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 글이 긺
2021년 11월부터 팀원들과 제8회 법무부 법령경연학술대회 준비를 시작해서
3달간의 대장정을 거쳐 오늘 대학생팀 최우수상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따로 또 같이 최고의 역량과 시너지를 발휘해준 우리 팀원들에게, 142개의 팀 중에서 우리를 좋게 평가해주신 심사위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수많은 시간을 토론하고 생각하며 대회에 열정을 쏟아부었기에 기억나는 일화도 많고,
개정내용 한 문장 한 문장마다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우리의 논의내용들도 많다.
또 지금 이 순간의 느낌과 생각, 기쁨은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MJ언니의 바톤을 이어받아 일종의 후기이자 회고록, 비하인드를 써보려고 한다.
1. 기초작업 (11월~12월 초) |
작년 최우수상 팀에게 자문 구하기 |
이런 큰 대회를 나가는 건 처음이라, 준비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그때 많은 도움을 받았던 곳이
작년에 최우수상을 수상한 성균관대학교 팀이다. 정말 운이 좋게도, 감사하게도, 당시 내가 근로를 하고 있던 학교의 학생성공센터에서
같이 근로를 했던 HJ오빠가 바로 그 최우수상 팀이었다. HJ오빠는 유튜버여서 (채널이름 심야영화 / a.k.a 월클영화) 유튜브에
법령경연학술대회를 검색하면 HJ오빠가 만든 영상이 바로 나왔다. 그 영상을 보고, 채널에 들어가 다른 영상 썸네일을 보게 됐는데
어? 같은 근로학생 단톡방에 있는 분의 프로필 사진과 똑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주변에 이렇게 성공적인 선례를 남긴 사람이 있다니
너무 감사한 우연이라고 생각했고 막막한 부분에 대한 조언도 가능하다면 구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학생성공센터 근로는 같은
근로학생이라고 해도 근로요일이 다른지라 그때까지 한 번도 서로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HJ오빠의 근로요일에 찾아가서 말을
걸어봐야겠다고 결심했고, 작은 뇌물과 함께 세상 어색하게 말을 걸었다. (같은 근로학생이다 이번에 법령경연학술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실례되지 않는다면 몇 가지 조언을 구해도 괜찮을까.. 그런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웠을텐데도 흔쾌히 대회준비에 도움을 주겠다고 해준 HJ오빠 (오 라임) 와 7회 최우수상팀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준비과정에서 받은 자료들과 조언이 든든한 기틀이 되었다. 망망대해를 건너야 하는데 처음에는 낚싯배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유람선에 올라탄 느낌. 준비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덜 헤매고 덜 고생할 수 있었다.
겸손왕 HJ킹
주제선정하고 (1차 위기) 진행목표 & 내용의 큰 틀 짜기 |
작년 최우수상팀 영상을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공고가 올라오기 전에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였다. 그래서 전년도
공지날짜보다 한 2주정도 이른 11월 12일에 처음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이때까지는 대회내용이 "법무부 소관의 법령 제정+개정"이었다.
사실상 자유주제다. 그래서 첫 회의때는 각자 관심있는 분야의 주제, 해보면 좋을 것 같은 주제들을 여러개 들고와서 그 중에서
몇가지를 추리기로 했다. 논의 끝에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과 관련하여 새로운 법령을 제정해보자는 결론이 나왔다.
그때 만들어간 주제제안 ppt. ppt에 미친자..
이땐 몰랐죠 우리에게 닥칠 위기
11월 회의에 준비해간 생각이자 지향점. SY아 너 최우수상 받았어!
그래서 다음 회의에서는 각각 조문을 분석해왔고, 도출한 문제점을 종류별로 분류해서 제정안의 큰 틀을 만들었다. 틀을 향한 약간의 집착이 있으며.. 큰그림이 생겨야 마음이 편해지는 나는 회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굉장히 즐거웠다. (만약 내년 법령경연대회에 제정안 제출이 가능해진다면
이런 방식으로 전체구조를 짜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이렇게 틀을 만들어놓고는 시험기간이었어서 각자 내용을 더 디벨롭시킨다음 시험 끝나고 다시 만나기로 했다. 1차 위기는 이때였다.
시험기간에 다급한 카톡이 왔길래 봤더니 주제가 "법무부 소관의 모든 법령" 에서 "6개의 대통령령"으로 한정되어버린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팀이 참여할 것인데 주제가 6개로 막히다니 아찔했다. 다들 약간의 패닉이었지만 일단은 접어두고 시험 끝나고 만나서 대책을 논의했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회의에서는 우선 6개의 시행령에 대해 각자 알아온 내용을 바탕으로 어떤 시행령을 개정할지를 정하기로 했다.
이때 나는 주임법을 제안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임법 하기를 정말 잘했다.
1차 위기 극복?
회의는 절반의 "아니 시행령 너무 막막한데? 어케함?"과 절반의 아이디어 제시 및 토론으로 이루어졌었다. ㅋㅋ 사실 오래된 기억이라 + 이후에
진행된 회의에서의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 이 초기 회의내용은 잘 기억이 안난다. 하지만 결론은 어쨌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제1주제로 잡고 다음 회의까지 자료를 조사해오기! 이때부터는 의견 수합량이 많아져서 본격적으로 구글 독스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상입법을 모두 복사해서 하나의 독스에 붙여넣은 다음, 각자 조문에 대한 문제의식을 메모로 달고, 제안사항을 적고,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 및
결론들도 전부 독스에다 적었다. (대회를 새롭게 준비하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드리는 방식입니다.)
2. 무수한 회의의 진행과 고뇌와 법령안 완성 (12월 중순 ~ 1월 말) |
밥먹듯이 회의 진행 및 내용완성 |
사실 블로그에 모든 회의와 그 내용에 관해 적을 수 있는게 개인적인 이상인데, 정말 너무 너무나 많은 회의를 해서 (처음엔 주3일 - 점점 거의
주5일 날마다 약 6~12시간 풀회의 - 마지막에는 민정언니 집 우리집에서 밤샘) 사실상 불가능할 것 같다. 이후의 회의가 진행된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개정의 큰 방향 설정하기 (2) 상임법 조문별로 문제될만한 사항 모두 집어내기 (3) 그 중에서 시행령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항
추리기 (4) 추려진 사항을 설정해둔 개정방향에 따라 분류하기 (5) 시행령을 통한 해결방안 아이디어 내기 (6) 현실적인 제약 고려하여 아이디어
수정하기 - 기본 내용 완성 (7) 기본 내용에서 추가할 수 있는 부분 생각 / 다시 보니 어색한 부분 재수정 - 수정본 완성 (8) 우리팀만의 차별점을
만들어줄 아이디어 추가 (별표, 부칙 등) 및 그 아이디어에 대한 수정보완 (Thanks to 석환) (9) 제안이유 1차 작성 및 PPT 제작을 위한 논리구상 (10) 법령안 1차 작성 및 PPT 1차 제작 (11) 제안이유 및 법령안 재검토, 수정사항 발견, 논의 후 방안 도출 (12) 재검토 재수정 재검토 재수정 재검토 재수정 재검토 재수정 재검토 재수정 재검토 재수정 재검토 재수정 재검토 재수정 재검토 재수정 재검토 재수정 재검토 재수정 재검토 재수정 (13) 표현, 문법 수정 (14) PPT 완성
이 과정에서 도출된 우리의 개정안의 주요내용과 그에 따른 세부 개정사항은 다음과 같다.
이렇게 주요내용을 요약한 페이지를 만들어놓고,
번호별로 따로 페이지를 만들어서 우리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설득력있게 심사위원에게 제시할지의 논리를 구상했다. (Thanks to BY)
여기 적힌 모든 아이디어들은 정말 기막히게 좋은 아이디어들이다. 수치를 임차인과 임대인의 상황에 유동적으로 맞추어 조정하고,
그 과정에서 임차인의 보호범위를 최대한 확대하되 임대인의 손실도 최소화하고, 기준 및 별표를 신설하여 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는 임차인에 대한 구체적 구제방안을 제시하고, 유명무실화되고 있는 제도의 효력을 다시 복구하는 등의 내용이다.
PPT 제작과 최종 제출 |
대학 4년동안 PPT에 미친 자로서 (4년간 모든 팀플의 ppt를 담당. 자료조사 똑같이 했어도 ppt 다른사람이 만드는거 못참아..) 이번 대회의
PPT는 아주 큰 의미로 다가왔다. (그래서 카테고리를 따로 뺐다 ㅎㅎ) 이렇게 좋은 내용을 우리가 만들어놓았으니, 이걸 효과적으로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것이 ppt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즈음 밤에 자기 전에는 계속 노트북을 켜서.. 내용을 쳐다보고.. 어떻게 하면 깔끔할까 논리적일까
이리저리 배치해보고.. ppt 초안 만들어보고... 만들다보니 최선이 아닌 것 같아서 몇 번 갈아엎고...
이렇게 고민끝에 생각해본 PPT 논리흐름은 (1) 개정의 배경 (2) 여기에서 도출되는 문제점 (3) 문제점의 근본원인 분석 (4) 이를 '시행령'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제시 (5) 적용시의 실질적인 변화 예측이었다. 감사하게도 팀원들이 자신이 파트를 맡아 이 논리흐름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꼼꼼하게 적어서 제공해주었다. 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내용과 안 맞는 ppt흐름을 조금씩 수정하고 초반 부분을 완성했다.
이런 흐름
(나는 PPT의 심미적인 부분에 매우 민감하므로.. 논리구상과 별도로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어떤 톤으로 제작할지, 메인 컬러 팔레트는 어떻게 할지, 글씨체는 뭘 몇가지 사용할지, 목차 디자인은 어떻게 할지... 처음에는 최대한 깔끔하게 흰바탕 + 녹색 청색 포인트 + 필기체와 고딕 혼용으로 PPT를 만들었다. 그런데 가독성이 마음에 들지 않고.. 작년 수상작 PPT와 비교했을 때 뭔가 공공자료같은 느낌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수정 끝에 최종적으로는 연한 회색 바탕 + 남색 흰색 진회색 포인트 + 연노란색 하이라이트 + 고딕체 2가지 혼용으로 PPT를 제작했다.)
회심의 픽토그램
1월 30일 제출 하루 전 최종 법령안을 완성한 뒤 남은 PPT 부분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때 멘탈이 약간 터져서 팀원들이 자신이 논리구상을
담당한 부분의 내용을 PPT에 추가해주었다. 체력만 됐어도 내가 다 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렇게 추가된 PPT에서
최종 법령안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을 추가하고 (논리구상 파일과 법령안 파일이 달라서 파일 간에 약간의 시차 아닌 시차가 있었다),
PPT터들이 매우 익숙할 행간 조정, 자간 조정, 글씨체 변경, 튀어나간 글상자 축소, 하이라이트 및 볼드처리, 아이콘 삽입, 색감조정 등등
작업을 거쳤고, 그렇게 완성한 ppt(새벽 4시쯤 완성..)를 모든 팀원이 다시 흝어보며 내용상 형식상 추가적으로 수정해야 할 부분을 찾아내서
수정했다. 이렇게 법령안과 ppt 최종본이 완성되고(새벽 5시~6시쯤) 꼼꼼한 형규씨가 다시 검토에 검토를 거쳐 최최종본을 완성했다.
(7시~8시쯤) 그리고 8시 5분쯤인가 다 같이 모여서 제출을 완료했다!!! (민정언니가 해 뜨기 전 새벽에는 다 끝날 줄 알고 축배용으로 들고
온 베일리스를 아침술로 먹었음 ㅋㅋㅋ)
어스름한 해가 뜨던 그때를 잊을 수 없다. 몇달 간의 준비과정이 모두 스쳐지나가면서 고생한 팀원들에게 감사하고, 심적으로 신체적으로
가라앉았던 2021년 하반기에 내가 무언가에 다시 열정을 쏟으며 다시 일어날 힘과 의미를 찾아갈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모든 과정에
감사했다.
3. 우리팀의 매력포인트 |
오늘 수상소식을 듣고 3달간 열어보지 않았던 법령안과 ppt를 다시 쭉 읽어보았다. 3달간 안보다 보니 준비할 때보다 좀더 외부자의
시선으로 자료를 바라볼 수 있었다. ㅋㅋ 그런 유사 외부자 시각으로 봤을 때 확실히 느낀 우리팀 법령안의 결정적 매력포인트 2가지!
1. 좌중을 압도하는 수식 |
놀랍게도 법령안이 맞습니다.
우리 개정안 곳곳에서는 위와 같은 구체적인 계산식과 수치를 발견할 수 있다. (Thanks to HG오빠) 법령안에 웬 수식이냐 싶겠지만..
어떻게 하면 변화하는 실태를 최대한 반영하고 실질적으로 임차인의 손해를 줄일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로 나온 정말 소중한 내용이다.
개정 조문만 본다면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내용들을 이렇게 구체적 수식으로 풀어내고, 수치의 의미를 설명함으로써 개정안의
완결성과 설득력을 비약적으로 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 심사위원의 마음을 살살 녹이는 웹툰 |
그리고 우리 PPT에는 마치 동물의 숲을 그대로 옮긴 듯한 따뜻하고 귀여운 웹툰이 등장한다. (Thanks to MJ언니) 웹툰을 그리자는 아이디어는
제출 하루 전날 (마지막으로 밤샌날) 에 번뜩 등장한 아이디어다. 법령안에서 월차임전환산정률, 관리비, 분쟁조정위원회 부분은 계산이나 특수한
상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글로만 읽으면 이게 어떻게 적용되는 건지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가상의 사례를 설정
한 뒤 (Thanks to 7회 최우수상팀) 문제점과 그 해결과정을 웹툰으로 풀어내기록 했다. 웹툰 작가를 맡은 MJ언니는 프라이빗한 책상에서
몇 시간이나 앉아서 하루만에 모든 웹툰을 그려냈으며, 정말 놀랍게도 퀄리티가 미쳤다. 오늘 오랜만에 PPT를 보면서 든 생각인데, 심사위원분들이
비판적인 마음으로 읽으시다가도 웹툰 그림을 보고 그 마음이 사르르 녹았을 것 같다는.. 희망섞인 추측 ㅎㅎ
다시봐도 너무 잘 그린 웹툰
4. 대회를 되돌아보며 |
이번 법령경연학술대회는 대학생활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해준, 특별하고 감사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경험이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이 아닌 우리 팀원들과 대회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는 것이 감사하다. 팀원들은 나에게 부족한 면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멋있는 사람들이다. 돈계산과 수치에 약한 나는 낼 수 없었을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꼼꼼하게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 데 약한 나는 찾을 수 없었을 핵심 자료들을 찾아내고, 뭐든 그럴수있다 될수있다 마인드로 보는 나는
찾아내지 못했을 오류와 문제점들을 찾아내주었다. 앞선 부분들에 대해, 또 현실적인 한계를 고려하지 못한채 아이디어들을 들고
왔을 때마다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 너무나 미안하고 고맙다. 결국 나는 팀원들이 있었기에 이 모든 것들을 거쳐 오늘의 값진
결과를 받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많이 모자라지만 그들의 역량을 조금씩이나마 닮을 수 있게 되는 것이 개인적인 희망이다.
멋진 사람들 멋진 우리팀 다시 한 번 최우수상 수상 축하해!!!
몇 번이나 말해도 모자랄.. 우리팀 법령경연학술대회 최우수상 축하해!!!
내가 그린 우리 팀원들
다들 뉘집 아들딸들인지 참 잘났다~~~
해당 게시글은 링커리어 회원님들이 남겨주신 소중한 후기입니다. 해당 게시글에 포함된 내용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 및 비하, 욕설이 담긴 댓글을 남길 시 무통보 활동정지 및 탈퇴 처리됩니다.
본 사이트의 합격후기 및 자료들을 무단 복제, 배포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 제 97조의 저작재산권침해죄에 해당하며, 저작권법에 의거 법적조치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작성자 링커리어
신고글 [제8회 법무부 법령경연학술대회] 최우수상 수상후기
- 욕설/비하 발언
- 음란성
- 홍보성 콘텐츠 및 도배글
- 개인정보 노출
- 특정인 비방
- 기타
허위 신고의 경우 서비스 이용제한과 같은
불이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