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EV 전지 사업의 성공요소

[일본과 한국의 EV 전지 개발]

일본은 1990년 New Sunshine Project를 통하여 EV 전지를 개발한다. New Sunshine Project는 Sony를 제외한 일본의 모든 전지 회사가 참여한 국책 과제였다. 1995년까지, 5년간 많은 업적을 낸 역사적인 전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1991년에 리튬 이온 전지를 상업화하면서 전지 시장에 진출한 Sony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창의력을 해친다는 이유로 다른 회사와 협업을 금지한 Sony의 경영 철학 때문이었다.

 국내에서는 2000년 LG화학이 EV 전지 개발을 시작했다. 1999년 10월에 소형 전지 사업을 시작한 LG 화학은 휴대용 전자기기용 소형 전지에서는 일본의 선발업체와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시장인 EV 시장에 서둘러 진출한 것이다. 삼성 SDI는 소형 전지 사업이 안정된 시점인 2004년 EV 전지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틈새시장용으로 파우치 전지 사업을 소규모로 하고 있던 SK는 2007년 12월 EV 전지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을 발표하면서 뒤늦게 EV 시장에 진출한다.

[자동차 업체와의 협업 전략]

 선발업체인 일본은 EV 전지는 소형 전지와는 달리 전지 업체 단독으로 사업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자동차 업체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안정된 사업 기반을 구축한다. Panasonic은 Toyota와 공동 회사를 만들었고, GS-Yuasa는 Honda, 미쓰비시 자동차와 전지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국내 전지 업체는 일본의 전략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동차 회사보다는 현대 모비스, Bosch, Continental과 같은 자동차 부품 업체와 코드가 맞는다고 생각하여 이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전지 업체의 시도는 결실을 맺지 못한다. 자동차 회사는 전지 사업이 자동차 산업과 문화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였고, 그래서 전지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 반면에 자동차 부품 업체에게 전지 사업은 핵심 사업 중 하나이다. 전지 업체와 자동차 부품 업체는 전지 사업에서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경쟁 상대인 자동차 부품 업체와 공동으로 전지 공장을 만든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전기자동차 역사가 30년이 되어가자 선발업체인 일본의 전략이 맞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지 업체의 성공 요소는 major 자동차 업체와 합작법인을 만드는 것인지 모른다. Major 자동차 업체는 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공동 마케팅이 가능하다. 국내의 LG 화학, 삼성 SDI, SK innovation 중 한 업체가 major 자동차 업체와 합작법인을 만든 후 공동 마케팅을 한다면 확실한 승자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합작법인을 만들어 전지를 자체적으로만 사용한다면 별 의미가 없고, 다른 자동차 회사에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공동 마케팅의 성패는 목표 전지에 달려있다. 전지 형태, chemistry, 원가 구조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해야 한다.

 최근 중국의 CATL이 막강한 경쟁사로 부각하고 있다. 공동 마케팅 측면에서 CATL은 국내 전지 업체보다 유리하다. 다양한 형태, chemistry의 전지를 만들며, 다양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원가구조와 양산 경험 측면에서는 아직 국내 업체를 추월하지 못하고 있다.

[엔지닉의 요약정리!]

■ EV 전지 개발 역사
    → 일본 : 1990년 'New Sunshine Project'라는 국책과제를 통해 EV 전지 개발
    → 한국 : 2009년 LG화학 / 2004년 삼성 SDI / 2007년 SK가 EV 시장에 진출 시작

■ 자동차 업체와 협업한 일본, 자동차 부품 업체와 협업한 한국. 그 결과는?
    → 자동차 부품 업체에게 전지 사업은 핵심 사업 중 하나
    → 자동차 부품 업체와 전지 업체는 결국 경쟁 관계에 놓인 것
  ▶ ▶ 자동차 부품 업체와 협업한 한국의 경우 결실을 맺지 못하게 됨.

■ 전지 업체의 성공 요소는 무엇인가?      
    → 메이저 자동차 업체와의 합작법인 설립과 이를 통한 공동 마케팅을 통해,
       다른 여러 자동차 회사에도 전지를 판매할 수 있어야 함.
    →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전지를 만들어야 함.

■ 현재 중국의 CATL이 막강한 경쟁사로 떠오르고 있는 중.