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성문화재단이 주최하는 2021 제10회 협성독서왕 독후감 공모에서 일반부 입선을 수상했다. 이 공모전은 독후감 대회 중 상금이 가장 높아 심한 경쟁률을 자랑하기 때문에 (...) 입선으로 뽑힌 것만 해도 영광이었다. 물론 인생에서 이렇게 독후감을 공들여 써 본 것이 처음이라 본상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3700편이 넘는다는 총 접수 편수를 듣고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 독후감 부문 총 상금이 6500만원 가량에 본상은 각 100-300 만원을 수여하니 규모가 정말 큰 것이고, 경쟁률도 그에 비례해 치솟는 것 같다. 자본주의 하에서 독서율을 높이기 위한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ㅋㅋㅋ
일반부 지정 도서는 <엄마의 말뚝>, <스노볼 드라이브>, <서른의 반격>, <불과 나의 자서전>, <데미안>이었다. 이 중 <스노볼 드라이브>, <데미안>, <불과 나의 자서전>을 이미 읽은 상태였는데 나머지는 독후감 구성이 곤란해 맨 후자로 선택. 사실 <불과 나의 자서전>은 2020년 독서 노트에 인상 깊게 읽었던 책으로 남아 있다. 추후 되돌아보면 독후감이나 서평을 쓴 도서가 그렇지 않은 쪽들보다 훨씬 명확하게 기억에 남아서, 역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으로 정리해 둘 필요성을 다시금 느낀다. 요새 독서 기록을 남기려고 밀리의 서재도 하이라이트 열심히 쳐 가며 읽는 중 ㅋㅋㅋ
이번에 제출했던 내 입선작 중 줄거리와 관련된 부분을 몇 군데 발췌해 첨부한다. 실제 제출한 분량은 5페이지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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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나의 자서전> 역시, 주류 사회가 그어 둔 구분선을 넘어 그 안으로 편입되려는 처절한 투쟁의 기록을 담고 있다. 소설 속의 주류, 즉 안락한 공동체는 부촌인 ‘중앙동’이며 그와 대비되어 주류의 권력과 공동체 의식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남일동’이다. 그들의 구분과 그로 말미암은 차별은 아주 확연하여, 홍이의 부모님은 어린 그의 귓가에 “홍아, 너는 이 동네 애들과 달라.”, “쟤들은 가겟집 아들이야.”라고 속삭이며 남일동에 대한 부정적 시선, 동시에 그들 가족만은 남일동과 구분되기를 바라는 애타는 마음을 여과 없이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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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학업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학교에서마저 차별이 행해지고, 어린 아이들까지 익숙하게 혐오표현을 내뱉는 모습은 사회의 분할선이 대물림되어 점점 공고해짐을 잘 보여준다. 지역을 기준으로 경계는 눈에 확연히 인식되며, 수아는 주해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화로이 섞여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백색에 흑색 한 방울을 툭 떨어뜨린 듯 더욱 이질적인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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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 10회 협성독서왕 입선작 中 발췌,
서로 이어지는 부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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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해서, 이 소설에서 또 하나 두드러지는 것은 ‘거주지’, 즉 ‘집’에 대한 필사적인 집착이다. 글쎄, 토지 위에 지어지는 주택은 유형의 재산이라 그럴까? 아니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 부동산이라서 더욱이 신뢰가 가는 것일까? 인류의 거주에 대한 집착은 굉장히 오래된 것이다. 하지만 저 먼 옛날에는 농경 사회였으니 토지나 거주지가 생활을 크게 좌우했겠지만, 대체 왜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는 현대까지 그 케케묵은 집착이 계승되어 왔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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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오기와 고집, 그 필사의 집념을 되짚어 보자면 ‘주거’, ‘집’이라는 단어에는 매우 이상한 힘이 존재함이 분명하다. 거주지는 결국 가족의 삶의 터전이요, ‘집’은 우리를 외풍으로부터 지켜줄 든든한 뿌리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외부로부터 살벌하게 위협받는 개인의 삶에서,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줄 울타리 및 안락한 보금자리를 필사적으로 찾아 헤매는 이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타인으로부터의 배제는, 그들이 그 자신으로 온전히 소속될 수 있는 거주 공간에 더욱이 집중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2021 제 10회 협성독서왕 입선작 中 발췌,
서로 이어지는 부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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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의 ‘불’이라는 단어에 대해 한참을 생각했다. 불은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재로 만들며 쇠락시키기도 하고 쉬이 주변으로 옮겨붙는 무서운 힘을 지녔지만, 반대로 파르스름하게 타오르는 불꽃은 또 얼마나 강인한 생명력을 닮았는지. 이 책, <불과 나의 자서전>을 읽고, 언제나 불꽃같이 뜨거운 시선을 지닌 이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두 눈이 형형한 안광으로 사회 속 차별을 응시하기를, 또 그 속에 홍이가 원했듯 억압과 혐오를 태워 없애는 불씨가 살아 숨쉬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이 담담한 자서전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연스레 행하게 되는 위선과 차별을 묵묵히 고백하는 회고록이었다. 나 역시 주류에 섞이기 위해 발버둥치며 계급 의식을 공고화했던 사회 속 구성요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제 나는 더 이상 혐오와 배제의 논리에 짓눌리는 나약한 이가 아닌, 팔을 크게 벌려 최대한 많은 이들을 끌어안는 개인이고 싶다. 내 마음 속 아직 꺼지지 않은 따스한 불꽃을 발견하고, 또 그를 따라갈 수 있는 용기를 준 이 책을 쓰다듬으며 감상을 마친다. 더 이상 혐오가 “끝없이 누군가에게 옮아가고 번지며 세대를 건너 대물림되는” 세상이 아닌,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의지가 뻗어 나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세상을 꿈꾸며….
2021 제 10회 협성독서왕 입선작 中 발췌,
마지막 문단
붙여 넣으면서 보니 쉼표를 참 많이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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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전국 독후감 공모전 후기를 남기면서 평소 관심 있던 이슈와 관련된 책으로 원고를 쓰는 편이 잘 써진다고 언급했었는데, 이 책이 평소 숙고하던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재미있게 작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입선으로 30만원 치 문화상품권을 받았는데, 아마 2학기 강의 교재를 홀랑 사 버렸는지 지금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ㅋㅋㅋ 내년에도 참여해 강제로 독서도 좀 하고 본상도 노려 보고 싶은 그런 공모전.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D
인터뷰 - 장찹쌀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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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링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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