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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 신한 AI IDEATHON 수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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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신한 AI 아이디어톤 본선 및 시상식이 끝났다.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상1, 최우수상2, 우수상1)

원래 이런 기록을 잘 남기는 편이 아니지만, 워낙 정보가 없기도 하고

이제 앞으로 하반기에 매우 심심할 예정이라..

 

 

지원 계기

하반기 공채에 지원했지만 서류 전형에서 우수수 떨어졌다.

솔직히 학점이 평이한 걸 제외하면 난 괜찮은 스펙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물론 지원했던 직무는 마케팅이었고, 원래 난 대행사를 가고 싶었던 사람이라 결이 안 맞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조바심이 많이 들었다.

시간적으로 촉박할 것 같긴 했지만 스펙을 더 쌓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광고대행사 인턴하면서 AI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팀이 통신사 담당이라 많이 찾아봤다), 기획서를 더 정교하게 쓰는 법도 배웠으니 써먹고 싶은 마음이 컸다.

+ 부문별 시상에, 대상 1,500만원이라는 무지막지한 상금 액수를 보고 마음이 동하긴 했다.

 

 

내가 엄청난 절실함을 갖고 공모전을 준비하는 게 아닌만큼

금융권 스펙이 필요하면서 똑부러진 친구와 하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난 사람이 OO였다. 윤지한테도 물어봤는데 이미 다른 걸 하고 있어서 아쉽게 영입에는 실패했다.

과제 분석

10월 6일 첫 미팅: 과제 분석

 

전날 부산락페스티벌 가서 3만보를 걷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너덜너덜한 상태로 외대 가서 OO랑 첫 미팅 시작...

 

어떤 과제든 과제의 정확한 분석이 먼저다.

'미래금융'과 '금융소비자보호' 총 두 부문으로 정확하게 가이던스를 준 만큼,

두 부문 간 차이점과 각 부문에 해당하는 레퍼런스를 찾고, 어느정도의 범주 정도를 익히는 게 목표였다.

미래금융은 AI를 활용한 신상품/서비스/금융앱 등 '지속가능한 신규 기능'을,

금융소비자보호는 사회문제를 다루는 일종의 '캠페인'적 느낌이 강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또한 본 공모전은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신한은행'에서 하는 게 아니라,

'신한금융그룹' 전체 계열사가 해당되기 때문에, 신한카드, 신한은행, 신한라이프, 신한투자증권 모두에서

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결국 우리는 [미래금융] 부문으로 제출하긴 했지만, 처음 무게를 두었던 건 [금융소비자보호]였다.

내가 관심을 가졌던 레퍼런스는 토스의 [청소년 도박 근절 캠페인] 필름이었다.

'AI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해 도박에 빠진 가상의 청소년 얼굴을 만들어내고,

가상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도박에 의해 서서히 파멸해가는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주는 캠페인이었는데,

AI와 금융소비자보호라는 두 요건을 정확하게 충족하는 예시였고,

특히 해당 캠페인을 제작하는 단계에서 인턴 생활을 했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가기도 했다.

나와 OO는 정직한 '문과'였고... AI와 코딩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부조한 우리가 다루기에는

[금융소비자보고] 카테고리가 더 만만해 보였다.

나중에 시상식 가보니 엄청난 오판이긴 했지만 말이다.

다만, 나는 어떤 아이디어도 닫아두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우리는 꼭 금융소비자보호를 다뤄야 해!"라고 하지 않았고,

OO한테도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걸 따라가자"고 말했다.

다른 지원자 분들도(다른 공모전에서도) 카테고리를 미리 정하지 말고,

계속 부지런하게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2. 10월 13일, 새로운 팀원 영입, 계속되는 아이디어 회의

첫 미팅 후, 문과 둘이서 지지고 볶고 하기엔 인사이트적으로 한계점이 많았다.

 

심사 기준엔 창의성과 혁신성도 있었지만, '실현성'과 '적합성'도 매우 큰 점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AI 기술이 현실적인지, 혹은 뜬구름 잡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진 사람이 필요했다.

마침 OO의 남자친구인 OO가 융소 이중을 하면서 코딩을 하고 있었고,

이 프로젝트에도 어느정도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서 바로 영입할 수 있었다.

10월 7일 ~ 10월 12일: 과제 리서치

첫 미팅에서 과제 분석을 했으니, 이번엔 각 부문에 대한 리서치가 필요했다.

기껏 아이디어 떠올렸는데 이미 비슷한 기능이나 캠페인이 있으면 정말 힘 빠진다.

제아페에서 그런 위협을 몇 번 느낀 경험이 있어서 철저하게 하려고 했다.

내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 자료조사를 많이 못 해갔는데,

너무 고맙게도 OO와 OO가 성실(OO가 많이 강조해달라고 했다)하고 자세하게 리서치를 해주었다.

특히 금융앱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유용했다.

10월 13일: 대면회의

각자 조사한 자료 내용을 공유하고, 본격적인 브레인 스토밍을 진행했다.

그때 논의된 내용으로는 하나카드에 비해 낮은 Travel SOL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해외 여행 관련 서비스,

STT를 사용한 불완전판매 예방 등이 있었지만, 뭔가 뾰족하다거나 하는 게 없었고, 무엇보다 단순하지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아이디어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다수가 공감해야 한다.

실현 방안은 단순해야 한다.

아이디어의 모든 내용은 동등하게 중요해야 한다. (즉, 들러리같은 아이디어가 있어선 안 된다)

어차피 말일까지 시간도 충분하고, 좋은 게 나올 때까지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3. 10월 19일, 아이디어 선정

 

13일 회의 이후, 다음 회의때까지 각자 하나씩 디벨롭해보고 싶은 아이디어를 하나씩 가져오자고 했다.

그렇게 나온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았다.

OO: 스마트렌즈를 이용한 사물인식 → 사물과 관련된 종목 추천

OO: 영수증 내역을 통한 자동 가계부 및 블로그 서비스

OO: AI를 통한 불완전판매 개선 → 이미 시행 중 / LLM을 통한 투자성향 파악 서비스

(후술하겠지만, 보다시피 결국 각자 가져온 네 개의 아이디어 중 선정된 건 없었고 제3의 아이디어가 선정되었다.

그러니 공모전에선 한 가지 아이디어에 사로잡혀 고집하지 않는 걸 추천드린다!)

각각의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박살났다.

OO의 아이디어:

이미 토스증권 등 종목 별로 카테고리화가 잘 된 MTS가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많다(개나 소나 다 한다).

스마트렌즈를 이용해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식별이 어려운 사물이 무엇이 있는가? →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1로만 해도 이미 충분한데, 굳이 스마트렌즈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 → 기각

OO의 아이디어:

이미 뱅크샐러드 등이 너무 잘 돼 있다

비슷한 아이디어가 많아서 재미가 없을 것 같다

OO의 아이디어:

이미 시행중이다

두 가지 아이디어 모두 실현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이러한 이유들로 다들 개박살이 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게 되는데, 우리가 실마리를 찾은 건 이런 밈에서였다.

 

잠깐 머리식히려고 찾아본 글이었는데, 여기서 단서를 얻었다.

 

그렇게 '저질스러운 창의력'이 아닌, AI를 통한 '검증된 창의력'을 제공해는 서비스로 의견이 모아졌다.

AI 기술을 통해 사람들이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종의 샌드박스(sandbox)를 앱 내 구현하자는 것이었다.

우선 문제의식과 '투자종목 제공', '기사에 종목 태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마음에 들었고,

다른 아이디어들보다 재밌었다. 이 날은 이 정도로 디벨롭을 마치고,

다음 회의에서 제대로 구체화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이러면서 놀았다.

 

그리고 OO가 발견했던, 우리 제안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신한투자증권 앱에선 뉴스 및 관련 종목 태깅 서비스를 진행하는데,

"신원 미상의 대원 살해된채로 발견..."

이라는 기사 내용에 의해 각각 [신원]과 [대원]이라는 국내 종목들이 태깅된 걸 발견했다.

 

 

"기존 신한 앱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AI 기술을 통해 해결하고, 사람들에게 맞는 서비스도 제공한다면,

이거 좋은 경쟁력이 될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곧바로 디벨롭에 나섰다.

4. 10월 24일, 28일. 3, 4차 대면회의: 에.스.파

아, 정말 바빴다. 나는 취업준비, OO는 현장실습, OO는 알바와 학업을 해야 했고

준비하는 내내 밥 한 끼 같이 안 먹었다. 너무 바빠서...

어느 정도 아이디어가 결정된 뒤에는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었다.

물론 기획 내용에는 변화가 많았다.

'샌드박스'로 네이밍하고, '투자자들의 창의력을 돕는다'라는 how to say 단도 완전 바꿨다.

우선 숫자로 객관적인 것만 보여주어야 하는 '증권앱'이 국장의 창의력을 종용하고,

종목을 마치 추천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 위험했다. 다만 기존 증권앱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것과,

종목태깅에 AI를 쓰자는 내용은 너무 좋았기 때문에 'how to say'와 'what to say'를 바꾸는 건 시간 문제였다.

역할 분담

이제는 정확한 역할 분담이 필요했다.

OO는 자료 조사를 담당했고, OO는 프롬프트 작성을, 나는 전체적인 핸들링과 제안서 작성을 맡았다.

다들 생각 이상으로 완수해줬고, 자료를 토대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마지막 대면회의에서, AI Stock Finder, 줄여서 에.스.파 라는 제목을 짓고,

팀 이름을 에스파의 노래 중 하나인 [Next Level]로 지었다.

사실 장난식으로 작명했는데 다들 너무 좋다고 해서 당황했다. ㅋㅋ

근데 결과적으로 이름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시상식 때 심사위원 분들이

"에스파는 이래서..." "에스파는 여기가..." 이런 식으로 다들 줄여서 말씀하시는 걸 보고,

어그로 확실하게 잘 지었다라고 생각했다 ㅋㅋㅋ

어차피 실제로 기업에 제안하는 것도 아니니까, 작명도 센스 있게 하는 걸 추천한다.

 

결국 뭐 이런 식으로 제안서를 완성했다. (뒤에 더 내용이 있으나 생략)

제일기획 인턴하면서 기획의 방법론적 피드백을 많이 들었는데, 그렇게 배운 걸 정말 많이 써먹었다. 사수님 감사합니다.

특히 멘토링 때, 멘토분께서 내가 작성한 기획 배경이

'심사하는 부서에서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문제의식이라고 해주셨는데,

정답을 맞춘 것 같아 기분이 매우 좋기도 했다. ㅎ

결국 이번 공모전 소정의 목표였던, '기획력 검증'을 달성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본선 진출

11월 5일, 본선진출팀 발표

이 날 개 열받게 예비군 이월 훈련이 있어서 귀찮았는데, 끝나고 헬스장 가서 운동하다가 진출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아싸

 

임직원 멘토링

11월 8일, 임직원 멘토링

11월 8일엔 명동에 있는 신한 익스페이스에서 멘토링이 진행됐다.

한 팀당 90분씩, 우리가 제안한 아이디어에 해당되는 계열사 소속 멘토분이 오셔서

피드백 및 사전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시는 자리였다.

이 시간이 매우 값졌다.

멘토분은 정말 아는 게 많으신 AI 엔지니어이자 AI 리서쳐셨는데,

"AI 기술적 피드백"과 "아이디어적 피드백"을 주셨다.

사실 AI 기술적 피드백은 내가 잘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OO에게는 아마 좋은 시간이었을 것 같다.

한편, 아이디어적으로 너무 좋고, 발표에서는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IMC적,

기획 배경적 요소를 강조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해 주셨다.

좋은 시간이었고, 이러한 자리 만들어 주신 신한 측의 세심함과 배려에 감동했다. (다른 공모전에서는 이런 자리가 없었다)

7. 발표자료 준비

이제부턴 나의 시간 싸움이었다.

19일까지 발표자료 제출이었고, 프로토타입까지 시현해야 했다.

다만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서비스는 아주 단순한 것이었고,

굳이 애프터이펙트나 피그마 등을 배워서 구현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피피티 모핑에는 그래도 자신이? 있었고, 피피티로 모든 내용을 담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내 스케쥴이 문제였다.

19일 졸업논문 마감

20일 이노션 최종면접

21일 제일기획 최종면접

그리고 발표자료 준비까지.

 

 

 

내 삶의 모든 바쁜 일이 21일에 모였다. 나는 계획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이 굵직한 모든 일들을

해치우기 위해서 일주일 정도는 정신없이 닥친 일들을 하나씩 처리해 나갔다 .. 물론 발표자료도 마찬가지였고.

이런 식으로 발표자료는 심플하게 만들었다. 자료를 만들 때는 준기의 디자인을 참고했다. 고마워!

 

본선 발표 및 시상

11월 21일, 본선 발표 및 시상식

그렇게 최우수상을 받았다. 사실 우리는 최종 본선 10팀 중 4팀에게만 상이 주어지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부문별 4팀이라서 틴즈를 제외하고 10팀 중 8팀이 상을 받는 것이었다.

결과는 [미래금융] 부문 최우수상! 303팀 중에 그래도 공동 3위? 라고 할 수 있겠지..?

이런 게 사실 엄청 중요하진 않지만, 그래도 일상을 살아가면서 자존감 떨어질 때마다

수상한 공모전의 경쟁률을 생각하다보면 기운이 나긴 한다.

최종 후기

이 대회의 본질은 사실 AI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이 공모전은 엄연한 '아이디어톤'이지, '해커톤'이 아니다.

AI 기술의 정합성, 실현가능성에만 집중한 다른 팀은 수상하지 못했다.

 

 

평가하는 임원 분들도 대부분 경영인이지 기술자가 아닐 거라고 예측했고,

그게 맞았다. 물론 AI를 얼마나 적재적소에 활용하는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관점에서 어떤 AI 기술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적확한 답을

참가자 스스로 답을 내려야 한다.

기술적 테크닉과 기획적 역량이 3:7인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술적 이해도가 없다면 좋은 결과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 대상 받은 팀들의 아이디어를 보면, 기획 자체도 너무 좋았지만,

그들이 차용한 AI 기술 자체도 논리적이었고 적합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아이디어다. 'pain point'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린 다음,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AI 기술을 찾아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팀은 나(기획), OO(금융), OO(AI)로 서로 강점이 있었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팀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모쪼록 고생한 우리 팀 Next Level. 이번 경험 발판 삼아 우리 모두 'next level'로 도약할 수 있길!

내 대학 시절 마지막(이 되길 바라는) 공모전 후기는 여기서 끝 ~

 

 

 

인터뷰 - Hug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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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링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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