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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이야기방 (익명)

학벌 돈 워라밸 대기업 전문직에 "왜"그렇게 매달리냐 ㅋㅋ

https://community.linkareer.com/jayuu/5922403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 제목을 다소 자극적으로 썼습니다. 이해 부탁드려요)

 

저는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저는 군대에서 책 한 권을 읽고 경영 컨설턴트라는 지금의 직무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그 단어가 머릿속에 박힌 그날부터 제 진로는 정해졌고, 전역 후 대학원 진학을 준비했으며 공부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처음에는 맥킨지나 보스턴 컨설팅 그룹 같은 이름 있는 곳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대학생 시절 휴학을 하고 대외활동을 하면서 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자기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빛났습니다. 일하는 모습이 빛났고, 일에 대해 말할 때의 눈빛이 빛났으며, 일이 끝난 뒤에도 계속 그 일을 생각하는 표정이 빛났습니다. 저는 그 빛을 보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저또한 찾고 싶었습니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삶을 지향하는지를요.

 

이 발견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운이 좋았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지금 막 사회로 나가려는 청년들에게 이 이야기를 미리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헤매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존감은 닳고, 가능성은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어떤 비판도, 훈계도 아닙니다. 같은 길을 먼저 걸었던 한 사람이 보내는 진심 어린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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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금 '쉬었음' 상태로 분류되는 청년들이 결코 게으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2026년 2월 기준,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 쉬었음 인구는 48만 5천 명입니다. 청년 고용률은 22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20~30대를 합산한 쉬었음 인구는 작년에 처음으로 7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 증가세를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구조적 이유도 명확합니다. 대기업 정규직 청년의 시간당 임금은 2만 125원, 중소기업·비정규직 청년은 1만 4천 66원으로 43%의 격차가 존재합니다. 첫 직장이 어디냐에 따라 평생의 임금 곡선이 달라지는 사회입니다. 정년 60세 법제화 이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는 2.46배 늘었지만, 청년은 1.36배 증가에 그쳤습니다. 자리가 비어야 들어가는데, 자리가 비지 않습니다.

 

그러니 청년들이 대기업과 전문직에 매달리는 현상을 단순히 그들의 잘못으로만 돌릴 수 없습니다. 이건 정말로 어려운 시대입니다. 먼저 인정하고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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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어려움을 인정하고도, 청년들에게 한 가지 질문만큼은 끝까지 던지고 싶습니다.

 

"왜 그곳에 가고 싶습니까?"

 

대기업이든, 전문직이든, 어디든 좋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가고 싶은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연봉'과 '워라밸'과 '안정성' 너머의 이유여야 합니다.

 

직장인은 하루 24시간 중 평균 8시간을 회사에서 보냅니다. 출퇴근 시간을 합치면 10시간이 넘을 것입니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 깨어 있는 시간으로 계산하면, 인생의 절반 이상이 일과 함께 흘러갑니다. 한 번 더 강조합니다. 인생의 절반 이상입니다.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인데, 단지 '연봉이 높아서', '워라밸이 좋아 보여서',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남들이 다 부러워해서'라는 이유로 결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인생의 절반에 대한 결정을 외부에 맡기는 일입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후반의 사회 초년생이, 입사하기도 전에 '워라밸'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따지는 것이 정말 맞는 것일까요? 물론 워라밸은 중요합니다. 번아웃을 방지하고(개인적으로 번아웃..이란 말도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개념입니다. 그러나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전제하는 세계관 자체를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워라밸이라는 단어는, 일과 삶이 분리된 두 영역이라고 가정합니다. 일은 견뎌야 할 것, 삶은 누려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일이 늘어나면 삶이 줄고, 일이 줄면 삶이 는다고 봅니다. 그런데 자기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분리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일이 곧 삶의 일부이고, 삶이 곧 일의 자양분이 됩니다. 일과 삶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을 때에도 사람은 빛납니다. 워라밸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는 내 일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직시해봐야 합니다. 극단적이란 거 압니다만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가합니다.

 

20대 사회 초년생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워라밸 좋은 회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일과 삶의 분리가 필요 없을 만큼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입니다. 그게 안 되면 평생 워라밸을 따져야 합니다. 그리고 워라밸을 평생 따지는 인생은, 솔직히 말해 절반의 인생을 견디는 인생입니다.

 

2024년 사람인이 1,12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7%의 기업이 1년 이내 조기퇴사자를 경험했습니다. 신규 입사자의 평균 28.7%가 1년을 못 채우고 떠났고, 평균 근속 기간은 5.2개월에 불과했습니다. 절반 가까운 44.7%는 3개월도 못 넘겼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왜 떠났는가'입니다. 인사 담당자들이 꼽은 조기 퇴사 이유 1위는 '직무 적합성 불일치'로 58.9%였습니다. 2위가 '낮은 연봉'(42.5%), 3위가 '사내 문화 부적합'(26.6%)이었습니다.

 

낮은 연봉이 1위가 아닙니다. '직무 적합성 불일치'가 1위입니다. 이 일을 왜 하는지 모르고, 이 일이 자기와 맞는지 확인하지 않고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토록 어렵게, 수십 번의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거쳐서 들어간 회사를 5개월 만에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게을러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사람들이 다시 '쉬었음 청년'으로 분류됩니다. 악순환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말씀드립니다. 취업을 서두르기 전에 '왜'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빠른 길입니다.

 

또 하나, 청년들이 자주 놓치는 본질이 있습니다. '기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기업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곳입니다.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존재할 이유가 없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도 결국은 고객을 위해 일하는 사람입니다. 이 단순한 본질이 빠지면, 회사 선택의 기준은 자연히 '내가 무엇을 받느냐'에만 머무르게 됩니다.

 

받는 것만 보고 회사를 고른 사람은, 회사 안에서도 받는 것만 봅니다. 그러면 일은 견뎌야 할 노동이 되고, 동료는 경쟁자가 되며, 고객은 귀찮은 존재가 됩니다. 그렇게 5개월이 흐르고 1년이 흐르면, 다시 이직 사이트를 열게 됩니다.

 

회사를 고를 때 두 번째로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회사는 어떤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그것이 내가 평생 도와주고 싶은 사람들인가? 그 회사가 가진 가치가 내가 가진 가치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회사라면, 그곳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본질적으로 좋은 직장입니다. 이 답이 분명한 사람은 어디에서 시작해도 결국 잘됩니다.

 

여기서 또 하나 단호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학벌과 스펙에 관한 진실입니다. 물론 학벌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의미는 청년들이 생각하는 만큼 크지 않습니다. 학벌이 보여주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이 사람이 지난 몇 년간 성실하게 공부했는가?' 그게 전부입니다. 영어 점수, 자격증, 인턴 경험도 마찬가지입니다. 다 그 사람의 어떤 단편을 보여주는 신호일 뿐입니다.

 

기업의 경영자나 인사 담당자, 영향력 있는 직급의 임원이 같은 자리에 두 사람을 앉혀놓고 면접을 본다고 가정해보십시오.

한 사람은 명문대를 나왔고 토익 점수도 높지만, '왜 우리 회사인지'에 대한 답이 일반적입니다.

다른 한 사람은 학벌은 평범하고 스펙도 화려하지 않지만, 우리 회사가 어떤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고, 그 문제에 자신이 왜 매료되었는지를 자기 언어로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입사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가 분명합니다.

 

직접 채용을 해본 경영자라면, 누구를 뽑게 될지 압니다. 학벌 좋은 사람을 뽑아도 어차피 일은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합니다. 그렇다면 가르칠 가치가 있는 사람, 가르치면 끝까지 갈 사람을 뽑게 됩니다. 학벌과 스펙은 면접실 문 앞까지 데려다주는 입장권일 뿐입니다. 면접실 안에서는 'Why'가 있는 사람이 이깁니다.

 

사이먼 시넥은 말했습니다. 위대한 리더와 위대한 조직은 모두 'What(무엇을)'이나 'How(어떻게)'가 아닌 'Why(왜)'에서 출발한다고요. 이 원칙은 조직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워런 버핏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이미 재정적으로 독립했다고 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라. 그렇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은, 노년을 위해 섹스를 아끼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쉬고 있는 청년에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에게, 막연히 대기업과 전문직을 향해 달리고 있는 청년에게 한 가지를 권합니다. 노트를 펼쳐 단 한 줄을 써보는 일입니다.

"나는 ___의 일을, ___한 사람들을 위해, ___한 이유로 하고 싶다."

 

참고로 제가 채운 한 줄은 이렇습니다.

"나는 경영 컨설팅의 일을, 중소기업의 경영자들을 위해, 그분들의 회사와 사람들이 빛나도록 돕고 싶다는 이유로 하고 싶다."

 

이 한 문장을 채우는 데 한 달이 걸려도 좋습니다. 일 년이 걸려도 좋습니다. 차라리 이 문장을 못 채운 채로 취업하는 것보다, 이 문장을 채운 뒤에 취업하는 것이 훨씬 빠른 길입니다. 이 문장이 분명해지면, 어떤 회사를 선택해야 할지,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할지,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첫 직장이 중소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그 'Why'가 살아 있는 한 길은 반드시 열립니다.

 

저는 운이 좋아 일을 시작한 뒤 그 답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이 글을 읽는 청년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이 답을 찾아보길 바랍니다. 그것이 헤매는 시간을 줄이고, 진짜로 빛나는 일과 만나게 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믿습니다.

 

청년들이 빛나야 사회가 빛납니다. 그리고 그 빛은 언제나 'Why'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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