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나리오 공모전. 글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이들이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을 영역이다. 그러나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열정을 쏟아 넣었더라도 돌아오는 무심한 결과 때문에 때로는 공모전을 준비하는 일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일처럼 허망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기성 작가들의 영역이 아닌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분명 가능성은 있다. 2018 칠곡 역사·문화 스토리텔링 전국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염지원 양(숙명여대 4학년 한국어문학부에 재학 중)을 인터뷰해보았다.
-안녕하세요, 지난 2018년도에 있었던 ‘칠곡 역사·문화 스토리텔링 공모전’에 입상하셨는데요. 입상 내역이 어떻게 되셨는지, 또 상금이나 상품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2018 칠곡 역사·문화 스토리텔링 공모전’에 단체로 참가해서 우수상을 받았었고, 상금은 100만원 이었습니다. 상패도 받았었는데, 상패는 하나밖에 되지 않아서 조원들 중 가장 갖고 싶어 하는 분께 드렸습니다.
-대단합니다. 늦었지만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 드립니다. 개인이 아니라 단체로 참가하셨다고요? 수상 소식을 듣고 기분이 어땠나요?
기분은 정말 좋았었죠. 친구랑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가 갑자기 기자님의 연락을 받게 되었었는데, 너무 기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었어요.
-공모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여쭤볼게요. 경북에 위치한 칠곡군을 소재로 지역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창작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죠?
네. 칠곡군과 관련되어 있는 역사와 문화 등을 비롯한 거의 모든 것이 소재가 될 수 있었어요. 소설 분야와 시나리오 분야가 있었고, 소재 선택은 자유였습니다. 자료 조사를 하던 중에 칠곡군이 ‘호국 보훈, 독립 유공자’ 등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희 조도 호국 보훈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는 소재를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설 형식(스토리텔링 부문)이었나요? 아니면 시나리오?
단편 소설 분야에 참가했습니다.
-분량에도 제한이 있었나요?
적정 분량은 ‘200매 원고지 50매 이내’였는데 최종 작품은 80매 가까이 되었던 것 같아요.
-출품한 작품이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조금 듣고 싶은데요. 작품 제목은 무엇이었나요? 제목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작품 제목은 ‘봉서(鳳栖) 임봉선’이었고, ‘봉황이 깃들다’라는 호를 가진 독립운동가 임봉선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봉서’라는 임봉선의 호는 저희 조가 임의로 지어냈던 것이었는데, 임봉선의 ‘봉’ 자가 봉황 봉 자 이기도 했고, 임봉선의 용맹했던 활동을 봉황에 빗대어 표현하고 싶었기도 했습니다.
-작품의 간단한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일제강점기 때 신명여학교의 교사였던 칠곡 출신 독립운동가 임봉선(林鳳善)은 일제 헌병 경찰들의 폭력적인 모습에 시들어가는 조선인들을 보며 독립의 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에서 3월 1일을 기하여 만세 운동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동료였던 박제원(朴齊元)과 김무생(金武生) 등과 함께 신명여학교의 학생들을 이끌고 1919년 3월 8일,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경상 지역의 만세 운동에 참여하게 됩니다. 비록 이 독립 운동으로 임봉선은 일제에 의해 투옥되고 출소 후에도 고문의 여파 때문에 독립의 날을 맞이하지 못하고 죽지만, 그녀의 기상은 살아남아 민족의 자주적 기량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과 상상이 적절하게 가미된, 전기 소설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개인 창작이 아닌 만큼, 창작할 때 의견 충돌이 충분히 있었을 거라고 예상이 되는데요. 해야 할 몫을 나누는 데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네 명이서 한 편의 글을 완성해야 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각자 ‘기승전결’ 중 한 부분을 맡아서 서술하기로 했고 릴레이식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완성된 초고는 도저히 단편 소설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에 한 명이 전체적으로 글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자진해서 그 일을 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경북 칠곡군이라는 장소가 무척 낯선데요. 이 지역에 대해 사전지식이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낯선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나갔나요?
칠곡군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사이트를 샅샅이 조사해서 정보 수집을 꼼꼼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칠곡군과 관련된 역사, 유래, 마스코트, 지형 등에 대해 공부한 다음에 스토리라인을 잡아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공모전을 마친 지금, 돌아보면 이 활동이 개인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해당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생겼나요?
칠곡군에 대해 전혀 모르던 제가 그 지역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수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애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관심이 조금 생긴 것 같습니다. 상장 수여식 때 직접 칠곡군에 가보았을 때도 제 소설의 배경이 된 지역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신기하기도 했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공모전을 통해서 스토리텔링이 가지는 힘을 느낀 바가 있나요?
이야기를 통해서 한 지역의 역사를 알리고, 모두가 알지 못했던 여성 독립운동가의 활동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매력적인 일입니다. 현재의 이야기를 짓는 일에 익숙했던 제가 과거의 이야기를 지어서 사람들에게 역사인식을 일깨워줄 수 있었다는 기쁨이 큽니다.
-본인의 작품이 칠곡군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사용된 것 같다고 느끼나요?
안타깝게도 출판까지는 하지 못해서 제 작품을 심사위원 분들 이외에 다른 사람들이 읽어주시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그 외에 자유롭게 할 말이 있다면!
입상 가능성이 있느냐를 떠나서, 공모전에 도전하는 일은 본인의 가능성을 더 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 본 공모전과 같은 혹은 비슷한 공모전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TIP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창작하는 단계에 들어서기 전까지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시고, 본인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지 생각해보세요. 글감은 공모전 주최 측에 의하여 처음부터 주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포괄적인 항목 아래에서 스스로 정해야하기 때문에 소재 선택에서도 신중을 가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저처럼 단체로 참가할 경우에는 무조건 상호협력이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인터뷰를 진행하며 염지원 양의 수상 전략은 해당 주제에 관한 꼼꼼한 사전 조사 그리고 함께하는 팀원들 간의 협력 관계에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작품을 완성해보는 것도 좋지만 좋은 사람들과 힘을 합쳐 공모전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준비 과정에 더욱 활력이 넘치고 결과로 찾아오는 기쁨도 배가 될 것이다.
인터뷰 진행 및 작성: 링커리어 마케터 1기 한수진
작성자 플라타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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