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교육에 대한 의문이 있었음. 가장 오래된 기억의 시작이 초2때쯤이었는데 그 때도 '왜 아빠는, 엄마는 저번에는 이렇게 말했으면서 이번엔 이럴까?' 이런 고민을 혼자서 엄청 했던 기억이 있음. 그게 점점 머리에 피 마르면서 초3, 중1.. 계속 그런 의문들이 쌓였음. 어떨 땐 혼나고, 어떨 땐 웃으며 넘어가고. 내가 잘하든 아니든 기분파인 아빠 눈치를 보는 게 많았음. 누나는 눈치 보는 성격 아니어서 아빠랑 많이 싸웠는데 나는 그런 게 너무 싫었거든. 싸우는 것도 싫고 내가 속상해지는 것도 무섭고. 그래서 눈치를 많이 봤음. 그렇게 평생을 살아오니까 회피, 불안형 전부 생기더라. 뭐 정병 수준 이런 건 아닌데, 안정형은 확실히 아님. 이게 내 의지로 되기 쉽지 않더라. 이런 성격 덕분에 다른 능력 면으로도 남들보다 뛰어난 부분도 많아서 한편으로는 고마움도 있음.
부모를 탓하는 건 성인부터는 없어야 한다 생각함. 내 노력으로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 그런데 기왕이면 내가 내 아이를 키우게 되면 일관되게 키워야겠다 생각했음. 어릴 때의 작든 크든 트라우마들과 행복한 기억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되는 거니까. 성인이 된 뒤로 쌓는 기억보다 훨씬 원초적인 요소들로 나를 구성해서 쉽게 지워낼 수가 없으니까.
내 아이 뿐만 아니라, 지금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도 그들의 양분이 될 수 있음에 항상 유의하며 살고 있음. 점점 그래서 입이 무거워지게 되는 것 같다. 그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 친구가 됐고, 연인이 됐고. 하지만 답답하기도 하다. 나도 때로는 상처주고 싶기도 하거든. 하지만 오늘도 어떻게든 좋게 좋게 가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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