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실패한 재수생 고민 들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재수하고 수능을 본 20살입니다.

평균 6등급에서 2등급까지 정말 많이 올렸습니다.

근데 결국 수능은 3~4등급의 성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정말 그 긴장감과 압박감을 이겨낼 수가.. 없겠더라구요...

 

정말 하루하루가 죽을 것 같습니다.

1년동안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제 몸이 아픈 것 보다 대학을 잘 가는 게 더 중요했습니다.

몸, 마음 다 버려가며 정말 하루 종일 공부만 했습니다.

죽을 것 같았고 너무 힘들었지만 "이렇게 하면 잘 갈 수 있겠지, 이렇게 하는데 어떻게 못 봐"하는 희망만 쫓으며 노력했습니다.

근데 결국 실패로 마무리했네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앞 길이 막막하고 암담해요.

음식 냄새만 맡아도 토할 것 같고 울어도 울어도 눈물이 마르질 않아요.

 

저는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원동력이 되어줄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 실패하니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네요.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이게 내 최선이고 한계라니

과연 내가 또 노력을 한다고 뭘 이뤄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어리석다는 걸 알면서도 머릿속을 뒤덮습니다.

 

삼수를 하기엔 1년동안 더이상 이렇게까지 열심히할 자신이 없고, 혹시나 또 실패할까 용기 내기가 두렵습니다.

삼반수를 해야 할지.. 

아님 그냥 대학을 가야 할지...

정말 고민이 됩니다.

 

저는 전자 공학과에 진학해 반도체 분야에서 일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지금으로서는 할줄 아는 게 공부 뿐이라 입시와 대학에 갇혀 있는 것 같습니다.

조언을 구할 분들이 주변에 없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뭘 선택하든 항상 제 편이니 뭐든 원하는대로 하라며 응원해주시고 

친구들도 사실상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도움을 얻기 어렵습니다.

 

제가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나가야 할지 너무 막막합니다.

관련 분야에 재직중이시거나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들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우선 대학에 진학한 후 삼반수를 하며 다시 수능에 도전해보는 게 좋을까요,

아님 그냥 대학에 다니며 다른 스펙을 쌓는 게 좋을까요?

 

(저는 여자이고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