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가장 기억에 남고 의미가 있는 활동을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코 이 공모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많은 대외 활동 중에서도 이번 모의무역위원회는 가장 수준이 높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었음을 말해주고 싶다.
2023년에 진행하는 모의무역위원회 공모전은 무역 분쟁 혹은 법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꼭 마음 맞는 동료들과 함께 참가를 권유한다!
참가 방식 |
참가자격은 총 10명 내외로 무역 / 국제통상 / 법학 전공을 가진 대학생이 팀으로 출전하게 된다. 다만 전공의 제한이 엄격하게 있는 편은 아닌 듯.
덤핑, 보조금, 지재권(상표, 특허) 침해 등 불공정무역행위로 인한 산업피해조사 / 판정에 관한 사례를 15분 이내 영상물로 촬영해 제출해 각 참가자들과 경연을 하게 된다. 무역위원회 과정을 삽입해 무역구제사건 쟁점이슈에 관한 조사 및 재판 과정을 다루는 것이 핵심!
예선에서 총 6팀이 선별되고 본선에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이 나누어지는 방식이다. 이번 2022년에는 20팀 이상이 참여를 했다고 들었기에 경쟁이 치열한 공모전이라고 할 수 있다...
참가 계기 |
나는 처음에 이 공모전의 개최에 대해 알고 있지 못했다. 이번 년도에는 사업이 바쁘기도 하고, 기존에 하고 있던 GTEP 대외 활동과 전공 공부 등 꽤나 바쁜 삶을 살고 있었다. 어느 날 GTEP 기수 중 한 명이 이 공모전에 함께 참여하자는 의사를 표현했고 그때서야 공모전을 인지했다.
정말 매력적인 공모전이었다. 건국대 국제무역학과에는 현직 관세사로도 활동 중이신 최권수 교수님이 재직하고 계신데, 나는 이 교수님의 수업인 '무역관계법', '관세평가', 그리고 '무역상품학' 등의 수업을 전부 들은 한 명의 열렬한 팬이다. 무역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품목'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대외무역법, 관세법, 외국환거래법 등의 다소 접근하기 어려운 법 관련 녀석들에게 내가 친근히 다가가도록 도와주신 분이다.
이러한 법을 기반으로 무역 속 품목의 불공정무역행위를 주제로 하는 공모전이라니, 참가하고 싶은 의지가 컸다.
그래서 우리 팀은 뜻이 맞는 총 7명으로 이루어져 참가를 하게 된다.
과정 |
공모전의 경우, 어떤 주제를 잡느냐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주제를 가지고 내용을 조사한 후 대본을 작성하고, 영상을 촬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불공정 무역행위 속 어떤 포인트를 강조하고 싶은지, 영상에서 어떤 의미를 담고 싶은지에 대한 기초적인 틀부터, 구체적인 쟁점 속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주장이 논리적이고 정확한 주제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7명이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주제를 가져와 발표를 했다. ㅋㅋㅋ.. 나는 중국산 플로트 판유리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들고 왔는데, 이는 과거 이미 심사된 건에 대한 연장이 주 내용이었다. 내용은 상당히 알찼지만 영상으로 표현하기에는 어려웠다고 판단해 스스로 물러났다.. 하지만 내용 조사는 열심히 했기에 아직까지도 내용은 생생하다. 우리 나라의 독점적인 판유리 시장이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동남아에서 수입 혹은 우회수입하고 있는 판유리에 대한 정도가 어느정도로 심각한지에 대해 재미있게 조사했었던 것 같다.
하여튼 판유리 이외에도 볼펜 일부에 들어가는 스테인리스, 세탁기 등의 반덤핑 주제, 그리고 상표권, 디자인권 침해를 한 귀여운 버스 미니 시간표 등의 주제도 툭툭 튀어나왔다. 역시 우리팀, 전부 다 안목이 좋았고 언뜻 결정하기 어려운 우리는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
주제는 '중국산 폴리에스테르 장섬유 완전연신사(FDY)에 대한 덤핑방지관세 부과'였다.
주제의 적정성,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티키타카를 기반으로 한 영상미, 재판 과정의 논리, 자료의 양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아주 좋은 소재였다.
시나리오에 있어서는 자료를 훑어보며 기가 막힌 전개가 번쩍 생각난 것이 있어 팀원들에게 말했고, 초기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해 큰 시간을 들이지 않고 방향을 잡았다.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조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콘티 및 대본을 1차적으로 완성됐을 때
사실 아쉬운 부분들이 꽤 보였다. 이에 대해 팀끼리 서로 의논하고 토론하며 영상을 촬영하기 전에 3번은 더 수정을 한 듯 하다.
이후의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동종유사 물품 여부에 대한 재판 내용을 거의 생략하다시피 했는데 괜찮을까?
국내 산업 피해에 대한 내용이 주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 일부 품목의 포함 여부에 집중하고 있어 주객전도가 된 느낌이야.
조사관이 무역위원회가 열리기 이전에 조사하는 모습이 대본에서 너무 약한데 어떡하지?
이러한 내용 이외에도 아주 사소한 피해 사실에 대한 지표 관련 데이터나 대사의 적정성, 문맥의 흐름 등에 신경을 썼던 것 같다.
그 후에는 촬영 날짜까지 필요한 소품 등을 준비했다. 중간고사에 GTEP 업무에, 다들 참 바빴지만 공모전의 의지가 있어서 이렇게 준비가 됐던 것 같다.. 정말
촬영은 같은 대학을 다니는 만큼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강의실을 여러 곳 대관해 진행했다.
배너까지 준비하는 우리의 철저함... 공모전의 경우 모의무역위원회이기 때문에 실제와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했다.
누가 보면 진짜인줄 알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MI지만 본래의 중국산 FDY 덤핑관세부과 건에 있어서도 신청인의 경우 특정 기업이 아닌 섬유와 관련된 국내 협회였다. 이러한 특징을 살려 시나리오를 작성했고 2023년 기준으로 창립일이 60주년이 되는 것을 포착해 이런 배경이 나오게 되었다. (내 아이디어^^)
배너 붙이려고 사다리까지 빌려서 동원.. 우리의 열정이다.
여튼 하루종일 영상을 찍고 영상 편집에 들어갔다. 우리 팀원 중 편집 프로그램을 정말 잘 다루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정말 고생을 했다. 다시 한번 여기에서라도 못 보겠지만 박수를 쳐준다. 짝짝짝짝짝
다만 편집에 있어서도 하는 도중 계속해서 공유하며 서로 의논 및 수정이 필요한 부분과 추가할 부분, 삭제할 부분 등에 대해 계속 이야기가 오갔다. 처음 영상을 편집했을 때 거의 25분이 넘게 나왔기에 필요 없는 부분을 자르고 배속을 늘리고 하는 등 영상을 최대한 압축하는 것이 참 고생이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영상은 정말정말정말 기쁘게도 1차 예선을 통과한 6개의 작품 중 하나가 되었고
우리는 본선에서 질의응답 및 심사를 받게 되었다.
3학년 2학기 다니는 동안 한번도 공결을 안해본 내가 이번 학기는 예비군, 공모전, 경진대회 등으로 3번이나 공결을 해봤으니 이 또한 신선한 경험이었다... 수업 안 들으니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본선이 중요하지! (원어 강의라 사실 안들어도 크게 상관이 ㅎㅎ..?)
와.. 근데 2차 본선이 생각보다 .... 뭐랄까 어려웠다. 그냥 각 팀의 영상을 시청하고 훈훈하게 순위를 매기는 거로 생각했지만..?
심사위원분들의 아주 날카롭고 때로는 창의적인 질문들이 우루루 쏟아져나와 정말 당황을 했던 것 같다.
다른 팀들의 영상을 보고 '우와..' 하고 심사위원분들의 질문 세례를 보고 '허걱..'하고 반복했다. ㅎㅎ
결과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우수상부터 발표하는데 우리 이름이 안불리니 점점 기대가 부풀어올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우수상 나오는 순간 다들 환호를 지르고 이모티콘으로 가렸지만 다들 이모티콘처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후기 |
공모전의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도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었기에 그만큼 진지하게 임한 공모전이었다. 중국산 FDY의 덤핑방지관세 사례 하나를 정말 몇번이고 읽고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은 무역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나조차도 사실상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단순히 전공책에서 나오는 덤핑방지사례 부과는 그냥 내용이 요약돼있고 한번 보고 지나가는 정도에 그쳤다.
중국산 FDY 사례를 보며 무역 간 거래에 있어 각국의 상황을 차분히 바라볼 수 있었다. 중국산 FDY의 수입이 한국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이 수입이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기에 적절한 사안인지, 최근의 중점이 되는 사안은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법에 근거한 분석과 기업의 의견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해야함을 느꼈다.
신청인뿐만이 아니라 피신청인이 내세우는 주장을 읽는 것 또한 신선한 시각을 내게 부여했던 것 같다. 양측의 의견이 적정한 합리성을 지닌 채 대립되는 상황에서 무역위원회 혹은 이를 근거로 내세우는 변호인, 그리고 판결의 과정 속 신중함을 배우기도 했다. 의견이 충돌되는 각 기업의 입장을 정리할 때의 중소기업의 모습이 아직도 마음에 있다.
가장 말하고 싶은 후기는, 이 공모전의 본선 과정이 정말 온몸에 전율을 흘리게 할 정도로 짜릿했다는 것이다. 6팀 모두 너무나도 수준이 높았고 그들의 답변과 영상의 의도, 그리고 불공정무역행위의 조사 내용 속에 감탄을 몇번이고 했다. 우리팀 또한 다른 팀에게 같은 모습으로 보였을 수도 있지만, 내가 보는 경진팀들은 멋있었다. 각 영상이 끝나고 치는 박수는 내 진심을 다하는 박수였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 쉽게 말하면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 ㅋㅋㅋ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최고로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공모전이 나에게 어떤 바람을 불어다줄지 기대가 된다.
마지막 사진은 우리가 만든 소품 중 하나! 그냥 보면 진짜 기사인 줄 알겠다.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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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링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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