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에 박혀 시나리오 쓰는 연습만 하다, 우연히 찾아 출품한 공모전!
첫 도전에서 트렌드상(4등상)을 수상하여 그 공모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1. 출품 계기 |
장편 드라마 시나리오를 연습하고 있는데, 언젠가부터 호흡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이 힘들었다.
직장인이라서 그런지 퇴근 후 드라마를 작성하는 것은
정말 예삿일이 아니었고 하루에 몰아서 숙제를 하기 일수였다.
그러니 퀄리티도 떨어지고 완성한 작품도 많이 없고ㅠ
그렇게 지쳐가던 와중에 우연히 영양제 숏폼 공모전이 눈에 들어왔고
장난삼아 시나리오를 써서 제출했는데 영상을 제작하라는 회신을 받았다.
(사실 그냥 다 붙여주는건데 그땐 1차심사 통과 된줄알고 정말 좋아했다 ㅋ)
결과적으로 위 공모전에서는 수상하지 못했지만
짧은 광고 영상 시나리오 작성에 흥미를 느끼게된 시작이었다.
마침 건강보험공단에서 자유분량으로 유튜브 시나리오를 모집한다길래 바로 작성에 돌입ㅋㅎ
2. 주제 선정 과정 |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관련된 자유주제였기 때문에 광범위한 주제 중
내가 직접 주제를 선정해야 했다. 국민건강보험하면 생각나는 것이
높은 보험료...였기 때문에 초반에는 보험료에 매몰됐었다.
1st draft
월급에서 크게 떼이는 건강보험료에 짜증내는 직장인,
추후 건강보험제도에 혜택을 받고 감사함을 느낀다.
이것은 실제로 우리 직장인들이 건강보험료가 많이 뜯기면 술자리에서 항상 나오는 주제라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 것 같았다 ㅋ
그런데 막상 위 컨셉에서는 결론이 잘 나지 않았다.
돈 많이 뜯기다 혜택 받으니 감사해하는 직장인?
실제로 우린 감사해하지도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내가 미국인으로 태어나서 아프지 않았음에...ㅎㅎ
오 미국인? 올리버쌤 미국 병원비 영상이 생각나면서 두번째 컨셉이 떠오른다.
2nd draft
여러 나라의 건강보험 시스템과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시스템을 비교해본다.
각국의 보험들을 의인화하여 승리의 미소를 짓는 한국보험을 보여준다.
나는 의인화를 참 좋아한다...ㅋ 요즘은 아니지만
예전에 유행했던 유튜브 예능영상 중에 동일한 직종의 2 브랜드 알바생들이 나와
각자의 장단점을 얘기해보는 것이 있었다.(이 영상은 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이 나네..ㅋ 그땐 생각안났는데..)
위 주제는 이런 컨셉으로 진행을 했어도 재밌었을 것 같다.
웃기게 대화를 나누는? 그런데 자칫하면 설명적인 영상이 될 수 있어서 결국 탈락~~
그러다 다시한번 공모를 보는데 예시 주제를 발견했다.
예시 주제가 있었다잉 ㅋ 솔직히 나도 공모전 주관해본 사람으로서,
예시주제 그냥 아무거나 쓰는거긴한데(나만 그런가...)
이 공모전은 건보에서 주최한 적이 없는 신상 공모전이라서
뭔가 작성을 원하는 주제를 써놨을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었다.
그중에 왠지 가장 친숙했던 요양보호사를 골랐고(우리 할머니가 요양병원에 계시기도 하고 해서~) 바로 자료조사
3. 자료 조사 |
자료조사는 유튜브로 수행했다. 유튜브 시나리오 공모전이기도 해서~~
유튜브에 뭔가 유용한 정보들이 알기 쉽게 잘 나와있잖슴?
가장 먼저 시청한 건보에서 만든 요양보호사 인식개선 홍보영상
크크 정말 정말 정말 잘만들었다.ㅎ...
지금도 귀에 맴돌 정도로 중독성과 메시지 모두가 강력한 영상이다....
영상목적: 요양보호사를 아줌마라고 잘못부르는 인식 개선,
요양보호사는 보호사님으로 부를 것!!
영상내용: 일상에서 보호사를 아줌마로 잘못 부르는 사람이 나오고,
오나라가 tv 속에서 랩을 하며 아줌마가 아닌 요양보호라고 강조한다.
카피
- 요양보호사는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전문인력입니다.
- 오! 나라가 인증한 전문가
솔직히 무지성으로 랩하는 광고 진짜 별론데 왤케 재밌지? 결국 재밌으면 장땡인가.ㅋ
댓글도 현시점 459개나 달리며 공공기관 영상의 탑티어를 차지한다.ㅋ
빠른 랩으로 필요한 정보를 중독적이고 재밌게 제시한다.
티비에서 보고 다시 찾아 들어온거면 말 다했다..
그런데 동일한 주제와 컨셉으로 나오는 후속 영상들. 이 아이디어는 폐기다.
사실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가장 지루한 다큐멘터리 혹은 줄글을 봐야한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객관적이고 지루하게 습득하고 거기서 크리에이티브를 찾아내기
그냥 내가 야매로 방금만든 철칙이다ㅋ
가장 도움이 많이 된 것은 닷페이스의 영상이다.
여담으로 닷페이스는 정말 훌륭한 유튜브 채널이다.
의미있는 주제들을 깔끔하고 명확하고 집중력있게 잘 담는 채널.
요양보호사라는 비인기 주제로 제작한 인터뷰 영상에 35만 조회수를 뽑아내는 실력을 보면
닷페이스의 위대함을 알 수가 있다.
이 영상에 나오는 요양보호사 쌤들의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서 꽂히고 아이디어가 된다.
역시 현직자의 말과 행동은 가장 질 좋은 아이디어 재료다.
이런식으로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충격이었다.
우리는 다같이 낯선 회사로 출근하는데 요양보호사님은 누군가의 집으로 출근한다.
요양보호사의 현실을 관통하는 김춘심 요양보호사님의 말.
이외에도 충격적인 현실을 담은 에피소드들이 많으니 꼭 영상을 시청해주세요!!!
3rd draft
가정집에 이질적으로 사무실을 설치해놓고 여러 요양보호사들이 출근한다.
요양보호사들은 각각의 방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며 때로는 폭행,
폭언을 당하고 허드렛일도 한다. 사무실 곳곳에 비어있는 자리에 명패는
"큰아들", "둘째딸". 둘째딸 자리로 오는 전화를 당겨받았더니 둘째딸이 김장좀 하란다.
가정집 안에 있는 사무실과 비어있는 "큰아들", "작은딸" 명패를 가진 직원의 자리 등이
영상 속 요양보호사의 현실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것 같았으나!!
너무 길어질 것 같고.. 사무실 안에서만 전개되니 루즈해질 것도 같공..
결국 어떻게 마무리지을지 생각하지 못하고 폐기.ㅋ
그러다 마지막으로 채택된 아이디어가 라정미 요양보호사님의 "경기장" 비유다.
최종 아이디어는 말씀하신 비유와는 전혀 다르지만 어쨌든 경기장이라는 컨셉은 여기서 온 듯하다..ㅋ
Final draft
이어달리기를 하는 4인가족. 이 경기의 결승선은 "할머니"다.
가족의 전 구성원은 한명씩 바톤을 잡고 열심히 달리지만 이내 포기한다.
결국 마지막 바톤을 잡은 요양보호사가 "할머니"라는 결승선에 도착한다.
경기장 -> 이어달리기 라고 바로 연결되며 아이디어를 뽑았고,
이어달리기라는 컨셉에서 자연스럽게 "결승선 통과"라는 영상의 결론이 도출됐다.오예
4. 시나리오 작성 |
나는 확신이 드는 얼개가 잡히면 그 얼개 안에서 디테일을 잡는게 재밌고 쉽다.
내가 짠 4인 가족이라는 얼개에서 금방 유치원생 딸, 중학생 아들, 회사원 남편,
그리고 아내이자 엄마라는 4인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제출한 기획안 속 등장인물 소개 발췌
수업에서 배운대로 각자의 대사들을 달고 각 인물들의 속사정을 써내려갔다.
인물사진은 챗지피티에게 부탁했다 ㅋ
나는 인물의 설정을 모두 끝내놓고 이야기 작성에 들어간다.
이렇게 해둬야 인물들이 알아서 움직여준다.
드라마 수업에서도 배운 내용
결국 이야기를 작성할 때는 내가 만들어낸 6인의 인물들이 각자 알아서 움직였고
나는 그저 그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받아적었다.
5. 완성본 공유 |
결국 당당히!!! 트렌드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초기 제목은 "지친 우리와 함께 달려주세요"인데... 내 제목만 너무 튀네ㅠ 좋은건가 ㅋ
수상자 표기 순서를 보면 가나다 순이 아니다.
내가 수상자 10명 중 문닫고 들어간 것 같다 ㅋㅋ 그래도 처음 도전에 수상이라는 어마어마한 성과다. 대단하다 너?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사진을 클릭해서 읽어주세요!
제발ㅠㅠ
6. 회고 |
아쉬웠던 점
1. 공공기관 공모전이었던 만큼 조금 더 보수적으로 갔어야 했나 싶었다.
대상작을 보니 상당히 직관적이고 평범한 내용이었다.
물론 난 수상만을 위한 글쓰기는 아니었기때문에 이 시나리오를 작성한 것이다.
수상만을 위했다면 더 머리를 굴렸겠지.. 근데 결국 나 다운 아이디어가 가장 좋은거라
결론적으로는 아쉽지 않다.(뭐임?) 나답게 쓰고 상까지 탔으니 정말 좋은거네?
얼마전에 광고교육원 인강 영상에서 강사님이 kiss원칙을 알려주셨다.
Keep It Simple Stupid!
어떤 천재 광고쟁이가 한 말인가 싶었더니 미국 해군에서 나온거라네..(출처는 위키피디아.. 믿거나말거나..)
나는 원체 이야기를 쓰는데 익숙해서 스토리텔링 쪽으로 자꾸 나간다.
그런데 결국 이야기도 심플하고 직관적인 주제를 하나 잡고 나가는게 재밌고 좋다.
2. 더 심플해지자.
배운 점
1. 가장 지루하고 객관적인 자료로 배경지식을 조사하자.
그래야 레퍼런스에서 베끼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
2. 현직자의 행동과 말은 가장 질좋은 아이디어의 재료
3. 이야기 속 인물 설정을 완성하고 이야기를 작성할 것(사실 이건 이미 알고있었지롱~ㅋ)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수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낸 이번 공모전. 후기가 너무너무 길어졌지만 비슷한 공모전을 도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궁금한 사항은 언제든 댓글을 남겨주면 답글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 typical26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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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링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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