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한옥 공모전] 2022 계획부문 입선 후기

슬슬 진로에 대한 고민과 스펙 쌓기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던 시기였던 지난 3학년 1학기,

우연히 가장 친한 동기 오빠가 제안한 공모전을 함께 시작하였는데, 드디어... 드디어 메일로 결과가 왔다.

요즘 면역력이 너무 떨어져서 여기저기 몸이 삐걱거리는 부분이 많고 신경 쓸 일이 많아 스트레스를 잔뜩 받던 시기였는데,

첫 공모전에서 나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급 기분이 나아졌다...^^

나의 첫 공모전이자, 첫 공모전 수상작이라 앞으로도 나의 포트폴리오를 돌아봤을 때 애정이 참 많이 가는 프로젝트일 것 같다.

[북촌이음길 – 주민 정주성을 위한 북촌로 8길 활성화 방안]

2022년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 계획부문 입선 (건축공간연구원장상 수상)

작품 최종 패널 사진

대지는 도심 속 조선의 역사를 품고 있는 북촌 한옥마을의 북촌로와 계동길에 위치한다. 사라져가는 한옥을 지금까지 지켜올 수 있었던 건, 북촌을 비롯한 한옥이 남아있는 터에서 삶을 살며 그 자리를 지켜온 주민들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역사를 품은 관광지로서 북촌은 ‘투어리피케이션’ (Tourification, 관광객이 몰려드는 오버투어리즘 현상으로 인해 주민들의 터전이 관광지가 되고, 기존에 살던 주민들의 주거 환경이 위협받는 현상)에 의한 피해가 적지 않다.

이 현상은 관광객들이 주거 중심지인 북촌로 위주로 방문하게 되는 경향 때문에 더 심해진다. 따라서 북촌로와 계동길을 이어 관광객의 동선을 계동길로 유도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주거 중심지에 인구가 밀집되는 현상을 완화시키고자 하였다. 북촌로의 필지에는 주민들을 위한 근린생활시설이 부족했던 북촌의 특성을 보완하고자 전통시장과 상업시설을 계획하였고, 계동길의 필지에는 관광객을 위한 복합문화시설 공간을 각각 제시하였다. 따라서 관광객들이 북촌로에 형성된 매스의 형태에 따라 동선을 이루게 하여 자연스럽게 상업 중심의 계동길로 발을 옮기게 한다.

한옥은 수천 년의 역사 동안 처음 모습이 그대로 지켜진 것이 아니다. 시대에 따라 약간의 변화를 거치며 전통을 유지해왔고, 이 또한 한옥이 현대까지 지켜질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계획에서 두 필지를 연결해 주는 브릿지를 만들어 필지 간 흐름을 끊기지 않고 연결되도록 한 것도 보편적인 한옥 전통은 그대로 유지하되 시대와 필요에 따른 변화를 주어 전통을 유지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도를 담았다.

따라서 오버투어리즘 현상으로 인해 2순위가 되어버린 주민들의 삶을 우선시하면서도, 동시에 관광객을 주거 중심의 지역에서 상업 중심의 지역으로도 유도하고, 관광객들 또한 북촌 내의 다양한 공간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계획안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북촌을 지켜온 주민들의 정주성을 유지하여 한옥의 생명력도 지속되길 바란다.

사실 첫 공모전에, 주변에 아는 선배들도 많지 않아서 물어볼 곳도 없고, 맨땅에 헤딩하듯 공모전을 준비했었다.

특히나 이번에 참가했던 공모전은 전통 한옥 전공자가 대다수 입상하는 한옥 공모전이었고, 나는 한옥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그냥 일반적인 건축학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맨날 현대식 콘크리트 건물만 보고 설계했던 터라, 한옥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옥을 구성요소별로 다 쪼개가며 처음부터 공부하고 공모전을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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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 그런가, 공모전에 대한 기대가 참 많아서 조금 더 높은 상을 노려보고 싶었는데 약간 아쉬운 감정도 크긴 하다.

그러나 어떻게 첫 술에 배부르겠냐는 말이 있는 것처럼, 다음 공모전은 이번 경험을 토대로 더 성장하고 발전된 모습으로 더 훌륭한 결과물을 내고자 하는 의욕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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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건축학과 가겠다고 할 때 반대하셨던 부모님, 아직도 건축을 못마땅히 여기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 말 안 듣고 건축을 선택한 딸내미,,, 3년 내내 지원해 주시고, 이해해 주셨기에 이렇게 조금이나마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최고의 동료, 현민오빠에게도 무한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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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도, 북촌에 사이트 답사를 갔을 때, 한옥지원센터라는 곳에 가서 살짝 질문만 하려고 했었는데 아예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시며 북촌 한옥 사업에 대해 오랜 시간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셨던 북촌 한옥 지원센터 관계자분들께도 정말 정말 감사를 표한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이 작품도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덕분에 공모전 처음 준비하던 단계에서 큰 용기와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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