어도

엄마한테 폭력, 폭언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걱정도 되고 겁도 나고, 그런 모습 볼 바에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 컸어.

 

그러다가 두분이 따로 살기 시작하면서

내 삶에 좀 안정기가 찾아왔던 것 같아.

다시 활기도 되찾아가고 취준도 하고 다시 열심히 살아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이제는 취업을 하고 금방 또 결혼할 나이까지 됐어.

근데 아빠가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어

너무 늦게 발견해버려서 손을 쓰기도 힘든 상황이래

 

그래서 나는 아빠가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아빠인데

하루만 더.. 한달만 더..이러면서 살게 해달라고 기도 하면서 살았다?

 

그 기도가 통했는지 상태가 좀 괜찮아졌어

완치는 안될걸 알지만, 그래도 식사도 못하시다가 이제는 식사도 하고 거동도 하시거든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엄마랑 둘이 병간호 하러 갔더니 또 폭언을 하는거야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았어

그 상황도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그 순간 내가 느낀 감정에 소름이 끼쳤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상태 안좋다는 말에 퇴근하고 1시간거리를 내내 울면서 운전하고

병원가서 아빠 얼굴 1초라도 더 보고,

제발 무사하라고 제발 임종이라도 지키게 해달라고 기도 하던 내가

 

오늘은 아..이럴거면..그냥 빨리 가시는게 어떨까

무심결에 그런생각이 들어버렸어

 

곁에 남은 사람은 가족뿐인데

어떻게 그 가족한테 저렇게 막대할까

본인이 아파서 그런걸까..

아니다 아무리 아파도 저렇게 할 수는 없는거다..

 

이런 생각들이 엄청나게 빠르게 지나가면서

나는 무엇을 기대하고 희망하면서

아빠가 하루라도 더 살길 바랐을까

그런 회의감이 밀려왔어

 

아빠한테 이런식으로 화내면 다시는 보러오고 싶지 않다고 말했더니

너한테 화낸거 아니고 엄마한테 화낸거래

 

나는 그게 중요한게 아닌데..

부모님이 싸우는것을 보고 듣기만 해도

그게 폭력이라고 느껴지는데 말야

 

그래서 자꾸

아빠라는 존재를 포기하고 싶어져

아빠한테 기대도 하고 싶지않고...

모르는 사람처럼 살고싶어져

 

다들 자기 삶에서

나에게 우울감을 주는 사람을 무시하고 없애고 싶어하잖아

 

나도 그렇거든

 

나는 그게 아빠거든

 

근데 가족이라 내 맘대로 연을 끊을 수도 없는데

 

곧 돌아가시면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로도 

엄청 자책할텐데

 

그럼에도 살게 해달라는 기도를

더 하고 싶지는 않은 복잡한 심정이다

 

너무너무 많이 울어서

배가 엄청 고팠어 ㅋㅋㅋ

 

그리고 어디 말할 곳도 없어서

여기 말해본다..!

 

나도 따뜻한 아빠 품에서

자라보고 싶다 ㅎㅎ

 

근데 아빠 죽을고비라고 연락왔을때는

그런 아빠라도

사랑한다고 못한거 후회되고

아빠랑 시간 못보낸거 후회되더라!!!!

 

링키들은 사진, 영상, 시간, 추억 많이 남겨랏

미워했어서 그런지

의사가 식 미리 준비 하라는데 영정 사진에 쓸 사진이 없더라 ㅋㅋ

 

암튼 푸념 들어줘서 고마워!!!

일요일인데 푹자고

내일 또 월요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