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렵니까 오랜만에 큰 거 들고왔습니다. 역시 뭔가를 해내야 글 쓸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2022.12.26 부터 23.03.30까지 세 달 간의 대장정 끝에 저희팀이 커다란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어요.
자세하게 이야기 하기 전에 간단하게만 먼저 말해보자면.. 방학 두 달 간 월수금 10:00~18:00 만나고, 설날 당일에도 만나고, 시간 모자라다 싶으면 화수목도 만났어요.. 한 달 간은 괴로우리만큼 아이디어회의를 진짜 치열하게 했고, 모든 아이디어를 걸러냈습니다. 학교 회의실을 닳도록 썼어요. 실제로 제출작품 영상을 봤더니 우리 아이디어 회의때 나온 주제로 한 작품이 스무점은 되더라고요. 그리고 딱 1월 마지막 주부터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꼬박 3주 걸렸고, 제가 영상 편집을 맡아 하는 데 1주일 조금 넘게, 저 편집하는 동안 작품설명서와 포스터 쓰느라 1주일 정도를 쏟았네요.
대회가 토목 대회다보니 당해 이슈에 대한 고찰, 트렌드, 자본이 어디로 흐르는가.. 여러가지를 회의때 고려했는데, 네옴시티 이슈와 빗물침수, 모빌리티 혁신, 그린수소 등 올해는 아이디어의 소스가 많았어요. 네옴시티가 가장 컸구요. 저희도 네옴시티에 착안하여 건물도시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었고, 폰툰 구조 수상도시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었고, 자급자족 키워드와 에너지 생산 교량, 지상공원, IOT, 데이터, 드론, 물류 등. 진짜 모든 의견이 다 나왔었어요. 그리고 그 한달간의 미친 회의에 저는 무엇보다 자부심을 느낍니다. 역시 갈고 닦는 수밖에 없어요. 옛날에 준휘언니가 그랬어요. 첫번째 나온 아이디어를 그대로 쓰면 안된다고, 두세번씩 더 고민한 아이디어를 써야 한다고. 기억에 깊이 남았었는데, 이번에 그 중요성을 너무 체감하네요. 회의록들 몇 개만 잠깐 보여줄게요.
준비과정 |
아이디어회의때 각자 매번 pt를 준비해왔어요.
그러다 어느 날 교수님께 저희 의견을 발표하고 컨펌을 받았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3주가 걸렸어요.
굵직하고 심플한 조언이 우리 작품 방향 설정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교수님 ◡̎
교수님 컨펌 후에 방향성을 확실히 잡고 구상에 들어갔어요. 진짜 지금보니까 저 기간동안 어케했나 싶어요.. 그렇게 차근차근 하나씩 되어갔습니다. 그때쯤 작품 제작에 들어갔어요. 누군가는 도면 설계를 맡아 해주고 누군가는 제작 방향 잡아주고.. 서툴지만 다들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했어요. 그리고 제작하는 동안에는 학교 도서관 회의룸이랑 토목 세미나실부터 콘크리트 실험실을 우리가 통째로 썼는데, 여기가 회의하기 진짜 너무너무 좋은 큰 화면과 화이트보드가 있어서 저희 아이디어 회의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 신분으로 가진 자원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등록금 뽕뽑기..
암튼 그래서 저런 과정을 지났고요, 이제부턴 사진이 계속 있을거에요. 우리가 지나온 모든 과정이 너무 귀해서 추리고 추려도 이정도 양의 사진이네요.
준비해야 하는 서류와 폼이 많았는데, 선배가 웬만한건 도맡아 해줬어요.
첫 회의부터 빡셌어요. 과열돼서 네시간동안 회의하고, 갈아엎고, 화이트보드 넘어서 유리에까지 적어가며 하고..
이러한 회의를 거쳐 드디어 제작 준비물을 탐색하러 떠나는 단토팀!
홍대 호미화방을 이때부터 밥먹듯이 다닙니다. 거의 출근했어요. 안양-홍대-죽전을 아침루틴으로 삼기.. 꽤 나들이같고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재료 하나를 사도 두께를 뭘로, 색을 뭘로, 재질을 뭘로 할지 정해야 해서 어렵고 재밌었어요!
내가 대학생 때 아니면 언제 이런거 해보겠어요!!!!!!!!!!!!!!
제작중에는 실험실 보드가 닳아없어졌답니다.?! 그도 그럴게, 정확히 치수를 재고 도면을 그려서 인쇄해 붙여서 칼질을 해야했기때문에 계산기로 치수 계산하고 캐드로 곡률이랑 각도 계산하고 컴퍼스로 작도하고 릐얼 난리 난리.. 근데 어떡합니까 이렇게 안하면 쌓아올릴 수가 없는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돌아보니까 빡세서 다시는 못하겠다 ㅋㅋㅋㅋㅋ
이제 아크릴 재단을 합니다. 이때부턴 진짜 강하게 크는 단토.. 협조해주신 우리과 조교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근데 진짜 안전사고 조심은 알아서 하자.. 단토 다치지 말자... 다행이에요 누구 하나 안다치고 끝나서.
보이나요? 드디어 뭔가 형태가 드러나기 시작해요. 형태를 처음으로 확인한 날이에요. 지금까지 뭘 아무리 해도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다가 드디어 색채를 입히고 조립하는 단계로 점프했더니 우리가 지금까지 헛시간을 보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아서 좋았어요. 여기까지 오는 데 최소 5주..? 걸렸어요.
우리팀에 능력자가 있어서 3D 프린팅도 척척 해오고.. 다들 감각이 좋아.
닳아 없어지지 그래 아주.. 애쓴 실험실 화이트보드
진짜 하나하나 모든 요소에 팀원 여섯의 손길이 묻어있어요. 다 각자 하나씩 맡아서 최선을 다했는데, 그 얼굴과 손과 노력과 생각과 고민이.. 너무너무 기특해요..
그리고 시작된 촬영과 편집. 작품이 좋았기에 촬영과 편집도 순조로웠(?)습니다. 그치만 촬영하느라 밤 새고 편집으로 밤새고 그랬어요. 그리고 영상은 총 다섯 번 갈아엎었어요. 팀원들에게 너무 고마운 게, 완성하기로 약속한 날 3일 전에 영상 갈아엎자는 의견에 다들 동의해주고 그 큰 에너지 소모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아줬답니다.
내가 편집에 뭐 대단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적인 툴을 쓰는 것도 아니지만, 나한테 한번만 믿고 맡겨달라고 부탁했을 때 그렇게 해줘서.. 진짜 고마워요. 처음부터 어떤 생각이었냐면.. 내가 대단한 편집기술이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피드백을 자주 수용하고 다 바꿔보고 아니면 또 바꾸고 해보겠다는 의지가 내 장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외부에 맡기지 않고 나에게 맡겨달라고 한거고..!! 기술력이 없으면 갈아넣겠다는 의지로라도 내 장점을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 사실 편집만 제가 했지 나 편집하기 좋게 팀원들이 영상 소스도 찾아 보내주고, 대본도 작성해줬어요. 그러니까 나는 지체 없이 편집을 이어갈 수 있었고, 피드백, 또 피드백, 또다시 피드백 반영이 가능했던거죠. 팀원들이 똑똑하고 적극적이고 착해요. 다 저보다 언니오빠들인데 이렇게 예뻐해도 되나..? 그치만 정말 모든 사람이 이렇게 배울 점 많을 수가 있을까요?
보이죠 완성되어가는 과정이..? 가치롭습니다. 코로나 걸려서 집에 앓아누워있을 때 페이스타임 걸어서 같이 제출버튼 누르게 해주는 팀원들이 도대체 이세상에 어디있나요? 귀여워..
그리고 이렇게 에타와 학교 톡방에도 열심히 홍보했습니다. 단국대가 두 팀이나 출품했는데, 결과적으로 둘 다 수상하는 좋은 결과가 있어서 너무너무 기뻐요. 단대 토목 18 19 20 21 폼 미쳤다..~~~~~~
이제 우리 22 23 아가들도 화이팅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런 대회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1학년을 흘려보냈지만, 이제 우리가 있잖아요? 우리가 후배들에게 조금의 트리거 또는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본선 진출 |
제출하고 한 일주일 지나서 본선 진출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사실 정말정말 기다렸던 소식이고.. 떨어질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매일 설레고 걱정하고 기대했어요.
본선 진출 발표 나고 나서 첫 회식도 하고.. 또 이사람들과의 술자리가 아주아주 즐겁다는 걸 또 알아버린 날이네요.
그리고 우리는 발표 준비하면서 3단 리플렛을 하나 만들어갔어요. 진짜 할 수 있는 모든걸 해보자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시키지도 않은 걸 우리가 해갑니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심사받을 때 어쩌면 플러스 요인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진짜 마지막..! 토목의 날 행사에 작품을 전시하고, 수영선배가 발표하고, 찐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어요. 전날 밤에 동혁오빠 차에 새벽 두시 다되어 작품을 싣고, 시속 0.01m/s 정도로 학교 정문을 빠져나가 동혁오빠 집 앞에 주차를 했습니다. 아니 우리 작품.. 우리 애기 첫 나들이인데..!!!!!!! 뿌서지면 안되거든요ㅜㅜ
이때는 제가 바로 전 블로그 게시물에서 말한 바대로 3월 한달간 제가 체력적으로 완전히 무리가 와서 수영선배 발표 연습할 때 정신 못차리고 피곤해 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게 너무 미안했지만.. 일단 안전히 실었습니다.
발표 및 수상 |
그리고 토목의 날 당일..!(ㅇㄴ 나 5:30에 일어났어야 하는데 7:00에 눈떠서 진짜 온몸에 식은땀.. 얼른 준비하고 튀어갔습니다. 죄송해요 여러분)
11시 반에 발표 날때까지 얼마나 얼마나 떨었는지 아시나요.? 뼈해장국 먹는데 고기인지 찰흙인지 모르고 일단 먹긴 했는데 속 울렁거리고 기분 묘하고.. 결과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긴 했는데 그냥 3달간의 여정이 끝난다는 거에 울렁거렸어요. 밥먹고 11시 반까지 전시장으로 올라갔더니.. 아니 ㅇ뭐라고요..? 우리가 은상이래요.
'은 상'..
'은상'...?
뭐라고요..?
진짜 저는 믿을수가없고요 지금도 안믿겨요. 취업할때쯤 내가 은상 받은거 실감할라나..? 진짜 이때부터 입꼬리가 다음날 아침까지 내려온 적이 없어요.
얼마나 기쁜지 예상할 수 있을거에요 이 글을 위에서부터 봐주신 분이라면..
벚꽃이 만개한 날에. 좋아한 사람들과. 좋은 일이.
네. 끝이에요. 3개월간의 노력이 운이 좋아 멋진 결실을 맺고 끝이 났습니다.
이건 우리의 치열한 고민과 즉각적인 피드백의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세상이 우리편이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봐요. 운도 좋았어요. 그렇지 않을까요? 모든 노력에 결과가 따르진 않잖아요. 감사할거에요.
그리고 서로의 특성이 서로에게 보완이 되어 좋은 합이 된 우리팀. 배울 점 많은 분들이라 동기들, 선배들이지만 방학동안 매 순간 존경심을 품었었어요.
동혁오빠, 수영선배, 영민선배, 동근선배, 그리고 벌써 3년째 함께하고 있는 연우언니..
나랑 해줘서 고마워요 :) 다들 정말 멋진 마인드와 성실성을 가진 분들이었고, 열심히 따라가보려고 노력했는데 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랑해요!
우리 또봐요!
그리고 단국대 토목이들 모두 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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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링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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