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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포천 전국 독후감 공모전] 성인부 우수상 수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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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수상작 모음집과 상장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상금(상품권 30만원)

지원 동기

2021년은 나에게 아주 지독한 해였다.

혼자 감당하기 버거운 양의 업무를 맡게 되어 사회생활의 회의감을 느낌과 동시에 수명 단축이란 이런 건가를 온 몸으로 느끼며 나를 갈아가며 일을 했었다. 출퇴근 왕복 3시간 거리, 잦은 야근(평일 22시 이후 퇴근), 주말 출근도 부지기수...

취미생활은 커녕 감당하기 버거운 일 더미 속에 마음의 여유도, 살기 위해 운동을 할 시간도 없었다. 나의 삶은 없었다고 보면 되는 해이다.

그렇게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펑'하고 터질 것 같은 나날이 반복되던 중, 감당할 수 없이 폭발하는 감정을 일기장에 끄적이게 되었다.(갑자기 글을 쓰고 싶었고, 몇 년만에 써보는 일기였다. 원래 나는 일기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웬걸...?' 무언가에 홀린 듯이 무려 4페이지를 쉼 없이 써내려가고 있었고, 글을 씀과 동시에 마음의 응어리가 조금은 풀리면서 상처 받아 어지럽게 뒤엉켜있던 나의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실마리를 조금씩 찾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맛있는 것을 먹거나 잠을 오래 자거나 산책을 해도 풀리지 않던 스트레스였는데, 글을 쓰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그러니까 초등학생 시절부터 글을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교내에서 열리는 글쓰기 대회에서는 늘 상을 탔고 글을 쓰는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다.(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휘갈겼다가 적절한 표현이겠다.)

그러나 그게 다일 뿐.

글 쓰는 게 좋아서 작가가 되고 싶다든지 매일 일기를 쓴다든지 혹은 실력을 쌓기 위해 책을 읽는다든지의 행위는 일체 없었다. 글쓰기와는 어떠한 접점도 없이 30여년 살아갔기에, 갑자기 이러한 경험을 한 것이 스스로도 참으로 놀라웠다. 일기를 쓴 그 순간부터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내 안에서 샘솟기 시작했다. 아마도 지쳐있던 내가 본능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글쓰기에 매달리게 된 것은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그러나 나는 강제성이 반드시 필요한 나약한 인간이기에, 글쓰기 공모전을 찾아헤매기 시작했다.

한 놈만 걸리라는 마음으로 검색에 검색을 거듭해 파도를 파던 중, 포천에서 전국 독후감 공모전을 시행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2021년 포천 전국 독후감 공모전 모집 포스터. 2022년에도 전국 독후감 공모전을 시행하였다.(얼마 전 마감)

책 선정

내가 선택한 독후감 대상도서는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백화점」 이었는데, 이미 공모전이 진행 중이었기에 마감일까지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던 탓에 마음이 급해져서 바로 서점에 들러서 책을 구매하였다. 공모전 준비를 늦게 시작했을 뿐더러 하루종일 직장에 매여있었기에 객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지만, 독후감을 쓰기 전에 빠르게 책을 완독부터 해야 했던 나는 출퇴근 길에 지옥철에서 간신히 자리가 나면 앉아서, 자리가 나지 않으면 서서 책을 읽었다.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은데, 그때는 발등에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기에 딴 생각 할 겨를 없이 그냥 직진했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썩 즐기지 않는데, 「달러구트 꿈백화점」의 소재가 신선하고 캐릭터들이 매우 귀여워서 책은 생각보다 더 빨리 술술 읽혔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어떤 주제의식을 가지고 독후감을 작성할지 갈피가 잡혔기에 읽는 것도 수월했고 독후감도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수월하다고는 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고, 몸은 잦은 야근으로 피곤에 찌들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였지만 피곤함도 느끼지 못하고 주말도 반납하며 하루종일 글을 써내려갔었다. 그리고 며칠간의 퇴고를 거쳐 마침내 독후감을 완성했다.

그 과정이 매순간 즐거웠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대체적으로 즐거웠고 아무리 힘들어도 계속 쓰고 싶었다. 그저 그러고 싶은 마음이 온전히 들었다. 이게 흔히들 말하는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만났을 때의 반응인가? 싶은 생각마저도 들었다.

사람인지라 수상에 대해서 아예 기대를 안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처음에는 내가 그 바쁜 와중에 책을 읽고 글을 썼다는 것에, 전국 공모전에 도전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혹시나~' 하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비집고 나왔고, 수상을 하게 된다면 내가 글쓰기에 어느 정도 재능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했기에 장려만이라도 받게 해준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앞으로도 어떤 형태의 글쓰기든지 계속 하겠다며 다짐했었다.

공모전 결과

아직도 이 문자를 받았던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내 인생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시기였기에 많은 고민들로 괴로워하던 평범한 나날 중의 하루였다.

문자가 왔다는 진동소리를 듣고 하루에도 몇 번씩 오는 광고 문자라고 여기고 별 생각없이 핸드폰을 보았었다.

그런데, 내가 장려도 아니라 우수로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보고 그 자리에서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됐다...진짜 됐다...!

여담이지만 성인부 우수로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두 번 받게 되는 깨알같은 헤프닝을 겪었다. 첫 번째 문자에 적힌 이름이 내가 아니었기에 잘못 온 건가 생각하고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다행히 첫 번째 문자 속의 사람도 나도 둘 다 선정된 거였는데 나에게 잘못 보내진 거였다. 담당자분이 다시 내 이름을 넣은 문자를 보내주었기에 두 개의 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수상 후기

독후감 공모전 수상 한 번에 무슨 의미를 그렇게 부여하고 들뜨냐고 남들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이 수상이 매우 소중했다. 힘든 시기의 나를 어둠에서 밝은 곳으로 꺼내주었고, 가슴이 뛰는 일을 찾게 해주었다.

지금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여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다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딱히 거창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글을 쓰고 싶고, 또 쓰고 싶은 나를 발견했기에 무엇이 되든 시작해보는 것이다.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으니까...

인터뷰 -  매야는랑이 님

https://blog.naver.com/amyrnt1/22282866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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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링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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