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공모전 A to Z 13편 : 문창과생이 알려주는 문학 공모전 꿀팁 (수상작 공개)

안녕하세요 공모전 멘토 POEM입니다. 저번 12편에서 1편에 이어 적당한 사이즈 공모전 투고 경험을 적어보았습니다. 지제이스타 문학 공모전을 예시로 들며 팁과 수상작도 함께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13편에서는 12편에 이어 실질적으로 어떤 시가 어떤 공모에 적합한지를 두 개의 당선작 공개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먼저 모 무크지에 투고하여 수록된 시입니다. 독립 문예지인 만큼 시인만의 개성적인 발상, 표현, 시상, 시어 등을 쓰시는 게 적절한 것 같습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범박하지 않은 소재들에서 새로움을 끌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세 개의 세계와 새 기계

소시지에 칼집을 낼 때

내 은밀한 부위도 같이 아린다

이곳에는 점원이 없다, 점장도 없다

그리하여 핫도그만 존재한다

아이슬란딕 소스가 상흔 속으로 스미고

잘린 단면을 바라볼 때

당신이 묻는다

거기, 정말, 괜찮으세요?

빵이 아가리를 벌리면

나의 남성성이 포획당한다

북유럽식으로 야릇하게 절단되어

키오스크는 질문이 많다

질문은 받지 않는다

나는 핫도그를 먹을 때만 육욕적인 사람

어금니가 금방 날카로워지고

유치가 자라난다, 광장에서 유치한 고백을 한다

이 문장은 말장난이라고 비판받는다

사랑니가 빠진다, 매몰차게 차인다, 벤치에 앉는다,

비둘기들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린다

핫도그의 세계를 부탁합니다

형이상학적으로 맵고 뜨거워요

요리한 지 오래되어 다 식어버린

차가운 길거리 음식을

강아지 고기가 들어가지 않았어도

핫도그!

진짜로 개의 살점을 썰었는지도 몰라

핫도그?

빨간 모자와 빨간 앞치마를 두른 기계에 묻는다

매워요, 더워요, 강아지에요,

매운 강아지예요,

더운 강아지예요,

모쪼록 대체 무엇입니까

영수증을 찢어발기면

그곳에 통증이 느껴진다

북유럽식 핫도그는 소스가 많이 흐르는 편이기에

받침이 꼭 필요하다

하도그

어금니 같은 시옷이 사라지고

둥그런 발음만 남는다

유음으로만 얘기한다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ICELAND>에서, 배우 조정석이 음성 번역기에 “핫도그 세 개 주세요”를 입력하자 “Hot dog world please”라고 잘못 전달되었다. 기계가 세 개와 세계의 발음 차이를 알아듣지 못한 것.

다음은 작년 모 백일장에서 은상을 수상한 시입니다. 직지 관련 단체인 만큼 직지라는 소재에 천착하여 시상을 끌어나갔습니다. 위와 같이 주제, 소재가 명확한 공모전에 투고할 시 참조하시면 될 듯합니다.

心體를 찾아서

내 이름을 청동에 조각해줘

당장이라도 너의 어린 시절 일기장

선명한 잉크 –꾹꾹 눌러 남길 수 있게

서툰 사랑을 고백한 양피지 엽서처럼

피부의 가장 여린 부분에 박제할 수 있도록

나를 금속의 피사체로 불러줘

너는 파리 8 대학 공학도서관에 간다

먼지의 이동이 선명한 창가 자리

햇빛을 조명으로 삼고 어떠한 사유에 잠겼나

기도하는 손은 두 가지 이름을 갖는다지

진득한 합장 아니면 고해성사

지중해가 빈혈을 일으키는 새벽, 너는

성부와 성자 혹은 서낭신을 부르짖는다

- 사랑해

- 쥬 땜므

불어를 못하는 애꾸눈의 사서에게 말을 걸어

직지심체요절 해적판을 찾아서

한때 심해를 유영한 크라켄의 촉수와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 명대사를 찾아서

럼주를 들이킬 때는 턱을 돌려야지

오리엔탈리즘에 젖은 시꺼먼 동공

금속성의 서늘한 나의 이름을 도굴해

요철된 뼛조각이 무덤에서 펼치는 춤사위

우리의 동시다발적인 사망 선고를 찾아서

멘토 약력

1. S 대학교 문예창작과 재학 중

2. H 문인협회 K 신인문학상 본상

3. P 문인협회 P 문학상 최우수상

4. C 문학상 장려상

5. 계간지 M, P 상

7. 문예지 S, C 신인문학상 본심

8. 그 외 각종 문예 대전, 문학 공모전 20회 이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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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스펙업에도 함께 올라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