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근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됐어.(회사 일은 아니고 다른 업무!)
그런데 이게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방향과도 다르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업무 양도 아니고, 내가 기존에 추구하던 업무 스타일과도 너무 다른 거야. 심지어 그 안에서 내가 자율적으로 융통성 있게 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중이었어.(현타도 많이 오고, 매너리즘?이나 회의감이 느껴져서 밥을 먹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정도…ㅠㅠ)
그래서 주변에 상담을 많이 받아봤지,, 10이면 10 모두 다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해주더라구. 최근 들어 내가 너무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고, 웬만한 거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잘 해내는 편인데 이걸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스트레스를 감당 못하는 것 같다면서ㅜ
정말 중도 포기해야 하나 고민을 수도 없이 했어.. 요 며칠 계속 밤새 생각한 거 같아..! 정말 그만 두는 게 맞는지, 아니면 아직 초반이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그런 건지,, 주변에서도 다들 '네가 새로운 경험을 하려고 도전한 일이지만 지금 오히려 이게 너를 더 좌절시키는 것 같으니까 사정을 잘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해서 나오는 게 어떠냐' 이런 얘기를 많이 하셔서 흔들리기도 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이 일을 관두지 않고 계속 하려는 이유는 다음과 같아!!
1.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기회였을 수도 있다.
내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됐을 때, 이 사실을 알게 된 내 주변인이 말하더라구. "나 그거 예전에 지원했었는데, 광탈했었거든.. 부럽다, 잘 할 거야! 응원할게" 이 얘기를 듣고, 나에게 찾아온 이 기회가 누군가에게 정말 소중하고 간절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그런 기회를 포기할까 고민하는 내 모습이 좀 그렇더라구.. 소중한 기회인 만큼 아주 조금만 더 신중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느꼈어.(이미 신중히 고민은 많이 거쳤지만..!)
2. 나중에는 크게 후회할 수 있다.
내가 과거에 어떤 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해서 본선 진출 자격을 얻었는데, 그 때 당시에 병행하고 있는 일이 너무 많아서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나지 않아서 고민 끝에 기권했던 적이 있어. 그때는 기권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너무 후회되더라구. 왜 시작도 안해보고서 그렇게 기회를 스스로 뻥 차버렸을까 하고,, 심지어 그 분야가 내가 자신 있어 하고, 남들도 인정해주던 분야라 다들 내가 본선에 나가서 잘할 것에 대해서 기대도 많이 보내주셨었거든. 그런데도 힘들 거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기회를 저버린 게 몇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미련이 문득문득 남는 걸 보니 언젠가는 이 일을 포기한 것에 대해서도 후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3. 조금 더 강인한 내가 되고 싶다.
당연히 내가 생각한 일이 아니니 몸도 마음도 지치고, 마음을 다잡아도 쉽게 흔들리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포기해버리는 나약한 존재가 되긴 싫더라구. 내 자신을 돌이켜 보니, 나는 지금껏 힘들거나 두려우면 쉽게 포기하고 회피했었던 것 같기도 해. 나름의 변명이나 이유를 만들어서 말이야.. 내가 지금 힘들고 괴로운 건 사실이지만, 이것도 견뎌내야 비로소 성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언제까지나 회피할 수는 없으니까. 지금까지는 스스로 합리화해가며 '그래, 이건 나에게 맞지 않는 거였어. 포기하길 잘했어.'라고 생각해왔지만, 이게 언제까지나 통하진 않을 것 같아. 특히나 난 과거의 나보다 더 성숙해졌고, 그럼 성숙해진만큼 책임도 더 감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물론 이게 나중에 가서도 버티지 못할 만큼 괴로워지면 그때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놔줄 용기도 가져보려고..!)
사실,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남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라 '쟤 최근에 이 일 시작하더니, 금방 그만 뒀나 보네? 이제 안 하려나 보네?' 이런 얘기를 듣는 게 싫어서도 한 몫 하긴 해. 사람들한테 실패한 사람, 나약한 사람으로 낙인 찍히는 게 너무 두렵고, 그래서 남 시선을 신경 쓰다가 내 몸이 갉아먹히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이왕 마음을 다잡은 만큼,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려고..!
나 말고 다른 링키들도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하진 않았을지, 요즘 매너리즘에 빠진 링키는 없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서로 위안이 됐으면 해서 끄적여봤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다들 화이팅하자ㅜ
작성자 익명
신고글 포기할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GO 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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