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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일지 2부.
오전 9시. 방학을 한 동기들에겐 아직 자고 있는 시간일 수 있겠지만, 나는 그들보다 먼저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고 스펙을 쌓고 있다는 일종의 승리감을 가진 채, ‘나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야’ 라는 스스로의 망상에 빠진다. 하지만 겉은 번지르르 하지만 속은 비워있는 느낌이랄까. 내가 이 곳에서 하는건 거의 없다. 내 자리에 두 대의 컴퓨터를 놓아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 뿐. 그래도 인턴 따위지만 판교에 출근을 하는 일종의 직장인 코스프레를 하기 위한 테이크아웃 커피 한잔을 내 자리에 놓는다.
오늘 올라온 회사 관련 뉴스 기사를 찾아본다. 혹시 우리 회사 비방 글이 있는지, 우리가 배포한 보도자료의 수치와 기자가 올린 수치가 일치한지 확인을 한다.
아, 어제 밤에 어떤 악질 매체가 우리 회사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낮았던 우리 회사의 공시 보도 자료를 근거로 미래와 가망이 없다는 기자의 사견이 듬뿍 담긴 악질적인 기사. 사실 이 언론 기사는 악질 매체로 유명하다. 비방과 비판 사이를 줄다리기 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회사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아주 잘 심어주는, 가스라이팅 글을 정말 잘 쓰는 매체다. 기업이 해당 언론사를 구독하면 기사를 삭제해주는 구조로 알고 있다.
상무님이 말씀하셨다. “보도자료로 덮자”
그렇다. 우리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수십 개의 보도자료를 미리 작성 해놨다. 악질적인 기사가 올라오면, 우리가 만들어 놓은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뿌려서, 우리 회사의 긍정적인 이미지들로 가득 한 기사들이 그 악질 기사를 밑으로 내려버린다. 그렇게 그 기사는 묻히게 된다.
판교에 있는 IT 회사도 이런데, 엔터테인먼트나 다른 언론사는 얼마나 이 일을 자주 할까 생각이 들었다.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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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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