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 2025 상반기 인턴 최종 합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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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 직무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으며, 해당 글은 공채 지원을 삼가라는 글이 아님을 알립니다. *

 

​1. 역량 미달 참가자

 

 

 10월부터 시작한 6개월간의 채용 과정의 끝은 나를 포함한 18명 전원 불합격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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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의 불합격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 모든 과정을 진행하면서, 나와 맞지 않는 회사라고 느꼈다. 뭐 인사팀도 느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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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전원 불합격이라니. 모두 다 탈락해서 기뻐해야 하나 싶다가도, 허탈함이 큰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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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랄까, 썸을 탔는데 상대방이 게이인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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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업계가 자체가 불황이고, 채용 과정 중에 ”후아유 충전재 오기재”, “뉴발란스의 직진출 발표”등의 악재가 터지면서 인력을 충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나름 좋게 좋게 생각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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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와 운 때가 안 맞았다"라고.

 

​[단독] 6개월 희망고문 신입공채 인턴, 합격자는 ‘0’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765624? sid=101

 그런데, 최근 이랜드 인턴 관련한 기사를 읽었다. 이랜드 측은 이번 합격자가 '0'인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채용 기준이 상향되면서 역량이 되는 지원자를 찾기 어려웠을 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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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럴 수 있지.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 있을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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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공채의 참가한 사람들을 "역량 미달"로 싸잡는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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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팀은 올해가 “역대 최다 지원자”라고 말했다. 그 “최다 지원자” 중에 자소서, 인적성, 면접을 통해 18명의 인원만 추려냈다. (평균적으로는 6-80명이라고 카더라) 이후, 18명의 인원이 인턴과정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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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과정을 거쳐 고심 끝에 고른 18명이라는 인원이 모두 역량 미달이라면, 채용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 

​

적어도 내가 인턴 과정을 하면서 만난 참가자들은 모두 "역량 미달" 요소는 없었다. 나름 좋은 대학교를 나와(내 학벌이 제일 낮았다), 1~2년의 "경력"을 쌓은 중고 신입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디 구멍가게에서 쌓은 경험도 아니고, 한섬, 신세계, 무신사 등 나름 업계에서 이름 있는 회사에서 인턴/계약직의 경험을 쌓았다. 

​

그런 인원들이 근무 기간이 아닌 시간까지 본인의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밤을 새가며 머리를 싸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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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중 “역량이 부족하다"라고 느껴지는 인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같이 프로젝트를 하고, 대화를 하면서 “다들 진짜 열심히들 살았구나”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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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사람들에게 “역량 미달”이라는 워딩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다. 

​

이랜드가 선호하는 “인재상”은 뭘까? (진짜 모름)

 

애초에 전원 탈락의 가능성을 고지했다면, 지원조차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ㅠㅠ 저희는 응원 안 해주세요?

 

 

​2. 채용 과정

 

채용 과정은 서류 -> 인적성 -> 면접(PT면접) -> 인턴 -> 최종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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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개의 과정을 거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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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류

일단, 이전에 진행되었던 극악의 8개의 문항은 사라지고 4문항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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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적성

 4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인성(400문항)+적성(100문항)을 500문항 정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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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쨍쨍할 때 들어갔다가, 해가 지고 나서야 밖을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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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성 검사는 어렵지는 않지만 "귀찮은"문항들이 많다. 근데, 적성보다는 "인성"을 참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근데 너네 인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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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면접

 "운이 안 좋게" 인적성까지 붙고 나면, 면접을 진행한다. PT 면접이고, 주제는 사전에 주어진다. 3분 발표에 PPT 3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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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이라는 극악의 PPT 분량에 내용을 다 집어넣으려다 보니, 다른 면접자들의 PPT는,,,, 텍스트가 빼곡한 보노보노 st,,,

 

4. 인턴

 면접까지 붙었다면, 헬 파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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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면접 발표가 무려 6주나 지연되어 2월 중순이 되어서야 인턴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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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부터 싸했다. 결과를 기다리는 참가자들은 "공식"오픈 채팅방에 문의가 폭주했지만, 답장은 없었다. 나중에서야 지연된다고 문자를 받긴 했다.

 

엥? 2월이 최종 면접 아닌가요?

 

4-1. 현장 근무

 인턴 과정은 현장 근무(2주) / 프로젝트(2주)로 진행된다. (원래 현장 근무(2주) / 프로젝트(3주)였는데, 이번부터 바뀌었다고 한다.) 현장 근무는 말 그대로 현장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그러니까,,, 이랜드 브랜드인 스파오, 뉴발란스, 폴더, 미쏘 등에서 알바를 한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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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명의 인원이 3~4명으로 쪼개져서, 담당 브랜드를 지정받아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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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아르바이트와 다른 점은 일이 끝날 때마다, 근무 일지(본 것 - 깨달은 것 - 느낀 것)을 작성해야 하고, 매주 인사팀이 방문하여 면담(을 가장한 면접)을 진행한다. 

 

 신발 박스 존내 옮기다가, 인사팀의 호출을 받고 호다닥 뛰어간 나

면담이라고 카페에 갔는데, "자사몰로 1000 억하는 브랜드 어딘지 아세요?" , "5초 드릴게요, 5,4,3,,, 아 실망인데요?", "저희 회사 종교색 짙은 거 아시고 지원하신 거죠?" 

 

네,,?당연히 모르죠,,, 제가 어떻게 알아요,,,

 면담을 진행하는 내내 당황스러운 질문 + 한마디 할 때마다 노트북에 타이핑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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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프로젝트

 현장 근무가 육체적으로 힘들었다면, 프로젝트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 "현업에서 실제로 고민하는 주제"를 인턴들에게 던져주고, 2주 동안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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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같이 18명의 인원을 3~4명으로 나눠 팀을 지정해 준다. 보통 현장 근무를 함께 했던 인원들끼리 배정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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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고객 관점”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객이 원하는 건 뭘까. 어떻게 해야 고객이 구매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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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인사팀은 프로젝트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의 생소리”를 최대한 모으라고 했다. 직접 발로 뛰면서, 고객의 의견을 모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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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한 모든 인원들은 “도믿남/도믿걸”처럼 길 가던 사람을 붙잡고, 적어도 100개가 넘는 모수를 모았다. 

 

 또, 원래 3주로 진행되던 프로젝트가 2주로 줄어들면서, 시간적으로도 매우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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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절한 취준생들이 취업의 생사가 달린 프로젝트를 대충대충 하겠나. 2주 동안 밤을 세우고ㅡ3/1절이 낀 황금 공휴일에도ㅡ쉼 없이 설문조사+문제점 도출+해결 방안+PPT 제작에 몰두했다. +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근무일지/면담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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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는 "역량 미달"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현업에서 실제로 오피스 워크를 하면서, "나의 직무"로 "나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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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의 기간동안 "역량"을 볼 수 있는 회사는,,, 관심법이라도 쓰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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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최종 발표

  결과는 전원 탈락. 모든 인원의 결과물이 안좋았을 수도, 역량이 진짜 "미달"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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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프로젝트 과정 중 우리에게 참고차 보여줬던 이전 기수들의 자료들을 보면, 최악의 결과물을 낸 팀도 적어도 1명의 합격자가 있었다고 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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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년 하반기에 참여한 인턴들의 결과물은 최악의 최악이었나 보다.

 

3. 마치며

 

이랜드에 근무하시는 분들을 비하하고 내려치기 할 생각은 단 1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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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현업에서 일을 하면서 본 이랜드 출신분들은 일을 정말 잘했고, 나도 저렇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내가 이랜드에 지원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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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에서 일을 하면, 분명 일을 "잘"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이건 인턴을 하면서도 느껴지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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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정~말 지독하다. 약간, 무빙에서 북한군이 절벽에 세워놓고 떨궈서 기력자 거르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전원 사망 엔딩ㅠㅠ 

그런데, 다시 지원하고 싶지는 않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자존감도 많이 깎였다. 나를 잃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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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좋게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애초에 내 길이 아니었겠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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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다시 백수가 되긴 했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취준을 이어나가야지. 

 

인터뷰 - 프리동 님

https://blog.naver.com/pridongja_9/223824109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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